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보험] 대리 맡겼더니 '쾅', 알고보니 '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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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DB
사진=뉴스1DB
#1. 서울에 사는 직장인 정모(남·40대)씨는 최근 회식을 마치고 대리운전을 부르려던 중 길에서 만난 대리기사 A씨에게 운전을 맡겼다. 이후 A씨는 대리운전 중 안전거리 미숙으로 앞차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말았다. A씨는 "대리운전회사에서 보험처리해줍니다"라며 정씨에게 사고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정씨는 대리운전회사 측에 문의했으나 보험처리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기사가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주 시 기사를 불러 안전하게 집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대리운전은 우리 삶 속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특히 회식이 잦은 우리나라 음주문화 특성상 대부분의 직장인은 여러번 대리운전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례처럼 대리기사가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차주에게 큰 피해가 돌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리기사, 개인·단체보험 가입 여부 확인해야

국내에는 크고 작은 대리운전업체가 영업중이다. 이중 가장 잘 알려진 업체는 2016년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드라이버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거대 플랫폼을 활용해 대리운전시장에서 점유율 30~4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리운전업체들은 대부분 단체보험이나 개인보험 형식으로 대리기사 보험에 가입한다. 카카오드라이버의 경우 손해보험사들과 제휴를 맺고 대리운전보험에 가입했다. 

KB손해보험은 카카오드라이버 전용 대리운전 보험상품을 출시했으며 사고 시 대인(책임보험 담보 제외), 대물, 자기차량, 자기신체사고에 대해 보상한다.

현재 카카오드라이버는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기사들의 보험료 전액을 대납하고 있다. 적어도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한 후 사고가 나면 최소한의 보험처리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른 대리운전업체들도 대부분 수수료에 보험료가 포함되는 식으로 단체보험이나 개인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영세업체의 경우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 가입을 대리기사 스스로 부담하게 하는 편이 많아 이런 업체 이용 후 사고가 났다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대리운전 사고 시 차주는 업체 보험으로 수리비를 보상받는다. 대리기사의 사고로 다른 운전자의 차량이 부서졌거나 사람이 다쳤을 때도 수리비와 치료비를 업체 보험으로 보상 가능하다.

만약 업체와 기사 모두 보험가입이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면 차주는 개인 자차보험으로 이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때 자차보험 유형이 가족이나 본인, 부부로 운전자가 한정돼 있다면 대리기사가 낸 사고에 대해 책임보험만 처리된다. 책임보험은 보험사별로 약관내용이 다르지만 보통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대인사고에 한해서만 보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대리기사의 보험가입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카카오의 경우 대리기사 호출 시 가입보험사가 표시된다. 다른 업체도 앱 이용 시 가입보험사를 알 수 있으며 콜로 대리를 부른다면 보험가입 여부를 상담원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보상 못 받는 "'길빵' 피하세요"

문제는 아예 영세업체에도 등록돼 있지 않은 대리기사를 이용했을 때다. '길빵'(미등록 대리운전)으로 불리는 미등록 대리기사들의 운전 중 사고에 대해 차주는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콜 업체에 내는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직접 손님에게 접근해 대리운전을 하는 케이스다. 당연히 이들에게 보험가입은 기대하기 힘들며 차주는 사고 시 자차보험으로도 보상받지 못한다.

최근에는 고객이 먼저 업체 대리운전기사들에게 길빵을 권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신의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로 취할 때가 많아 서둘러 귀가하려다 보니 먼저 길빵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 차주와 대리기사는 사고 시 보상받기가 어렵고 경찰 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다.보험처리를 위해 대리운전 이용 시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잘 알려진 업체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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