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불임 검사도 ‘남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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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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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결혼 2년차 부부가 임신이 되지 않는다며 찾아왔다. 남편의 나이는 36세, 부인의 나이는 32세였다. 부인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나 임신이 되면 그만둘 생각이고 신혼여행 때부터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고 털어놨다. 신랑에게 비뇨기과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루는 바람에 이제야 오게 됐다는 신부는 걱정이 가득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임신율이 떨어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불안감이 생긴 탓이었다. 본인은 산부인과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기에 신랑에게 정액검사를 요구했는데 협조가 늦어졌던 모양이다. 남성이 불임검사 받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편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불임은 숨기고 피할 문제가 아니다. 고귀한 새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남녀 모두의 노력과 전문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불임 40~60%는 남자 문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를 낳지 못하면 대부분 여성의 잘못으로 여겨져 집안에서 온갖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심지어 자식이 없어 집안 대를 잇지 못하는 것은 여성이 덕이 없기 때문이라며 칠거지악이라는 명분을 붙여 내쫓기도 했다. 첩을 거느리거나 외부에서 아이를 낳아 데려오는 풍습도 만연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당연한 듯 이뤄진 시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남성 쪽 원인으로 인한 불임도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불임은 의학적으로 최소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결혼한 부부의 15%가량이 불임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40~60%가 남성 쪽 원인이다.

남성 불임의 원인으로는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아예 나오지 않거나 정자는 나오지만 정자의 질이 현저히 나빠 임신능력이 떨어진 경우를 들 수 있다. 정상 성인의 경우 약 1.5~2cc의 사정액에 약 20X10⁶/㎖개의 정자가 존재하는데 정액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무정자증이라고 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정관이나 부고환 등이 막혀 발생하는데 주로 정관수술 후인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고환·부고환에 생겼던 염증, 고환·서혜부 수술 후, 선천성·특발성 등을 이유로 발생하기도 한다.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어내지 않는 경우로 유전적 이상, 정계정맥류로 인한 고환의 손상, 생식샘 독성물질(항암제·방사선·흡연·음주 등), 특발성 등이 있다.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발견되더라도 정자의 숫자나 활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음낭 촉진 및 초음파 등을 시행해 보면 정계 정맥류로 인한 불임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으로부터 나오는 정맥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으로 발생한다. 남성 불임의 20~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임신이 되지 않는 이유를 찾으러 왔다가 진단을 받게 되는 환자들이 많다.

음낭의 외부가 마치 지렁이가 얽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거나 내부에 덩어리가 만져질 때, 간헐적이거나 지속적인 고환통증이나 고환 위축이 있을 때, 서있는 자세에서 음낭 내에 뭔가 만져질 때 정계정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정맥의 구조이상은 신체 내로 들어가는 혈액의 심한 정체를 불러와 고환 기능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고환이 신체 외부 음낭에 위치한 것은 정자의 생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 고환이 냉각되지 못하고 온도가 올라가 정상적인 정자 형성에 지장을 초래한다. 정계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하면 고환은 저산소증, 부신과 신장의 독성 물질의 역류 등으로 인해 조직이 망가지고 결국 크기가 줄어든다.

구조적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약물 치료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서혜부 부위를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주로 한다. 기존의 정맥혈관들이 늘어나면서 혈액이 정체된 것이므로 망가진 혈관을 제거해 순환구조를 바꾸는 수술이다. 절개하는 정도는 1인치에 불과하며 절개창을 통해 모든 혈관을 직접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불임 막는 바른 습관 들여야

남성 불임의 원인은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이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담배는 남성의 불임률을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정자의 손상을 증가시키고 정자 수를 줄어들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할 것을 권한다. 담배와 떼어놓을 수 없는 술도 불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지나친 음주도 삼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하체를 따뜻하게 해야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남성은 반대로 하체를 차갑게 해주는 것이 좋다. 고환이 몸 밖에 있는 것도 온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를 만드는 기능이 저하된다. 정자는 체온보다 2도 아래일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한 내의를 입는 것이 좋다.

피로에 지친 주말 집에만 있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정자의 숫자를 늘려주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물론 운동을 할 때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자전거다. 자전거의 안장은 고환 등을 압박하면서 혈류를 나쁘게 해 정자의 활동성을 낮추기 때문에 장시간 자전거를 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정계정맥류는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일찍 발견하고 조치할수록 불임을 막을 수 있다. 진단 역시 정액검사로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결혼 전에 비뇨기과에서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이때 요도염이나 매독·에이즈 등 주요 성병검사도 함께 해본다면 더욱 좋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0호(2018년 5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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