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진압 강행한 지휘부 책임… '강호순 물타기'도 확인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유남영 경찰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장./사진=뉴스1
유남영 경찰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장./사진=뉴스1

2009년 서울 용산재개발사업 관련 시위진압 과정에서 철거민과 경찰특공대원이 사망한 '용삼참사'는 안전조치가 부실한 상태에서 무리한 진압을 지시한 당시 경찰 지휘부에 책임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경찰공권력 행사가 정당하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경찰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파악,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유사사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2월부터 용산참사 관련 진상조사를 벌인 진상조사위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진압작전 계획과 달리 실제 용산 철거시위 현장에는 100톤 크레인 1대, 소방차 2대만 있었고 에어매트와 고가사다리차, 화학소방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당시 참고했던 2005년 오산세교지구 망루농성진압작전에서 소방차 23대가 배치됐던 점과 비교하면 안전장치가 미흡했다는 게 진상조사위의 판단이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경찰은 용산 현장진입 때 망루진입 방법, 망루구조 분석, 화재발생 등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다"며 "진압작전계획에 명시됐던 사전 예행연습을 할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지휘부는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경찰특공대 제대장의 건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특공대 제대장이 "대형크레인이 없고 작은 크레인 1대만 있다"며 "작전이 불가능하니 연기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당시 서울청 경비계장은 "겁 먹어서 못 올라가는 거냐. 밑에서 물포로 쏘면 될 것 아니냐"며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휘부가 진입명령을 내린 뒤 경찰특공대가 남일당빌딩 옥상에 진입(제1차 진입)하자 농성자들이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저항을 하는 과정에서 제1차 화재가 발생하고, 컨테이너가 망루와 부딪혀 망루 내부가 무너졌다. 망루에 있던 신나 등 유류물이 흘러내려 나오자 경찰특공대원은 일단 망루에서 철수했지만 경찰특공대원과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나 작전의 일시중단명령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특공대가 2차로 진입한 후 제2차 화재가 일어났고 그 결과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제1차 진입 후 망루 안에 인화성이 강한 '유증기'가 가득 찼고 경찰특공대에 배정된 소화기가 상당 부분 소진됐지만 2차 진입 때 소화기를 보충·교체하지 않고서 급하게 다시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강로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시위대가 옥상에 설치한 망루가 불에 탔다./사진=뉴시스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강로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시위대가 옥상에 설치한 망루가 불에 탔다./사진=뉴시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당시 서울청장(내정자)은 휴대폰과 청장실 옆 상황대책실을 통해 총 6번의 보고를 받았다"며 "상황 변화를 무시하고 망루 제2차 진입을 강행한다는 것은 경찰특공대원들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작전수행"이라고 덧붙였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사고 이후에도 경찰공권력 행사가 정당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성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전국 사이버수사요원 900명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의 여론을 분석하고 게시글에 대해 1일 5건 이상의 반박글을 올리라는 '경찰청장 내정자 지시사항' 문건도 확인됐다. 진상조사위가 확보한 내부문건에 따르면 2009년 1월24일 기준으로 인터넷 게시물 및 댓글이 약 740건, 여론조사와 투표 참여 약 590건이 이뤄졌다.

또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화재의 파장을 막기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강호순이 검거된 이후 다수 언론에서 강호순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는 등 관행과 다른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강영신
강영신 lebenskunst@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영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153.32상승 31.2118:01 05/14
  • 코스닥 : 966.72상승 14.9518:01 05/14
  • 원달러 : 1128.60하락 0.718:01 05/14
  • 두바이유 : 68.71상승 1.6618:01 05/14
  • 금 : 66.56상승 1.0218:01 05/14
  • [머니S포토] 경총 예방 문승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제조강국 위상 다질 것"
  • [머니S포토] 김부겸 총리 '안심하고 백신 접종 하세요'
  • [머니S포토] 취임식서 박수치는 김부겸 신임 총리
  • [머니S포토] 총리 인준 강행 규탄항의서 전달하는 국민의힘
  • [머니S포토] 경총 예방 문승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제조강국 위상 다질 것"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