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넘어라… '영토' 넓히는 화장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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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아시아, 중동, 유럽, 미국 등에 힘을 싣는 등 해외시장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중국시장보다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다른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포스트차이나’로 시야와 영토를 넓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도 중국을 뺀 다른 해외시장에 주력하는 전략에 대체로 동의한다. 권명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3.2%, 일본수출은 2016년 이후 20%가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요즘 화장품 수출이 중국 외의 해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매장. /사진=LG생활건강
사우디아라비아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매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아시아 다지고 선진시장 진출


최근 LG생활건강의 눈에 띄는 움직임은 일본시장 공략이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시장 규모는 360억7230만달러로 세계 3위다. 사드 여파로 아직 변동성이 있는 세계 2위 시장 중국(지난해 기준 534억9440만달러 규모)의 빈틈을 3위 시장인 일본에서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4일 105억엔(약 1050억원)을 들여 일본 6대 화장품업체 중 하나인 에이본재팬을 품었다. LG생활건강은 앞서 2012년과 2013년 각각 일본 화장품업체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를 인수했으나 현지 유통 진입장벽이 높아 애를 먹은 적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LG생활건강이 직접 나서지 않고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에이본재팬을 인수했다.

현지업체를 앞세운 에이본재팬 인수 덕분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하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들이 검증한 브랜드 에이본재팬으로 현지업체의 관계를 탄탄히 하고 일본 내 장애요인들을 제거하며 일본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일본시장에만 무게를 싣는 건 아니다. 중국을 비롯한 일본 등 아시아시장을 다지고 중동과 미국, 유럽시장 진출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 중동국가에서 60여개의 더페이스샵 매장을 운영 중이다.

히잡(아랍에미리트)이나 부르카(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머리나 신체 대부분을 가리고 눈 주변과 손, 발만 노출하는 중동 여성을 위한 LG생활건강의 맞춤 화장품은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동 여성들은 눈 부분의 메이크업을 진하게 하는 편인데 브로우나 마스카라를 바르지 않고는 외출을 꺼릴 정도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선명한 블랙컬러 제품의 눈썹 및 아이메이크업 관련 제품으로 현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얼굴 피부 표현에도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색상의 BB크림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필두로 중동시장을 공략하면서 탄탄한 현지 사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2015년 말 미국에 허브 화장품브랜드 빌리프를 35개 세포라(화장품 편집숍) 매장에 입점시켰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브랜드로는 첫 미국시장 진출이며 빌리프는 서구 문화권에서 익숙한 허브가 주성분이라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빌리프는 미국 내 세포라 매장에 입점을 확대해 현재 미국 뉴욕과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등 동서부 주요도시 약 300개 매장에 들어갔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며 유럽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국내는 시장이 작다”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세포라 매장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미국 뉴욕 세포라 매장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미국 진출 후 신흥시장 확대


아모레퍼시픽은 수년 전부터 포스트차이나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과 마찬가지로 해외진출 다각화에 나섰다. 세계 1위 화장품시장인 미국(지난해 기준 860억7390만달러 규모)에 일찌감치 진출했고 최근 들어 동남아와 호주시장 공략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아모레퍼시픽은 2003년 미국에 첫 발을 내디딘 후 2010년 6월 뉴욕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 설화수 매장을 개설했다. 이어 2014년 라네즈를 미주 타깃백화점에 입점했다. 프리미엄 상품군인 마몽드도 미국 내 200개의 ‘얼타’ 매장에 입점시켰다. 얼타는 미국 전역에 약 1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화장품유통업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 뉴욕 매장 문을 여는 날 현지 여성들이 건물을 둘러쌀 정도로 길게 줄서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을 전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8월 말레이시아, 11월 싱가포르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새로운 나라에 진출하기 전 현지 고객의 피부연구, 성향분석과정을 거쳐 현지 수요에 가장 적합한 브랜드와 제품을 출시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은 아시아에서도 적중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고온다습한 싱가포르지만 사무실 등 건조한 실내에서는 촉촉한 피부를 위한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슬리피 팩 등 라네즈 워터뱅크라인을 가장 먼저 출시했고 그 결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호주시장에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 멜버른에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오세아니아 지역 뷰티마케팅 전문가인 캐롤라인 던롭을 법인장으로 앉혔다. 이후 지난 3월 라네즈를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에 위치한 세포라 전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도 조만간 호주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에 공략한 아시아, 북미시장은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신규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고 호주시장은 개척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산 제품 위주였던 호주, 중동시장 등 신흥시장과 일본, 동남아시아, 선진시장을 향한 국내 기업의 수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니라 많은 화장품업체가 해외시장 다각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박성필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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