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인상 추진] ① 해외선 훨훨 나는 카풀회사… 국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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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운송사업 노사·민간전문가·시민사회·담당 공무원 등으로 이뤄진 택시 노사민전정 협의체는 올 하반기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을 15~2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이는 2001년(25.3%)에 이은 최대 인상폭으로,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또 최근에는 승차공유(카풀)업체인 '풀러스'가 정부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에 부딪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카풀 요금은 택시비의 70~80% 수준으로 알려졌다. 머니S가 택시비 인상에 따른 시민 반응과 4차산업혁명 시대에 나아가야 할 관련 산업의 방향을 점검해봤다.<편집자주>

서울 택시. /사진=류은혁 기자
서울 택시. /사진=류은혁 기자

최저임금·연료비 인상과 더불어 택시요금이 들썩이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부터 택시요금을 최대 2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검토안에 따르면 기본요금은 4500원(기존 3000원)으로 인상되고 할증시간도 밤 10시(기존 밤 12시)로 조정될 전망이다.

임금·물가상승률에 따른 당연한 조치지만 승객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금이 인상되는 만큼 서비스 질도 향상될 것인지에 의문이 들어서다. 특히 택시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남에서 택시를 잡던 직장인 김인우씨(33·남)는 "택시요금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 택시기사도 생계를 유지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평소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배차 차량이 부족한 것은 승객입장에서 정말 불편하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일산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호출한 이주희씨(29·여)는 "택시 호출앱으로 20분째 택시를 호출하고 있지만 매칭이 되지 않는다"며 "해외에선 우버 등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하면 택시를 바로 잡아탈 수 있으나 국내에선 이 같은 서비스가 없어 택시를 잡을 때마다 전쟁을 치른다"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선 불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뭐길래 

/사진=차량공유업체 우버 제공
/사진=차량공유업체 우버 제공

국내에서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나 동남아시아 1위 업체인 그랩과 같은 차량공유서비스가 불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운수법)상 '영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 즉 자가용을 돈 받고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 또는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어서다.

지난 6월 우버의 공동 창업자인 미국인 트래비스 칼라닉(42)은 불법 택시 영업 혐의로 국내 법원에서 2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서울시는 우버가 허가받은 노란 번호판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승객을 무허가 운송한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고발했고, 검찰은 칼라닉 당시 CEO와 국내 법인인 우버코리아 테크놀로지, 우버에 차를 빌려준 렌터카업체 MK코리아 법인과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승차공유(카풀)업체들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카풀업체인 풀러스가 유연근무제에 바탕을 둔 영업시간 확장에 돌입하자 택시업계의 반발로 갈등이 극심해졌다.

/사진=승차공유업체 풀러스 제공
/사진=승차공유업체 풀러스 제공

현행 운수법 81조에서는 출퇴근시간에 자가용으로 유상 운송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데 풀러스는 법에 출퇴근시간이 명시되지 않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에 택시업계가 반발했고 서울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지난달 풀러스는 경영난으로 인해 기존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직원 70%를 해고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처럼 우버와 풀러스 외에 국내 대표적인 차량·승차공유서비스들도 하나둘 문을 닫거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버스 공유서비스인 콜버스는 전세버스 예약서비스업체로 바뀌었다. 카풀 3위 업체였던 티티카카는 서비스 출시 5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 사태에 이르렀다.

◆기존 택시비의 70∼80%… 해외선 신성장동력

/사진=디디추싱 홈페이지 캡처
/사진=디디추싱 홈페이지 캡처

차량·승차공유서비스의 장점은 낮은 가격, 가용성, 편의성 등이다. 택시보다 저렴하고 택시면허가 없는 운전자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또 배차 차량이 늘어나 승객 대기시간이 줄어든다.

국내의 차량·승차공유서비스가 규제에 막혀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차량·승차공유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성장세가 엄청나다.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이미 업계 1위 우버(620억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천문학적 인구에 힘입어 이용자수도 4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기업가치만 560억달러(약 63조1600억원)로 평가받는다.

이를 증명하듯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손을 잡고 올 초 2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디디추싱에 투자하기도 했다.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Grab). /사진=뉴시스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Grab). /사진=뉴시스

말레이시아에서 탄생한 차량공유서비스업체 그랩은 이미 동남아시장에서 우버를 넘어섰다. 현재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랩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8개 국가에 186개 도시에서 차량호출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랩의 성장세에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그랩과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 토요타 역시 최근 그랩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차량공유 관련 사업의 세계 시장규모가 2025년 2000억달러(약 226조원), 2040년 3조달러(약 34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니즈 있지만 공급은 '글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야근이 많아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진성씨(38·남)는 "평소 교통비 지출이 많아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데 택시요금까지 오르면 큰 부담이 될 거 같다"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면 해당(차량·승차공유업체) 서비스를 이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차량·승차공유시장은 2013년 우버의 불법 논란 당시에서 사실상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지난해부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국내 차량·승차공유 문제를 맡으며 신생기업들과 택시업계 간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고 했지만 택시업계는 대화의 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10년째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김시택씨(가명·50·남)는 "카풀과 같은 승차공유업체를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택시업계)를 위한 확실한 생계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며 "(택시업계가) 대화의 장에 나서지 않는 것은 아무도 우리 입장을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고 설명했다.

이가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사업운영 매니저는 "신생기업 입장에서는 기존의 산업생태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카풀이나 차량공유의 수요가 있으면 그만큼 소비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생기업들이) 무조건 그 산업이 낙후됐다며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보다는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류은혁 ehryu@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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