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 관통한 '시진핑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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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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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게임산업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당국은 체제정비와 건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질적 이유는 ‘감시’와 ‘기강확립’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정부는 외자판호(외국 업체 게임허가권)뿐 아니라 내자판호까지 금지하면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판호발급 재개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판호발급을 기다리던 한국 게임업계도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한한령(중국 내 한류금지령)을 넘어 거대한 수출장벽에 가로막힌 셈이다. 북미·유럽지역과 아시아 등 주변국가 투자비중을 높였지만 연간 275억달러(약 31조200억)에 달하는 전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을 포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려가 현실로… 판호 문 닫혀

지난해까지 중국정부는 게임산업에 대해 별도의 통제를 가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헌법을 개정하며 태도를 바꿨다. 국무원 조직을 개편하면서 체제 정비를 이유로 국내외 판호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게임산업을 관장하던 광전총국을 4개 부서로 분리하고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속 국가신문출판서로 업무를 이관했다.

중국 내 인터넷콘텐츠 검열을 담당하는 중앙인터넷안정정보화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좡룽원 국가신문출판서 서장을 임명하면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한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최근 중국 교육부 등 8개부처가 공동발표한 ‘청소년 근시예방 종합방안’도 이런 조치의 연장선상이다. 이번 정책에 따라 교육목적이 아닌 모바일게임 사용시간을 최대 2시간 이하로 제한하며 밤 9시 이후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한다. 청소년 근시 원인을 게임으로 규정하고 원천 봉쇄에 나선 것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근시 예방책은 대외적 눈가림일 뿐 사실상 게임총량을 줄여 관련 산업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중국정부가 온라인게임에 특별세까지 부과하겠다며 철퇴를 들었기 때문에 판호 발급은 꿈도 꾸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사상통제에 텐센트도 혼쭐

중국정부가 게임산업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정책과 맞물려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한 제3차 전체회의 개헌안을 통해 주석 3연임 금지조항을 폐지하고 헌법에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추가했다.

시 주석은 집권 2기를 맞아 ‘전세계를 호령하던 과거의 중국을 되찾는다’는 ‘중국몽’ 사상을 주창했다. 그러나 퇴행적 민주주의와 사상통제에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히며 곳곳에서 강한 반감을 샀다. 시 주석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는가 하면 사상통제를 거부한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사직성명을 발표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중굮정부는 이때부터 게임의 폭력성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청소년부터 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편했다. 채팅을 통한 부정적 여론의 확산을 막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통제를 강화할 목적이다.

몬스터헌터: 월드. /사진=캡콤 홈페이지
몬스터헌터: 월드. /사진=캡콤 홈페이지
특히 전세계 게임업계를 쥐락펴락하는 텐센트에 직접 제재를 가하면서 ‘언제든 목줄을 죌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였다. 지난달 텐센트의 게임플랫폼 위게임에서 유통한 ‘몬스터헌터: 월드’ PC판을 출시 5일 만에 서비스를 중단시키는가 하면 소셜포커게임 ‘톈톈더저우’의 서버도 폐쇄했다. 텐센트 측은 투자로 인한 조치라며 제재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현지 게임업계는 강력한 규제로 보고 있다.

텐센트가 중국내 인기게임 ‘왕자영요(한국 서비스명 펜타스톰)’에 실명 인증제를 도입한 일이 결정적이었다. 청소년 근시예방 종합방안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공안당국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실명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 입장에서 볼 때 몬스터헌터: 월드와 왕자영요는 폭력성이 짙고 톈톈더저우의 경우 장르 특성상 많은 사람이 모이기 좋은 환경이다.

◆중국규제로 불거진 풍선효과

중국 내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게임업계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판호발급을 기다리는 대형업체뿐 아니라 산업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게임들의 수익감소가 우려된다.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의 경우 중국정부가 우려하는 폭력성으로 인해 직접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네오플과 스마일게이트의 매출 90%가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면 매출감소로 이어진다.

왕이되는자. /사진=추앙쿨엔터테인먼트
왕이되는자. /사진=추앙쿨엔터테인먼트
규제에 막힌 중국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한국시장은 별도 제재가 없고 1인당 매출과 콘텐츠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중국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다.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앱 마켓에 출시된 중국게임은 136개로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X.D. 글로벌과 추앙쿨엔터테인먼트가 별도법인 없이 한국에서 높은 매출을 올렸고 텐센트가 기업 지분투자로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시장잠식이 우려된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판호발급을 통한 중국시장 진출보다 시급한 문제는 국내 게임시장의 위축”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중국 내부규제가 한국 게임산업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별 자구책과 정부차원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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