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줄이고 시너지 키우고… '협업' 조제하는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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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신약개발을 위해 다른 업종과 손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약개발은 성공하면 달콤한 보상을 얻지만 과정이 험난하고 실패 확률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가 한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국내 제약업계 특성상 한개 기업이 그 리스크를 전부 떠안기는 쉽지 않다. 최근 타사와의 협업 열풍이 부는 것은 공동신약개발로 위험부담은 줄이면서 각자의 장점을 결합한 시너지를 기대한 행보로 풀이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영역 넘나드는 협업 열풍

지난달 30일 광동제약은 생명공학 바이오벤처기업 비트로시스와 바이오 신소재개발 협력을 위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광동제약은 의약품 및 식품 연구개발(R&D)을 통해 축적된 인삼·홍삼원료 관련 제제화 핵심기술을 비트로시스의 특허 받은 조직배양 기술 및 약용식물 복제 노하우에 접목할 계획이다.

양사는 앞으로 한방과학 융·복합과 바이오 배양기술 고도화 등의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분야의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천연물 신소재 관련 핵심기술 발굴, 의약품 원료 물질 확보를 위한 플랫폼 설계, 국내외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한 제품개발 파이프라인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트로시스와의 공동연구계약을 계기로 축적된 제제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벤처기업과 교류를 확대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 활성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부광약품은 화학·에너지 전문기업 OC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제약·바이오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제약·바이오부문에서 50대50으로 참여한 합작투자사업(JV)을 하기로 의결했다. 양사는 다음달 중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매년 100억원 이상을 공동투자해 신약후보물질 발굴, 신약개발, 유망벤처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이번 JV가 자사의 신약개발 싱크탱크 확대에 기여하면서 미래 고부가가치 파이프라인을 확보,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제조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OCI와 함께 화학과 제약의 강점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신약개발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분야 세계 2위인 OCI는 부광약품의 협업으로 미래가 유망한 제약·바이오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OCI 관계자는 “부광약품의 오랜 전통과 경험, 오픈 이노베이션 역량이 제조업 기반인 OCI의 케미컬 역량과 결합돼 앞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동국제약은 에스바이오메딕스와 세포 치료제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세포 치료제의 공동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시설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비임상·임상·인허가·판매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세포 치료제 생산을 위한 GMP시설을 공유하고 동국제약은 기존 의약품 개발·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할 방침이다.

이번 제휴로 동국제약은 에스바이오메딕스가 보유한 동종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 3차원 집합체를 이용한 중증하지허혈 세포 치료제의 국내 판권도 확보했다.

동국제약은 기존 합성의약품과 천연물 신약개발 외에도 생명공학 의약품의 R&D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세포 치료제 개발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강동호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는 “동국제약과의 전략적 제휴는 전문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우수한 파트너십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제휴 및 판권 계약을 토대로 기타 파이프라인의 국내외 기술수출과 판권 이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보름 새 4건 협업 계약 체결

지난달 17일 일동제약은 RNA간섭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약개발사 올릭스와 황반변성에 대한 신개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RNA간섭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RNA(messenger 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현상을 말한다. 올릭스에 따르면 이를 활용해 신체현상을 조절하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올릭스가 보유한 원천 기술인 ‘자가 전달 비대칭 소간섭 RNA 기술’을 활용, 안구 내 비정상적 신생혈관 형성인자를 억제하는 기전의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노인성 황반변성의 주요 발병기전으로 지목되는 망막 황반부 내의 다양한 원인의 비정상적 혈관 신생 차단을 통해 기존의 혈관내피세포생성인자(이하 VEGF) 억제제에 치료반응이 없거나 내성을 보이는 경우에도 사용이 가능한 약물을 구상 중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의 경우 주로 VEGF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해당 인자와 관련한 내성이나 VEGF 외 신생혈관 형성인자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자가 전달 비대칭 소간섭 RNA 기술은 비정상적인 혈관 신생을 유도하는 여러 인자들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 차별화에 따른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양사는 2021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R&D에 돌입할 예정이며 투자·기술 제휴, 상용화 추진 및 수익 실현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일동제약은 이를 계기로 자체 개발 중인 망막질환 치료용 루센티스 바이오베터 ‘IDB0062’ 등과 함께 안과질환 영역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 올릭스는 보유한 신약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한편 관련 기술을 활용해 진행 중인 비대흉터·안질환·폐질환 등과 관련한 다양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위험성이 있다”며 “성공하기만 하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에 따른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이를 분산하면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간 협업 사례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4호(2018년 6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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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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