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강심장] 요정과 기생이 떠난 곳에서 시간여행… 서울 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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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익선동 골목. /사진=강산 기자
서울 종로구 익선동 골목. /사진=강산 기자

서울 종로구 익선동, 좁은 골목에 한옥을 배경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뽐내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익선동은 과거 '요정 정치'의 현장으로 지목된 곳이다. 지금은 몇 안 남은 한복집에서 때묻은 시절의 흔적을 읽을 따름이다.

요정과 기생이 떠난 익선동이 새로운 얼굴로 태어났다. 1920년대에 지은 한옥이 어깨를 맞댄 골목은 인테리어만 봐도 들어가고 싶은 공간이 많다. 이번 주말, 서울지하철 종로3가역 4번출구에서 골목으로 향하는 시간여행은 어떨까.

◆익선동 핫플레이스 'BEST 4'

카페 식물의 아이스 초코라떼와 라임 에이드. /사진=강산 기자
카페 식물의 아이스 초코라떼와 라임 에이드. /사진=강산 기자

①한옥의 멋과 빈티지 소품이 어울린 카페 '식물'

익선동 골목에 여행자의 발길이 스미기 시작한 건 카페 '식물'이 둥지를 튼 다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 골목에서 핫한 곳이다. 밖에서는 컨테이너 채가 덩그러니 있는 듯 보이지만 들어선 순간 반전의 매력이 있다.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린 공간에는 못 박히고 부서진 나무기둥이 그대로 남았다. 자개 문양 테이블, 이곳 사장이 유학 시절에 쓴 낡은 소파, 유명 디자이너의 의자가 독특하게 어울린다. 비닐막을 벽처럼 두른 마룻바닥 옆에는 키 큰 선인장 화분이 놓여 온실 분위기마저 감돈다. 식물은 낮에는 자연광이 환하게 들어오는 카페로, 저녁이면 어두컴컴한 바로 바뀐다.

온실 같은 느낌을 주는 식물 내부.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온실 같은 느낌을 주는 식물 내부.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인테리어가 주는 분위기만큼 음료 메뉴 또한 굉장히 독특하다. 

커피 얼음 조각에 우유와 베일리스(아이리시 크림과 위스키 등으로 만든 알코올 음료)를 부어 마시는 식물커피가 대표 메뉴. 소주와 홍차를 섞은 카파도키아, 망고 맥주와 말리부를 조합한 마추픽추, 열대과일 리치가 동동 뜬 화이트데저트 등 칵테일 이름도 개성이 넘친다.

세계 곳곳에서 만난 여행지의 느낌을 칵테일에 고스란히 담았다. 저녁에는 이따금 공연도 한다. 공연 정보와 바뀌는 메뉴는 '식물'의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② 열두달 자연이 주는 맛의 즐거움 '열두달'

말마햄의 훈제목살베이컨햄샌드위치.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말마햄의 훈제목살베이컨햄샌드위치.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골목 초입, 반듯한 나무 간판을 따라 '열두달'에 들어서면 연기 자욱한 마당에 장작 타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열두달은 훈제 햄을 만드는 '말마햄', 수제 잼 마켓 '제이제이', 수제 청 마켓 '手청', 뿌리채소 전문점 '루트', 전통주 제조 모임 '자주', 수제 맥주 펍 '스킴45' 등 7개 브랜드로 구성된 식재료 마켓이자 식당이다. 이름 그대로 1년 열두달 자연이 주는 맛의 즐거움을 지향한다.

너른 마당을 품은 한옥에서 고집스런 생산자의 손을 거쳐 나온 느리고 건강한 맛을 누릴 수 있다. 각 브랜드의 재료를 활용한 연근크림파스타, 수제햄샌드위치, 견과류주먹밥 등은 한끼 식사나 맥주 안주로 즐기기에 좋다. 메뉴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 봄이면 달래냉이오일파스타, 봄나물꽃비빔밥, 애기사과청에이드가 나온다.

말마햄은 혜화 마르쉐, 이태원 계단장 같은 플리마켓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다. 냉장한 고기를 소금과 허브에 7일 동안 절인 뒤 하루 정도 말리고 히커리, 참나무, 벚나무 장작을 태운 연기로 짧게 2시간, 길게 5~6시간 익힌다. 하루나 이틀 식혀서 내놓기까지 꼬박 10일 남짓 걸리는 과정은 프랑스 시어머니에게 배운 레시피다. 가장 상태가 좋은 햄은 수제햄&치즈플레이트 메뉴를 통해 골고루 맛볼 수 있다.

③'칼질'의 추억 담긴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 '1920'

리소토에 얹은 돈가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리소토에 얹은 돈가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1920'이라는 이름은 익선동 한옥마을이 조성된 1920년대에서 따왔다. 경양식 1920은 '백 투 더 아날로그'라는 콘셉트로 열두달과 익동다방을 꾸린 '익선다다' 팀이 최근에 오픈한 식당이다. 

투박한 통유리,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에디슨 전구, 분홍색 소파가 어우러져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이면 기다리는 줄이 길다.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 세트 메뉴는 옛날 경양식 집의 전형적인 음식보다 세련됐다. '멕시칸사라다'와 수프를 곁들인 것 외에 고기 아래 리소토를 추가했다. 옛날식 걸쭉한 크림수프 대신 단호박과 당근을 넣고 뭉근하게 끓인 수프가 입맛을 돋운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갈아 촉촉하게 구운 함박스테이크는 달걀 프라이와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이다. 돼지 등심을 노릇하게 튀긴 돈가스는 양이 푸짐하다. 식사 메뉴 외에 비엔나커피, 와인과 맥주, 하몽, 미제 소시지 등 안주도 판다.

④'혼밥'하기 좋은 '4.5평 우동집'

4.5평 우동집의 오픈 주방.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4.5평 우동집의 오픈 주방.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익선동의 중심 골목에서 조금 벗어나면 아담한 간판이 눈에 띈다. 부암동 '4.5평 우동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식당이다. 부암동 가게가 문 닫은 지 3년 만에 같은 이름으로 이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 사이 가게 규모도, 메뉴도, 맛도 업그레이드 됐으며 메뉴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동 만드는 법을 따로 배운 적도 없고 메뉴는 대부분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고. 우동도, 덮밥도 이 집 사장님 방식이란다. 이를테면 마늘을 볶다가 '마늘 기름을 우동 국물에 넣어볼까' 해서 나온 메뉴가 마늘우동이다. 면을 뽑는 기계도 직접 만들었다. 반죽 재료는 소금, 물, 밀가루가 전부다. 발로 치대고 밀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여러번 반복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을 뽑아낸다.

'4.5평 우동집'의 대표 메뉴는 스테이크용 부채살을 숭덩숭덩 썰어넣은 카레우동과 사르르 녹는 연어를 얹은 연어덮밥이다. 반숙 달걀을 간장 소스에 재운 맛계란도 인기 메뉴다. 짭조름한 소스와 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입에 착 감긴다. 가게 곳곳에는 혼자 찾아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해놓았다. 사장님 말마따나 '면벽 식사'를 즐기기 좋은 1인용 테이블이다. 가게 안쪽에도 아기자기한 공간이 숨어 있다.

<자료·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산
강산 kangsan@mt.co.kr  | twitter facebook

강산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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