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 열리기만 기다리는 ‘통일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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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화해무드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 추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은 남북경협의 수혜를 입는 분야다. 남북 사회간접자본(SOC)을 개발하려면 금융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금융회사에겐 호재다. 특히 고속도로나 발전소, 철도 등 인프라 설치에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여신·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총 1400억달러(150조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개성지점 임시영업점.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개성지점 임시영업점. /사진제공=우리은행


◆공부하는 국책은행, SOC금융주선 기대↑

“남북 간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정책금융의 역할이 커집니다. 국책은행으로 사회적금융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금융연구에 돌입했습니다.”(국책은행 A직원)

국책은행들은 남북경제 훈풍에 남북경협 연구가 한창이다. 산업은행은 KDB미래전략연구소 통일사업부 중심으로 남북경협을 연구하고 있다. 산은은 2014년 정책금융공사와 통일금융협의체를 가동하기도 했다.

북한개발연구센터를 운영 중인 수출입은행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인력충원을 검토 중이다.

수은은 통일부의 납북협력기금(IKCF)을 수탁해 운용 중이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가능성을 열어놓고 기금 활용을 논의하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은 1991년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통일부에 설치됐으며 지난 3월 기준 1조6182억원에 달한다.

이 기금은 과거에는 금강산 개발과 개성공단 등 내륙투자, 남북교역 등 남한주민이 북한과의 경제협력사업을 수행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경협보험금 지급 등으로 활용도가 크게 줄었다. 당시 남북협력기금은 5295억원을 썼고 이 가운데 2977억원은 교역경협보험에 투입됐다.

수은은 남북협력기금 가용 자금을 2000~3000억원대로 유지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본격적으로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기금 사용은 통일부와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 등 의결기구의 결정에 따라 집행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남북경협사업에 소홀한 시중은행은 사회기반시설(SOC) 등 인프라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남북경협이 대부분 도로·철도·항만·환경 등 SOC인프라 구축 사업이기 때문에 금융자문과 주선이 필요해서다. 꾸준히 SOC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온 KB국민, 우리, 신한, IBI기업은행은 신규 인프라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민간 고속도로 투자사업, 리파이낸싱, 해외 SOC 금융주선 등 경험을 쌓고 북한 인프라시장이 개방되길 준비하고 있다”며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인프라 프로젝트에 경험이 풍부한 은행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개성지점 오픈 준비 ‘이상무’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지점은 폐점됐고 현지(북한)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졌어요.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개성지점에서 그들을 만나는 날이 오겠죠”(우리은행 개성지점 B직원)

개성공단 재가동은 남북경협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개성지점을 둔 우리은행은 2년 만에 개성지점을 재개점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4년 12월 오픈한 우리은행 개성지점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의 급여지급, 입출금 및 환전 등의 업무를 도맡았다. 개성공단의 작은 점포에는 지점장, 부지점장, 책임자급 등 우리은행 직원 3명과 북측 직원 4명 등 총 7명이 근무했다. 개점 9년째인 2013년 4월에는 북한의 3차 핵 실험으로 철수했다가 그해 9월 5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점과 함께 북측직원들은 모두 흩어졌고 우리은행은 본점 지하에 임시영업소를 열어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 단 2명이 근무하면서 당시 입주기업들의 사후관리를 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는 엄격히 제한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계좌를 관리하기 위해 우리은행 임시영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은행 측은 “당시 관리하던 입주기업 계좌와 개성공단 직원계좌를 별도 관리하고 있어 해당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염두에 두고 전산 등 시스템만 연결하면 정상영업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박’ 빼고 안전입는 통일금융

금융당국은 달라진 남북기류에 은행권과 통일금융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련 금융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남북경협이 재가동될 경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세부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이벤트성 금융상품도 판매할 방침이다.

통일금융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발언한 후 시중은행이 통일관련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정책기조를 맞췄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창조금융 예·적금상품, IBK기업은행 IBK통일대박기원통장, NH농협은행 통일 대박 정기예금·적금 등 이자와 수익금 일부가 통일기금 조성에 자동으로 기부되는 상품이 판매됐다. 하지만 새정부 들면서 통일금융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정부의 추진동력도 사라진 데다 통일금융상품이 국정농단을 일으킨 인물이 기획했다는 의혹도 제기돼서다.

금융당국은 이번 통일금융에 단순한 상품개발이 아닌 금융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정부의 통일정책에 따라 바뀌는 금융상품이 금융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상품개발은 은행과 충분히 협의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북한의 금융시스템을 분석하는 중장기계획을 세워 통일금융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단순히 통일금융상품을 판매하기 보다 금융소비자가 안심하고 통일금융을 접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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