[남북 훈풍, 증시 봄날] ‘코스피 3000’ 이번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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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국내 증시의 성장판이 다시 열릴까.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주가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한국 증시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에선 단기적인 요인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근본적인 기업 신용과 실적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대까지 치솟은 미국 국채금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한국 증시 재평가 받나… CDS프리미엄↓


그간 한국 증시는 북한 리스크, 불투명한 상장사 지배구조, 소극적인 주주 환원정책 등의 요인으로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7배 수준으로 수년째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다. PER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저평가됐는지를 나타낸다. PER이 낮으면 이익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PER이 높으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남북 훈풍, 증시 봄날] ‘코스피 3000’ 이번엔 가능할까


지난 3월 한국 증시 PER은 MSCI 신흥시장 지수(12.4배)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17.2배), 일본(13.5배)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13.2배), 대만(13.5배) 보다 훨씬 낮은 평가를 받는다.

[남북 훈풍, 증시 봄날] ‘코스피 3000’ 이번엔 가능할까



그런데 지난달 들어 한국 증시 저평가 상태에 대한 평가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 발언, 평화 협정 등이 거론되면서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해소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MSCI 한국지수의 PER은 10.56배로 MSCI 신흥시장지수 PER(15.25배)에 비해 30.78% 할인된 상태를 나타냈다. 지난달 6일 MSCI 신흥시장지수 대비 한국시장의 할인율이 31.67%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시장의 부도 위험 상태를 나타내는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감소세를 보인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9일 47.39bp(1bp=0.01%포인트)를 나타냈다. 지난 3월19일(46.58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은 해당 국가·기업의 부도 위험이 작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대북 리스크가 강화되며 확대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올 들어 소폭이나마 축소됐고 CDS 프리미엄도 하락하는 추세”라면서 “중간에 실망하는 구간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 초까지는 기대감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 훈풍, 증시 봄날] ‘코스피 3000’ 이번엔 가능할까


◆낙관론 vs 신중론 혼재 

앞서 2000년과 2007년 두차례의 정상회담 당시 국내 증시 상황을 살펴보면 당시 코스피지수는 1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6월13~15일)이 열리던 때 한달간 코스피는 14% 이상 반등하며 800선을 넘어섰다.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된 2007년에도 코스피가 7% 이상 상승하며 2000선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번 정상회담 이후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선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시각이 대다수다. 주식시장은 경제 환경에 따라 움직이므로 정상회담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추세가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바뀌지는 않았다”면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는 글로벌 IT 버블의 붕괴에 따른 약세기였고 2007년 10월은 중국 투자가 절정에 이르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한국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은 소홀한 주주가치 정책의 영향이 더 크다”며 “적정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위험 완화로 할인율을 낮추는 것보다 배당성향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정학적 요인보다는 기업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정학적 요인보다 기업 지배구조와 상대적으로 큰 이익 변동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 정상회담 이벤트가 국내 증시에 의미있는 변곡점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직면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 안팎을 오가면서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외국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셀 코리아’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2%대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금리 고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과거 미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빠르게 인상되는 과정에서 한미 10년물 금리는 45bp까지 역전됐다”며 “앞으로 한미 채권금리의 역전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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