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하는 친환경?… 태양광발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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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쏟아진 폭우에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58호선 옆 산비탈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지고 나무와 토사가 도로를 덮쳤다. / 사진=뉴스1 DB
지난 3일 쏟아진 폭우에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58호선 옆 산비탈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지고 나무와 토사가 도로를 덮쳤다. / 사진=뉴스1 DB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 3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의 산비탈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흙과 나무 30여그루가 국도 58호 왕복 2차로 10여m 구간에 쏟아져 일대 교통혼잡을 빚었다. 태양광시설 일부도 유실됐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이틀간 쏟아진 95㎜의 비로 매전면뿐만 아니라 청도군 관내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지역 2만8700㎡ 중 25%에 해당하는 7000여㎡가 피해를 입었다. 친환경발전시설을 설치한다는 명목으로 산의 나무를 벌채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환경 파괴하는 친환경 아이러니

태양광발전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핵심이다. 정부는 사고발생시 방사능 누출 등 위험이 높은 원자력발전을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오히려 산을 깎아내고 나무를 베는 등 환경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지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면적은 2010년 30㏊에서 2014년 175㏊, 2016년 528㏊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1434㏊로 전년대비 3배에 가깝게 급증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47배나 늘었다.

또한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신재생에너지를 목적으로 훼손한 산지의 면적은 2817만㎡이다.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 목적으로 훼손한 산림이 전체 신재생에너지 목적 훼손 산림 면적의 93.4%인 2633만㎡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산지 등 임야를 활용한 태양광발전설비는 빠르게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24일까지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는 3035개(65만6817㎾)이며 이 중 산지 등 임야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가 574개(21만9060㎾)에 달한다.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청도 산사태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남 나주 대도저수지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전남 나주 대도저수지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이와 관련 정부는 전국 산지 태양광발전소 안전점검에 나섰다. 산업부는 산림청과 공동으로 전국 2만8688개 태양광 사업자에게 자체적으로 시설을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한국에너지공단에 보고하도록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태양광발전시설은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개활지가 넓은 나라에 적합하다”며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산비탈을 깎고 나무를 베어내는 수밖에 없어 산사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심·수상태양광 늘리면 해결?

정부는 태양광으로 인한 산림 훼손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태양광 발전에 따른 환경훼손 가능성을 줄이고 친환경에너지가 생산될 수 있도록 '육상태양광발전사업 환경성 평가지침'을 마련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백두대간, 법정보호지역, 보호생물종의 서식지, 생태자연도1등급 지역 등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비롯해 경사도 15도 이상인 지역은 태양광발전 개발 입지 선정시 제외해야 한다.

산업부도 ‘태양광·풍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을 마련해 산지 등 임야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사업자에겐 태양광 수명인 약 20년 동안 토지를 사용한 뒤 산림을 원상 복구하도록 했다. 또 발전사업자에게 1㎡당 대체산림자원조성비 5820원을 부과하고 태양광 중 ‘임야’ 지목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0.7~1.2에서 0.7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건물형 태양광에는 1.0~1.5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임야 대신 전원을 많이 쓰는 도심을 중심으로 건물 옥상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설치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상태양광발전도 임야를 대체하는 발전시설로 주목받는다. 수상태양광발전은 말 그대로 물 위에 태양광모듈을 띄워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국태양에너지학회에 따르면 수상태양광발전설비의 원가구조가 육상태양광발전설비보다 높다. 또한 유휴공간 사용으로 국토사용의 효율성에도 기여할 수 있어 정부는 REC 가중치 1.5를 부여해 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수상환경을 갖고 있어 여러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설치된 수상태양광발전설비는 30개소이며 전체 누적 설치량은 50MW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는 현재 공사가 소유한 저수지 3400곳 전체에 수상태양광발전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체 모델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덕환 교수는 “수상태양광발전시설로 저수지 등의 바닥에 햇빛이 닿지 않으면 결국 물이 썩어 수중생태계가 망가질 것”이라며 “탈원전을 위한 무리한 에너지전환 정책은 또 다른 4대강 사태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9호(2018년 7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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