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회장 욕설 파문, 전조 무시한 ‘오만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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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존재한다. 이른바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이는 재해나 재난에만 통용되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 차원은 물론, 개인적 위기나 실패에도 적용된다.

최근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의 욕설·막말 파문과 이로 인한 경영 퇴진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윤 회장이 지주사 대웅과 사업사 대웅제약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지난 5년간 수많은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앞서 관련 의혹이 제기될 당시 대웅제약 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결국 얼마지 나지 않아 대웅제약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이번 사태의 전조를 외면하고 덮어온 윤 회장은 자신이 한 행동에 발목이 잡혀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임직원 대상 상습적 욕설·폭언 논란 확산

지난 27일 YTN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습적으로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미친 XX네 이거” “너 XX처럼 아무나 뽑아서 그래, 병X X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심지어 윤 회장은 공식석상에서도 직원에게 “말끝마다 이 XX, 저 XX, 그러다가 병X XX, 쓰레기 XX, 잡X, 미친X, 정신병자” “살인 충동을 느끼게 하는 XX, 여기서 뛰어내려라, 한번 더 그러면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린다”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대웅제약 출신 인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100여명이 회사를 그만뒀는데 업무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굴욕감을 주는 윤 회장의 폭언을 견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6년에는 오랜 기간 대웅제약에서 일한 임원급 직원들이 대거 퇴사했다. 27년간 대관과 홍보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주모 상무(현 전무)는 대웅제약과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던 메디톡스로 이적했다.

또한 대웅제약에서 25년을 근무한 박모 재무담당 전무는 서울제약 부사장으로 이직했다. 서울제약에는 박모 부회장, 이모 부사장, 안모 상무 등 대웅제약 출신 임직원 1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 JW중외제약 상무는 대웅제약에서 27년간 법무·영업업무를 담당하다 2016년 말 이직했으며 백승호 JW신약 대표도 대웅제약 출신이다. 또 이정진 종근당바이오 대표를 포함해 다수 R&D인력이 대웅제약을 거쳐 종근당에 몸담고 있다.

이외에도 부장급 이하 실무를 담당했던 대웅제약 출신 인사 다수가 경쟁사로 이직해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몇년 전부터 대웅제약에 이상 조짐이 있었고 윤 회장의 행보와 관련한 뒷말이 무성했지만 보도전문채널 YTN이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하기 전까지 이 사안은 쉬쉬하고 넘어갔다.

뒤늦게 파문이 커지자 윤 회장은 지난 27일 홍보팀을 통해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과 회사 발전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오늘부로 대웅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 대웅제약 등기임원 직위를 모두 사임했다”며 “대웅제약과 지주사인 대웅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고 제 자신을 바꿔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회장이 관련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주말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도피성 출국 아니냐는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사진=대웅제약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사진=대웅제약
◆경영일선 퇴진 실효성 미지수

일각에선 윤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대웅그룹 지주사 대웅의 최대주주(지분 11.61%)다. 또한 디엔컴퍼니·블루넷 등 다수 기업의 최대주주로 대웅의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형제들 중 대웅제약 경영에 참여하는 이가 없어 여전히 윤 회장의 대웅제약에 대한 영향력은 막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승호·윤재춘 대표는 사실상 윤 회장이 임명한 전문경영인들이다. 그의 지분율 등을 감안하면 지금은 소나기를 피해 잠시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실제 업무와 관련한 보고는 장소와 상관없이 어디서든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언젠가는 공식적인 경영 복귀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 회장 관련 논란은 오래전 일로 알고 있다”며 “이미 모든 직을 내려놓고 사퇴했기 때문에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거쳐 1995년까지 검사로 재직하다 같은 해 대웅제약 부사장으로 취임해 승승장구한 윤 회장의 화려한 이력에 감춰진 이면은 이번에 확실히 세간에 각인됐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대웅제약 임직원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알 수 없지만 무너진 신뢰와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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