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강성 노조… 진에어 ‘산 넘었더니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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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진에어
/사진=진에어

면허취소 위기를 극적으로 넘어선 진에어. 큰 고비가 한차례 지나갔지만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설립된 노동조합과 어떻게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느냐가 문제다. 지난 7월 말 공식 출범한 진에어 노조는 최근 회사에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등 강공을 편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현아, 조현민, 조원태 등 총수일가 전원이 항공사업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에어 노조는 지난 4월 갑질논란 이후 소강상태에 빠진 총수일가 퇴진론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본격적인 노조 활동의 일환으로 2018년 임금협상의 필요성까지 제기해 당분간 노사간의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일가 퇴진론 재점화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17일 진에어의 면허취소 검토를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직접고용인원 1900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상황에서 면허취소를 강행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국토부의 발표가 난 뒤 진에어 노조는 즉각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무책임한 총수일가는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진에어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에어의 경영일선에 있는 인물은 조 회장이다.

지난 3월 책임경영을 이유로 진에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던 조 회장은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갑질논란이 불거지자 2달여 만인 지난 5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물론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놨지만 사내이사로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현 경영진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주식회사를 자기 회사인 것처럼 행동하는 오너일가가 문제”라며 “(진에어) 의사결정이 오너일가의 지시를 받아서 내려오기 때문에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대표도 직급은 아직 전무다. 사장 권한을 줘야 한다”며 “타 경쟁사들은 대표가 전결권을 갖고 있어 치열한 국내 저비용항공(LCC)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에어의 수장인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의 경우 직책은 대표지만 직급은 전무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전문경영인 CEO의 직급이 대부분 사장인 것과 비교된다.


박 위원장은 대한항공 등에서 도와주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간섭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여기에 갑질까지 한 만큼 이제 총수일가는 대주주로만 남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 회장은) 한진칼 주주로서 이사회에서 큰 의결권만 행사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승객 불만 하나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어 (직원들이) 불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제기한 오너일가의 지나친 간섭, 조 회장의 직원 서비스 관련 지적은 항공업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조 회장은 최근 대한항공 사내 인트라넷에서 직원과실로 벌어진 일을 확인하고 직원월급으로 고객손실을 보상한 뒤 보고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됐다. 실제 해당 직원은 사비로 이를 충당했다.

집회에 나선 진에어 직원들.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집회에 나선 진에어 직원들.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쉽지 않을 임금협상 줄다리기

진에어 노조는 총수일가 퇴진 외에도 임금협상 등을 통해 회사와 대립각을 세울 예정이다. 노조는 설립 한달여 만에 2018년 임금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총수일가 퇴진과 함께 직원들의 근무여건 등도 확실히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지난 8월1일 ‘진에어 직원 생존을 위한 대국민 호소대회’에서 노조는 면허취소 위기를 막아 직원 일자리를 사수한 뒤 임금 및 단체협상 등 노조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등 이뤄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노조를 설립한 올해부터 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할일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진에어는 그동안 별도 노조가 없었기 때문에 임금 관련 교섭이 낯설다. 특히 진에어 노조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사측과 교섭을 원활하게 진행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사례만 봐도 협상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강성으로 일관하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년과 2016년 임금협상을 3년여간 끌었고 부분파업, 1인 시위, 배너 투쟁 등으로 회사와 대립했다.

일각에서는 진에어 노조의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임금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 노조가 면허취소 관련 집회에서 보여준 모습만 보고 속단할 수 없지만 최근 발표한 성명서 등을 보면 회사에 친화적이진 않다”며 “국토부가 진에어 면허취소 의사를 철회한 당일 일련의 책임을 국토부에 물어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것만 봐도 충분히 공격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5호(2018년 8월29일~9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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