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카드수수료,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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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과 관련, 시장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내년 1월부터 3년간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의 적격비용을 둘러싸고 정부와 카드업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적격비용 산정과정에서 수수료율 인하요인을 우대수수료율 책정에 반영하겠다는 게 최근 정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일련의 금융규제책(법정최고금리 인하, 복수차주에 대한 추가적 대손충당금 적립,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 확대)만으로도 정상적 사업영위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3의 제3항은 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즉 국내 신용카드시장은 정부가 영세한 가맹점의 권익보장을 위해 우대수수료율을 직접 결정하는 시장구조이며 금융위가 가격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2016년부터 시행된 금융규제 운영규정(금융감독당국은 금리 및 수수료 등 금융회사 가격결정에 행정지도를 하지 못한다)에 배치될 뿐더러 금융시장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시장가격은 시장참여자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치 포퓰리즘화된 카드수수료 논쟁을 종식하고 시장참여자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새로운 시장구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약자를 위한 정책마련과 함께 시장가격체제가 정상 작동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당국의 몫이다. 이를 위해 2가지 측면에서 금융감독당국이 추진해야 할 정책사항을 제시한다.

우선 신용카드시장 경쟁 저해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다. 비경쟁적 요인 해소는 수수료율의 비정상적 상승압력을 억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맹점의 거래전표가 다양한 금융기관을 통해 경쟁적으로 매입될 수 있도록 은행·보험회사 등의 부수업무 영역을 넓혀야 한다. 과점양상을 보이는 밴(VAN)시장의 고비용 결제구조 개선을 위한 규제기조의 변경도 필요하다. 밴사의 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 금지책 등 단편적 규제보다 불공정 거래를 포괄적으로 제재하는 규제 기조를 견지해야 한다. 유럽연합운영조약 제102조항은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때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를 규제하는 내용이 법제화돼 있는데 이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시장협상력에서 열위한 영세가맹점에 대한 정책적 배려다. 가장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영세가맹점에 적용하는 시장원칙을 여신업법에 명문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신업법 제18조3의 제3항에서 금융위가 우대수수료율을 정한다는 문구를 이 내용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대형가맹점은 우월한 시장협상력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받을 수 있어 이 같은 혜택이 영세가맹점에게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는 카드사-가맹점간 약정 수수료율이 다양함에도 금융위가 정한 우대수수료율을 카드사가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요인을 해소하고 시장지위가 낮은 영세가맹점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여신업법을 개정함으로써 해묵은 가맹점수수료율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9호(2018년 5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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