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한달 게임업계, ‘크런치모드’는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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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사옥에서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넷마블 사옥에서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지 한달이 지났다. 게임업계도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예외 없이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서 게임업계는 직원을 소모품처럼 갈아부술 정도로 혹사한다는 의미의 ‘크런치모드’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주52시간에 가져온 급격한 변화를 곳곳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넷마블, 넥슨, NHN엔터테인먼트까지 업계를 주름잡는 'N사'들의 새 근무제도 이행 현황을 살펴봤다.

◆게임계 부는 워라밸 바람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전사적으로 워라밸을 살짝 비틀어 재미를 더한 '워라발' 캠페인을 진행했다. '워크는 스마트하게, 라이프는 발랄하게'라는 모토로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는 캠페인이다. 엔씨사옥 보행로 곳곳엔 워라발 캠페인 판넬이 비치돼 있다.

앞서 올 1월부터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설정하는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했다.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 30분 간격으로 자신의 출근 시간을 결정하면 된다. 1일 근무시간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 사이에서 조정 가능하다. 

엔씨소프트 사내 까페.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사내 까페. /사진=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만족감은 높은 편이다. 경기도 판교 엔씨사옥에서 만난 직원은 "유연 출퇴근제 덕분에 오늘은 10시에 출근했다"며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집에 들러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은 지난 3월부터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정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는 대신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방식이다. 업무 협업을 위한 코어타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제외하면 언제든 퇴근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사전 연장근로를 신청한 경우를 제외하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연장근무도 금지시켰다. 휴일은 물론 월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무도 없어졌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부터 '뉴퍼플타임제'를 시행중이다. 관련 근무제 정착을 돕는 딥 워크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뉴퍼플타임제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한 제도다.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고 업무상 부득이한 휴일근무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휴일근무자는 해당 시간만큼 평일에 대체휴가를 받는다.

넥슨 판교사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사진=넥슨
넥슨 판교사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사진=넥슨
넥슨의 경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각 조직별로 지정한 코어타임 시간대를 제외하고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언제든 출퇴근이 가능하다. 오후 10시 이후 야간근로를 없애는 한편 출근 후 8시간30분이 지날 경우 별도의 알람이 울리는 시스템도 갖췄다.

판교역에서 만난 넥슨 직원은 "코어타임이 오후 3시까지라서 곧바로 퇴근했다"며 "업무량과 목표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맡은 일을 끝낸다"고 밝혔다.

◆취지 좋지만 특수직종 부담 가중돼

게임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이전부터 선택적 탄력 근무제를 도입해왔다. 올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한층 더 유연해진 분위기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근무 제도에 만족감을 표시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특히 정해진 개발 및 출시일정을 지켜야 하는 개발팀과 매시간 오류를 모니터링하고 수정하는 서버관리자 직군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관련 사항을 총괄하는 PD 직군도 볼멘소리는 마찬가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 개발팀 직원은 "수년전 발표했던 프로젝트가 다음달에 출시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난처한 상황"이라며 "게임 출시전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출시일 이후 탄력적으로 근무하던 때와 달리 이대로 가면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오류에 대응하는 서버관리 직군도 현실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견게임사의 서버관리직 관계자는 "게임 출시가 가까워지면 테스트 단계에서 수많은 오류와 수정사항이 발생한다"며 "탄력 근무제를 통해 워라밸을 찾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두배로 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근무 특수성에 따른 현실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이행하는 대신 특수직종 근무자에 한해 업무 집중도를 분산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게임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년간 고강도 노동으로 도마에 올랐던 게임업계가 스스로 탄력적 근무제도를 정착시킨 것은 칭찬할 일"이라면서도 "특수직군 관련 채용을 확대하는 한편 교대 근무 활성화 방안 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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