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vs 삼바, '분식회계 혐의' 놓고 밤샘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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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감리위원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김학수 감리위원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려내는 감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금융감독원과 삼성 측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분식회계를 입증해야 하는 금감원과 회계처리 변경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삼성의 뜨거운 공방전은 한밤까지 이어졌다.

감리위원회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연관성 여부까지 다뤄 최종 결과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연관이 있다는 게 인정된다면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번져 대법원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철통보완 속 마라톤 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가 지난 17일 열렸다. 회의는 철통보안 속에서 자정을 넘기며 진행됐다.

제척된 민간위원 1명을 제외하고 8명의 감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다.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안진·삼정회계법인 관계자들이 출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금감원 조사부서와 제재 대상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가 동시에 입장해 의견 진술을 하는 대심제는 이번 회의에 적용되지 않았다. 대심제 방식은 차기 감리위로 미뤄졌다.

이날 감리위는 회의 시작 전 모든 참석자로부터 비밀 유지 서약서를 받고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삼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학수 감리위원장(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감리위원을 포함해 모든 참석자에게 “회의 정보를 누설하면 미공개정보 유출 행위로 간주돼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2016년 11월 코스피 상장 전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가치 평가 적정성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한 타당성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연관성 등이다.

◆금감원 ‘스모킹건’ 제출

회의에 참석한 감리위원 8명은 금감원의 조치안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명을 듣고 문답을 진행했다.

우선 금감원은 그동안 제출하지 않았던 ‘스모킹건(핵심 증거)’을 내놓았다. 금감원의 ‘스모킹건’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 ‘고의성’ 관련 내용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선 이를 방어하기 위해 김태한 사장을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감리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사의 입장이 담긴 파워포인트(PPT)까지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리위가 기존에 공지했던 2시간의 진술시간을 넘어서 4시간 가량을 소명하는데 썼다는 전언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소명을 마친 후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은 반드시 행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지분 91.2%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하는 대신 관계기업 투자주식으로 분류, 취득가(2905억원)가 아닌 공정가격(4조8806억원)으로 주식을 평가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1조904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었는데도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했다며 지난 1일 감리결과 조치서를 통보하고 중징계를 예고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시한이 연말까지라는 이유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얘기다.

◆최종 의결까지 산넘어 산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에 감리위 일정이 길어져 내달 예정됐던 증선위 최종 의결시기도 불투명해졌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분식회계 사례를 살펴봤을 때 당시 감리위, 증선위가 각각 세 차례 열린 점을 감안했을 때 7월 이후에야 증선위 최종 의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는 가급적 이달 안에 감리위를 마친 뒤 내달 7일 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안건을 다룬다는 계획이다.

2차 감리위는 오는 25일 오전 9시부터 열린다. 차기 회의는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이 동시에 참여하는 대심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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