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르포] 대학가 가봤더니… "투표요? 곧 시험기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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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진=강산 기자
지난 2일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진=강산 기자

"투표요? 곧 시험기간이에요."

지난 6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모씨(24·대학생)는 “모레(8일)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건 알지만 기말고사가 2주도 남지 않아서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20대 청년세대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여야 지도부가 사전투표 경쟁에 한층 더 고삐를 죄고 있지만 청년들의 사전투표율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모씨(25·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는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주소지를 서울로 바꾸지 않아서 시장후보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사실 후보에 대해 생각을 안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할 때는 주로 공약을 보는 편이지만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진=강산 기자
지난 2일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진=강산 기자

또 다른 학생 구모씨(25·금오공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은 사전투표를 할 것인지 묻자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소개서를 하루에 몇개씩 쓰는 상황이어서 정치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거창하기만 할 뿐 학생이나 시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취준생이나 학생을 위한 실질적인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대학가 인근 카페로 이동했다. 시험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 많았다. 이모씨(27·경희대 국제학과 4학년)는 "(투표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곧 중간고사라서 모르겠다"며 "사실 아무 생각없이 찍는 한표보다는 안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투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귀찮은 점도 있고 투표할 사람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며 "그래도 지난해 정권 교체 이후 정치 참여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하지 않는 청년을 비난하는 학생도 있었다. 권모씨(23·한국교통대 국제통상학과)는 "청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투표라고 생각하는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앞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놓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모씨(26·중앙대 전자전기공학과)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불평할 권리도 없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우리에게 투표권이 주어지게 됐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울 관악구 인근 지방선거 후보 벽보. /사진=강산 기자
서울 관악구 인근 지방선거 후보 벽보. /사진=강산 기자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참여 의향은 70.9%로 나타났다. 70세 이상 (80.0%), 30대(75.7%), 60대(75.6%) 등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0%를 넘길 정도로 높은 투표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19~29세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 응답률은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54.3%에 그쳤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10명 중 7명 이상이 투표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20대의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투표를 ‘선택’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MBC충북·CJB청주방송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충북 거주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9~29세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이 47.9%에 불과했다.

청년들의 낮은 투표와 관련해 한 정당 관계자는 "후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더 많이 표를 행사하는 세대의·지역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며 "청년과 소통을 강화하려 하지만 워낙 (청년들의) 관심이 저조해 이마저도 형식적인 면에 그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중앙선관위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전국 만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화면접 방식(유선전화 RDD 20%·무선전화 가상번호 80%)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7.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MBC충북·CJB청주방송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유선전화(RDD·24.7%)와 무선전화 가상번호(75.3%)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성·연령·지역별 피조사자 할당추출)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산
강산 kangsan@mt.co.kr  | twitter facebook

강산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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