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화장실 청소하래요"… 다시 취준생된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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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울리는 '카톡', 수당 없는 야근…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1 중견기업에 취직한 신입사원 남모씨(28·남)는 최근 이직을 결심했다. 잦은 야근과 퇴근 후 상사들의 ‘카톡압박’이 그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특채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서 사측은 휴가기간이던 남씨를 타부서로 인사 발령을 냈다. 다행히 상사에게 거부의사를 밝혀 팀에 남았지만 이번 일로 그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다. 남씨는 “사회의 무서움을 제대로 느꼈다. TV에서만 보던 불합리한 인사이동의 대상이 내가 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2 강씨(27·여)는 지난달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첫 직장에서 인턴생활을 한 그는 그 회사에서 입사제안을 받았지만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라는 말에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강씨는 1년여간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자신이 원하는 공기업에 합격했다. 강씨는 “첫 직장은 일도 적성에 맞았고 사람들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계약직으로 들어가더라도 정규직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고 이미 회사에 너무 많은 계약직들이 있어서 내 차례가 너무 늦을 거 같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10.7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첫 일자리를 그만둔 임금근로자는 62.8%이고 일자리를 그만둔 경우 평균 근속기간은 1년2개월로 집계됐다. 그만둔 사유는 보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가장 높았다.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취업을 준비해 들어간 회사를 60%가 넘는 직장인이 1년만에 그만두는 셈이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요즘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이직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업무 특성상 개인 사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야근./사진=뉴스1
야근./사진=뉴스1

◆“야근해도 수당 안 나와… 쉬는 날이면 카톡 울려”

“기본적으로 밤 9시 정도에 퇴근합니다. 심한 날은 새벽 2시까지 야근한 적도 있죠. 그런데 저희는 포괄임금제라 야근수당이 없어요.”

올 초 국내의 한 중견기업에 입사한 이모씨(27·남)는 부당한 야근문화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가 말하는 ‘포괄임금제’는 계산상 편의를 위해 연장·야간 근로 등 예정된 시간 외 근로시간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제도다. 노동자 입장에서 실제로 일한 근무시간대로 수당을 받는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수당만 받기 때문에 '공짜 야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머니투데이 이지혜 디자이너
사진=머니투데이 이지혜 디자이너

이씨는 “야근을 하더라도 한만큼 돈이라도 주면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니 퇴근시간만 되면 스트레스 받는다.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어 야근이나 특근을 안하는 날에는 상사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와서 일해라’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고 울분을 토했다. 입사한 지 8개월가량 지난 그는 경력을 쌓아 연봉이 줄어도 복지가 좋은 공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취업포탈 잡코리아가 지난달 발표한 ‘야근실태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일주일 평균 야근 일수는 2.8일로 나타났다. 또 야근수당 지급은 공기업 직장인의 경우 41.7%, 대기업은 38.3%, 중소기업은 27.5%만이 야근수당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 포괄임금제 도입 사업장을 대상으로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전문가, 노·사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사가 화장실 청소하래요"… 다시 취준생된 A씨

◆"업무 대신 청소시켜"…직장 스트레스→ 퇴사·이직준비 

올 초 제2금융권에 입사해 A지점에 배정받은 민모씨(27·남). 그는 근무지를 배정받은 지 얼마 안돼 상사가 사무실과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에는 청소용역을 두지 않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민씨는 “상사가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열심히 해서 들어왔는데 아침부터 금융업무가 아닌 청소하는 걸 견딜 수가 없어 석달 만에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힘겹게 취업문을 뚫은 민씨는 다시 취업전선으로 내몰렸다. 2015년의 그때처럼 민씨는 낮에는 취업준비, 밤에는 편의점에서 알바하며 합격 문자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민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잡코리아가 최근 남녀 직장인 16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직활동을 했나’라는 질문에 1038명(63.7%)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직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56.1%가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꼽았다. 팀원 간 팀워크 및 유대감 부족(22.9%)도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직장 내 스트레스 해결을 위해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지원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프로그램 이용자 중 절반이 넘는(54.1%) 근로자가 직장분야(직무스트레스, 조직 내 관계갈등, 업무과다)로 상담을 요구했다.

EAP협회 관계자는 “직장인 상담은 주제에 따라 다른데 요즘은 대인관계 문제로 상담하는 이들이 많다. 이 경우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 하는지 파악한 후 우선 현재 회사에서 대인관계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며 “그럼에도 이직을 원한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기업은 어디인지, 새롭게 갈 곳에서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근로자와)함께 고민한다”고 전했다.

 

심혁주
심혁주 simhj0930@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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