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주, 지배구조 이슈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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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빌딩_사진=머니S DB
LG트윈빌딩_사진=머니S DB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한꺼번에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휘말리면서 증시 대장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의 분할·합병 등 기업 가치 재산정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끝날 때까지는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계는 지배구조 개편 중

최근 재계 4대 그룹 중 삼성, 현대차, SK 등 3개 그룹에서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대두됐다. 금융투자업계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주가 영향과 전망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업종의 '대장주'가 같은 이유로 동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우량 종목일수록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영향은 단기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5월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분할·합병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하자 다음날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4.98% 급락했다. 이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현대모비스와의 분할 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분할·합병안의 주총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비율 조정을 통한 주총 재상정 가능성은 낮다”며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M&A 등을 통해 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을 상승시킨 후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안 재검토로 단기적인 주가 조정을 예상한다”며 “분할·합병안이 재추진되더라도 이전 안에 비해 기존 주주들의 혜택은 원안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개혁연대 시절 제기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을 다시 언급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됐다. 김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는 현 출자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언급했던 방안은 3단계 방안으로 삼성물산 또는 삼성생명을 인적 분할해 금융지주사와 일반지주사로 분할하고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를 일반 지주사로 묶어 두개의 지주사를 하나의 최종 지주사로 연결하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김 위원장의 방안에 따라 삼성물산을 인적 분할할 경우에는 삼성물산사업회사가, 삼성생명을 인적분할하는 경우에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입해야 한다. 결국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에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적분할 방안은 분할된 법인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규모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며 "삼성그룹이 해당 방안을 채택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이슈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가 더해져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3심 재판까지 삼성의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온통 짙은 안갯 속이다. 삼성전자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얽혀있는 실타래가 어느 정도 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그룹도 계열사인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간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현재 자회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SK텔레콤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그룹주, 지배구조 이슈로 ‘안갯속’
총수 바뀌는 LG, 실적추이 주목

앞서 지주사 전환을 끝낸 LG그룹은 나머지 3대 그룹과 다른 종류의 불확실성이 발생했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그룹의 총수가 바뀌게 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된 구광모 LG 상무가 삼촌이자 최근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의 검증된 실적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한다. LG그룹은 장자 계승 문화가 강해 경영일선을 맡아온 구본준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시장은 이 같은 이슈를 불안감으로 받아들였다. LG그룹의 4세 경영이 처음 가시화된 지난 5월21일 LG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주사 LG는 이날 종가 기준 전일보다 1.13% 하락한 7만8900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상사는 1.21% 내린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생활건강과 LG화학도 각각 0.98%, 1.60%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LG전자는 장초반 0.92% 하락했으나 오후에 상승 반전해 0.71% 오른 9만8800원으로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젊은 총수’에 대한 일시적 불안감과 구본준 부회장의 퇴진 예상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구본준 부회장은 고 구 회장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높은 성과를 올렸다. 이에 투자자들은 총수 내정자인 구 상무의 취임 후 실적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2호(2018년 5월30일~6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기영
박기영 pgyshine@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증권팀 박기영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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