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의 주체는 국회가 돼야 한다"?… 결국 30년만에 발의된 개헌안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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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이 무산되는 순간을 어린이 방청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이 무산되는 순간을 어린이 방청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30년 만에 발의된 개헌안은 폐기됐다. 야당은 심의는커녕 표결도 하지 않았다. "개헌의 주체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비판했던 만큼 이제 공은 오롯이 국회의 몫이다. 그러나 국회는 1년반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국회의 개헌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개헌안을 부결시킨 국회가 할 일은 개헌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하고 개헌안을 합의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26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권력구조는 4년 연임의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되 국가원수 지위 삭제, 사면권 제한, 감사원 독립 등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본권 강화, 선거연령 만 18세로 하향,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선거 비례성 원칙을 명시했고 대법원장의 인사권 분산 등을 통한 사법제도의 혁신도 개헌안에 담겼다.

발의 당시 대통령이 앞세운 것은 "국민의 요구"였다. 1987년 민주항쟁의 결실로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지금의 헌법 탄생했지만 책임정치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노출됐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경험하면서 국민은 물론 정치권도 '제왕적대통령제'의 한계를 느꼈다. 학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헌법개정의 필요성은 촛불혁명을 계기로 전국민의 요구로 바뀌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1월부터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헌논의에 착수했다. 대선 전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줄일 '분권형 대통령제'를 매개로 선거연대가 추진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선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대통령직속 정책위에 헌법자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개헌안을 준비했다.

국회는 헌정특위를 중심으로 1년6개월 가까이 논의를 이어갔다. 정당별로 자체 개헌안을 내놓고 개헌연대도 구성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쟁점사안, 특히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헌정특위 활동시한 1년6개월이 다돼도록 '합의안'을 만들지 못했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텅 빈 자유한국당 의석./사진=뉴시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이 무산되는 순간을 어린이 방청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전에 했던 말을 바꾸며 개헌의 발목을 잡는 모습도 보였다. 개헌에 대한 의지보다는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구태정치'도 재연됐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까지 헌정특위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여당이 개헌안을 내놓아야 이를 바탕으로 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정권의 의지가 없으면 개헌은 요원하다'며 "여야 정치권에만 의지해서도 안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자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6월 국민투표에 대한 공약도 철회했다.

결국 24일 대통령 개헌안 투표에는 여당인 민주당만 참여했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불성립됐다. 한국당은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본회의장에 참석해 반대토론만 진행한 뒤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투표 불성립이 선언된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서는 계류냐, 폐기냐 등 해석이 다양하지만 30년 만에 발의된 개헌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자체가 1972년 유신의 잔재"라며 "이전에는 없던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국회 논의를 가속화한 측면은 있지만 개헌논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개헌의 시작과 끝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헌안 부결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 헌정특위 활동시한도 아직 한달여 남았다. 국회는 개헌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 부결을 선포하면서 "여전히 국민은 새헌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 비록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부결로 매듭지어졌지만 국회발 개헌은 아직 진행중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여야 합의 개정안을 내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신
강영신 lebenskunst@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강영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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