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원을 아시나요… 프로게이머 열풍에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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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가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PC방 열풍이 불었다. 전국에 퍼진 PC방 문화가 지역대회로, 전국대회로 발전하면서 e스포츠가 탄생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등에 업은 e스포츠는 게임의 형태를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발전시켰다.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 10만명의 관중이 운집한 사건은 당시 e스포츠 열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13년이 흐른 지금, 전세계 곳곳에서 수천만명의 팬들이 게임 경기를 시청한다. 머니S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은 e스포츠의 세계를 파헤쳤다.<편집자주>


[e스포츠 홀릭] ⑥ 변화하는 e스포츠 교육시장… "게임도 배워야 잘하죠"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프로게이머는 이미 청소년 사이에서 건물주, 법조인 못지않게 장래희망 상위권에 오른지 오래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가치관이 퍼지면서 연예인이나 BJ처럼 직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취재 중 만난 프로게이머 지망생 김모군(18·남)은 "부모님은 아직 프로게이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프로게이머를 하나의 스포츠 직업으로 본다"면서 "올해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학원에서 게임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시범경기로 채택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를 정식종목으로 승격시키겠다고 공식화했다.

이처럼 최근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오락의 한 종류로만 바라봤던 e스포츠를 보통의 스포츠종목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교육 생태계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프로게이머 준비? 최적 시기는 '중학생'

SGA서울게임아카데미 정문. /사진=SGA 제공
SGA서울게임아카데미 정문. /사진=SGA 제공

최근 프로게이머 지망생 사이에서 '게임을 가르치는 학원'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론부터 실전까지 체계적으로 배워야 조금이라도 프로게이머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GA서울게임아카데미 e스포츠학과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3종목(리그오브레전드·오버워치·배틀그라운드)의 교육을 받고 있다. 해당 학원은 2011년 게임 개발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육업체로, 지난해 1월부터 중부교육청의 인가를 받아 e스포츠학과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태희 SGA서울게임아카데미 부원장. /사진=SGA 제공
한태희 SGA서울게임아카데미 부원장. /사진=SGA 제공

한태희 SGA서울게임아카데미 부원장은 "최근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학원을 찾아오는 학생이 엄청 늘었다"면서 "수강생 90% 이상이 중·고등학생으로 아무래도 이번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게이머를 준비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중학생(만 13~15세) 때인데 이 시기에는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다가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바꿔도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며 "실제로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다가 (게임 기획에 흥미가 생기면서) 게임개발자 교육과정으로 진로를 바꾼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2017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e스포츠에 종사하는 총 인원은 감독 및 코치 등 스태프 70명, 프로선수 167명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인원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프로게이머가 되기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게임개발 분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아람 SGA 서울게임아카데미 프로게이머 전임교수는 "(프로게이머는) 본인의 성장여부에 따라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지만 이른 나이에 시작하면 차후에 진로를 바꾸는 것에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프로게이머 준비 과정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게임산업군에 종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 10명 중 8명, 긍정적?

게임학원 게임코치의 프로게이머 교육. /사진=류은혁 기자
게임학원 게임코치의 프로게이머 교육. /사진=류은혁 기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게임학원 '게임코치'에서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을 배우는 학생들 사이에 전문용어가 섞인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등 게임을 바라보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지난해 6월 정식 학원 인가를 받은 게임코치는 e스포츠 선수 준비반을 개설해 프로게이머를 양성하고 있다. 인가 당시만 해도 20명 남짓이던 수강생이 1년 만에 130여명으로 늘어났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교육을 받는 한 남학생은 "혼자 했을 때보다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니까 게임실력이 늘었다"면서 "(대회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니까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부모님도 지금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게임학원 게임코치의 프로게이머 교육. /사진=게임코치 제공
게임학원 게임코치의 프로게이머 교육. /사진=게임코치 제공

이승훈 게임코치 원장은 "지난해까지 학원에서 상담받은 부모 10명 가운데 절반은 프로게이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10명 중 8명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보통 고등학생보단 중학생 자녀를 둔 (젊었을 때 PC게임을 접해본) 부모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e스포츠 분야에서도 영어의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데뷔시키는 것도 방법이지만 해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영어수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프로게이머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프로게이머들의 평균 연봉은 2016년 기준 6406만원에서 지난해 9770만원으로 52.5% 증가했다. 특히 SKTT1 소속의 리그오브레전드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연봉이 30억원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전문직처럼 각광받고 있다.

◆오락 vs 스포츠, 당신의 생각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e스포츠 등 게임에 대한 각종 부정적 인식이 조금씩 엷어지고 있지만 스포츠로서 자리잡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에 관련업계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철학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대행은 "여전히 e스포츠가 스포츠에 포함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다"면서 "다만 현재 e스포츠의 올림픽 종목화를 위한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이고 이런 움직임만으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e스포츠는 젊은 세대에겐 주류문화이고, 디지털시대에 가장 자연스러운 여가문화로 자리잡았다"며 "기성세대들이 이를 얼마나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도 "정식 체육종목으로서의 e스포츠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e스포츠가 정식 체육종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게 사실이고, 민간 게임기업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e스포츠 홀릭] 시리즈
① "넌 게임하니? 난 눈으로 봐"
② 게임만 하는 아들, 혼내지 마세요
③ 게임개발사 먹어치우는 '차이나머니'
④ 한국인은 언제부터 게임을 잘했나

⑤ "롤 보러 한국 왔어요"
 

류은혁
류은혁 ehryu@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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