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지, 국내 영향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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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사진=뉴시스/AP

미국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됐다. 망중립성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시절 도입된 것으로 인터넷을 공공재로 보고 망을 공급하는 네트워크사업자가 인터넷콘텐츠를 함부로 차단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이로써 그간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인터넷사업자에 추가 과금을 할 수 없었던 미국 인터넷 제공사업자(ISP)인 버라이즌, AT&T, 컴캐스트 등은 일제히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망중립성 폐지를 가결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망중립성을 폐지한 근거에 대해 “네트워크사업자들이 불공정하거나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지트 파이 FCC 의장은 “우리의 임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을 지키는 것”이라며 “(망중립성 폐지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더 많은 경쟁을 장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망중립성을 토대로 성장한 인터넷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망중립성 폐지로 고가·고속망 도입 ‘솔솔’

전문가들은 망중립성이 폐지됐지만 아직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미국 내 각 주의 입장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망중립성 유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망중립성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망중립성 폐지가 당장 인터넷 속도 저하 혹은 인터넷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ISP 사업자들도 인터넷속도를 낮추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고가의 ‘고속망’ 도입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ISP 사업자는 앞으로 고속망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천문학적인 현금을 보유한 인터넷업체의 망사용료 인상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망이 도입되면 자본력이 부족한 신생 인터넷업체는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인터넷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5G 융합시대, 새로운 망중립성 정책방향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국내 영향 미미… 5G 도입 후 관건

국내에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에서는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될 가능성이 낮다.

아직 국내는 망중립성 원칙이 가이드라인 형태로 존재할 뿐 법제화되지 않았다. 2011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망사용차단 금지 ▲트래픽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정치권도 망중립성의 향방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망중립성을 폐지하자는 법안을, 유승희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망중립성을 강화하자는 법안을 동시에 발의한 상태지만 어느 쪽도 우세하다고 볼 수 없다.

정부는 통신사의 자율성도 필요하지만 인터넷 업체들의 활동을 위해 망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전체 산업 측면에서 이로울 것이라고 판단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망중립성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ISP사업자는 이번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로 국내 인터넷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5세대(5G) 시대가 개막하면 현재보다 더 많은 데이터 사용으로 과도한 트래픽이 유발될 수 있어 이에 맞게 망중립성 원칙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터넷업체들은 망중립성이 폐지되면 인터넷환경이 악화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이 폐지되면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생 스타트업의 탄생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며 “고속망 도입 혹은 인터넷요금 인상 등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국민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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