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 속 넘치는 쓰레기들… "악취 때문에 괴로워요"

 
  • 머니S 강산 기자|조회수 : 4,011|입력 : 2018.08.02 13:06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강산 기자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강산 기자

여름철 무더위 속에 버려진 쓰레기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머니S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 거리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취재한 결과 실태가 심각했다. 직장인이 많이 움직이는 세종문화회관 뒷 상가에는 음식물·컵·휴지 등 수많은 쓰레기가 놓여 있었다. 특히 골목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서울시가 1일부터 25개 자치구에 단속원 770명을 투입해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는 여전히 넘쳐나는 실정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25개 자치구를 7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합동단속을 실시한다는 시의 대책이 무색할 정도다.

광화문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A씨(32)는 "거리의 쓰레기 때문에 출근길이 역겹다"며 "이렇게 이른 시간에도 쓰레기가 많은데 오후나 밤에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겠냐.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 금연구역에 버려진 담배꽁초들. /사진=강산 기자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 금연구역에 버려진 담배꽁초들. /사진=강산 기자

거리뿐 아니라 골목에도 쓰레기는 넘쳐났다. 골목 곳곳에는 '금연구역' 팻말이 무색하게 담배연기가 코를 찔렀다. 골목 곳곳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했고 옹기종기 모인 흡연자들이 담배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진한 담배 연기에 거리를 걷던 비흡연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시민들은 '간접 흡연'을 피하고자 코를 막고 신속히 발걸음을 옮겼다. 반쯤 남은 음료 캔 또한 악취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39도가 넘는 낮이 되면 악취가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이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처 골목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던 직장인 B씨는 "그냥 (쓰레기가) 버려져 있길래 나도 버렸다"며 "근처에 (세종)문화회관도 있고 외교부도 있는데 쓰레기통, 담배를 피울 곳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B씨의 말대로 쓰레기통은 정말 부족할까. 기자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뒷 골목부터 청계천 입구까지 살펴본 결과 쉽게 쓰레기통이 놓인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인근에 쓰레기통이 위치한 곳은 지하철 광화문역 5번출구 쪽만 봐도 2곳이 있었다. 각 장소에는 일반쓰레기통과 PET병류 등 재활용 쓰레기통이 1개씩 놓여 있었다.

정부 입장에서도 무작정 흡연구역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흡연구역 설치와 관련해 "상당수 자치구가 (흡연구역설치) 공모 추진 도중 사업을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흡연시설' 설치 대상지 주변 시민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인근 쓰레기통. /사진=강산 기자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인근 쓰레기통. /사진=강산 기자

문제는 '시민의식'이다. 쓰레기통 바로 옆에도 쓰레기는 넘쳤다. 다 마신 음료캔과 도시락 용기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광화문역 인근에 거주하는 강모씨(74)는 "안그래도 종로에 거리 쓰레기가 많은데 폭염까지 지속돼 걱정"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의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수년간 청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대학생 이모씨(25)는 "쓰레기통 설치가 인근 상가에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되레피해를 줄 수 있다"며 "분리수거를 제대로 안 하고 버려서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를 탓할 게 아니라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탓해야 한다. 집중 단속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쓰레기 없는 깨끗한 거리를 위해 시내 전역을 대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집중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습 무단투기지역에 CC(폐쇄회로)TV 865개, 경고판 9399개를 설치하고 화단·벽화 1631개도 조성한다. 영등포구가 추진하는 CCTV 집중단속 상황실을 활용한 무단투기 단속 사례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당장 쓰레기 투기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름철 회관·야간 공원 등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 쓰레기양이 급증한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노력은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정부의 노력에 앞서 시민들의 '의지'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인근 지하철역 앞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사진=강산 기자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인근 지하철역 앞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사진=강산 기자



 

강산
강산 kangsan@mt.co.kr

강산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223.86상승 2.9218:03 09/27
  • 코스닥 : 698.11상승 5.7418:03 09/27
  • 원달러 : 1421.50하락 9.818:03 09/27
  • 두바이유 : 84.89하락 3.9318:03 09/27
  • 금 : 1636.20상승 2.818:03 09/27
  • [머니S포토] 헌재 검수완박 위헌여부 공개변론 참석한 野 박범계·김남국
  • [머니S포토] 볼보자동차코리아, '신형 S60·V60 크로스컨트리' 출시
  • [머니S포토] 금융당국 '중기·소상공인 대출 만기 3년 연장' 지원
  • [머니S포토] 산은, 대우조선 2조에 한화로 매각
  • [머니S포토] 헌재 검수완박 위헌여부 공개변론 참석한 野 박범계·김남국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