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대장정', 비행기 타는 금융지주 회장님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하반기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글로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이뤄진 검찰의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가 무혐의로 족쇄가 풀리면서 부담을 한시름 덜게 된 금융지주 회장들은 하반기 해외진출에 빠르게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외IR(기업설명회)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여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을 함께 끌어 올릴 수 있다. 국내 금융회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금융회사로 자리잡기 위한 포석이다.

◆동남아 가는 윤종규, 중국 찾은 김정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달 들어서 올해 첫 IR을 나갔다. 오는 6일까지 싱가포르와 홍콩의 주요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는 일정이다. 윤 회장의 해외 IR은 지난 2014년 11월 취임 이후 3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윤 회장은 최근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대외활동 부담을 덜었다. IR행보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이번 해외IR에서 윤 회장은 해외 투자자 모집을 비롯해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리브’ 플랫폼의 수출 확대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KB금융이 주력하고 있는 플랫폼 수출 확대를 핵심으로 투자자들과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16년 캄보디아에서 ‘리브 KB 캄보디아’를 선보였고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윤 회장은 오는 8~13일 예정된 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순방에도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과 함게 참여한다. 농협에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순방 기간 CEO들은 한국과 인도 경영포럼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후 각 금융사가 보유한 현지 지점 등을 돌아볼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3일 중국 지린성에서 열리는 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평화모드가 조성된 만큼 북한 접경지역 및 북한에서 금융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17일에는 중국 베이징 출장길에 오르고 IR과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하나금융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곳이다. KEB하나은행은 중국 내 북한 접경지역인 동북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에 모두 분행을 둔 유일한 국내 은행이다. 하나금융은 한중간 사드갈등 해소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로드맵 공식화에 따라 중국 합작법인 지분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들어 글로벌 큰손인 외국 연기금과 글로벌 운용사를 직접 찾고 있다. 지난 4월 초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해 아부다비투자청(ADIA), 싱가포르투자청(GIC),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을 찾았고 지난달 기업·투자설명회(NDR)를 위해 홍콩과 호주를 방문했다. 조 회장은 그룹의 성장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은행 간 먹거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진출을 통한 수익원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곧 주가상승과 구체적인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회장들이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투자자들와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쏠림현상, 현지 경제정책 변화 대비해야

금융사의 해외진출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규제가 심한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단기간 실적을 낼 수 있는 해외금융시장에 노크하는 사례는 빈번했다. 특히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힘 입어 높은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는 동남아 금융시장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가장 대표적인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에는 현지 외국계 은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내 대형 은행 대부분이 진출했다.

베트남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하고 국민의 금융지식이 늘고 있어 국내 은행들이 해외 먹거리 시장으로 손 꼽는 곳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 국내 은행이 영업하기 우호적인 환경도 갖췄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수는 5200개로 추정된다.

하지만 베트남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내 시중은행의 중국 진출이 활발했던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한 현상 때문이다. 당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부르며 공을 들였지만 사드 문제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뒤 지금까지도 수익 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베트남 역시 지금은 우리나라와 우호적인 관계지만 균열이 발생할 경우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 제약업계는 연간 수출규모 2000억원인 베트남과의 관계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을 의약품 입찰 등급 2등급으로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자 중국도 2등급에 포함해달라고 나서면서 고시 개정안 발표가 연기되고 있어서다. 제약사들은 수천억원의 베트남 수출이 악화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단기적 시각에서 동남아 일부 국가 진출에만 집중해 과당경쟁을 벌이는 것보다 1~2개 국가에서 성공한 뒤 이를 교두보로 삼아 주변국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호주 ANZ 은행은 인접국으로서 경제적 교류가 많은 뉴질랜드를 핵심진출국으로 지정해 자리를 잡은 뒤 이후 인접한 태평양 군도 및 동남아시아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해외사업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변국을 위주로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베트남 등과 같이 해외진출이 한 국가에 집중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1~2개 국가를 선택해 역량을 집중해야 해외진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012.95하락 86.7418:03 02/26
  • 코스닥 : 913.94하락 22.2718:03 02/26
  • 원달러 : 1123.50상승 15.718:03 02/26
  • 두바이유 : 64.42하락 1.6918:03 02/26
  • 금 : 64.29하락 1.118:03 02/26
  • [머니S포토] '예타면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 [머니S포토] 허창수, 전경련 정기총회 입장
  • [머니S포토] 대화하는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여야 간사
  • [머니S포토] 체육계 폭력 등 문체위, 두눈 감고 경청하는 '황희'
  • [머니S포토] '예타면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