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증권사, ‘하반기 보릿고개’ 어떻게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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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사진=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 사진=뉴시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으로 인해 200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내는 성과를 거뒀다. 대형 증권사 5곳의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38%에 달했다.

하지만 7월 이후 거래대금의 대폭 축소로 인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IB) 부문에 집중, 부족한 브로커리지 수익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최대 실적…하반기 ‘고비’

올 상반기 대형 증권사 5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23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7.5% 증가했다. 삼성증권이 1080억원(증가율 90.6%)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이어 미래에셋대우(1211억원, 61.6%), KB증권(648억원, 57.7%), 한국투자증권(303억원, 11.4%), NH투자증권(123억원, 6.0%) 순이었다.

상반기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증시 호황이다. 올 1~6월 전체 주식 거래대금은 일평균 13조8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급증했다. 바이오주, 남북경협주 등 테마주 이슈로 인해 주식거래가 늘면서 증권사들이 얻는 수수료이익이 급증했다.

IB 부문 사업 확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미래에셋대우는 카페24 IPO를 비롯해 쌍용양회, ING생명 등 1조원 이상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주선했다.

삼성증권은 강점인 자산관리(WM)와 IB간 협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체결한 IPO 주관 계약 55건 가운데 29건(52.7%)을 WM본부의 법인영업을 통해 성과를 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강점인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이 26.5% 감소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증시 호황 덕분에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 증권업계 실적은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7월 이후 글로벌 경기가 급변해 국내 주식시장이 얼어붙은 이유가 크다. 지난 4월 말 2515.38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8월 말 2307.35로 8.3% 하락했고 7~8월 기간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8조8600억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36.0%나 감소했다.

증시 부진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 부진,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 미국 금리인상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대폭 늘린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부진으로 인해 상황이 좋지 못하다.

조승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고객 예탁금이 빠르게 감소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채권이나 부동산, 해외주식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6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유지하던 증권업종 실적은 3분기 들어 한 풀 꺾이는 모습”이라며 “브로커리지와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 수익은 40%가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빅5 증권사, ‘하반기 보릿고개’ 어떻게 넘을까
IB 강화로 증시부진 극복

증권업계는 IB 부문 강화를 통해 증시 부진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기업공개(IPO), 부동산금융, 회사채 시장 확대 등을 중심으로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IPO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만회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JTB네트워크, 한화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싸이버로지텍 등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사 MD픽쳐스의 IPO를 주관한다. 연내 상장 여부가 미지수지만 IPO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 주관사 및 상장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의 주관사로도 선정됐다.

삼성증권은 WM-IB 협업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 리테일에 국한됐던 WM사업을 기업과 연계해 타깃층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근 투자자가 급증하는 해외주식 부문 강화를 위해 현지 대표 증권사와 제휴를 통해 거래편의성을 높이는 등의 전략도 추진 중이다.

삼성증권은 고액자산가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WM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은 10만7000명으로 3월 말보다 7% 증가했다. 올 초 우리사주 배당사고 사태로 인해 지난 7월 신규 위탁매매의 6개월 업무정지를 받았지만 매출의 0.18%에 불과해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WM-IB 협업을 통해 WM에 치중됐던 사업의 다각화 및 IPO 기회 확대 등의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4조원대의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시장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느는 추세다. 회사채 부문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쟁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의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발행어음 판매 후 지난 6월 말까지 2조7400억원을 판매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개시 후 1조원 이상 판매해 연말 목표(1조5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회사채 시장 실적이 우수하고 IPO·부동산금융에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일부 변수가 있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정길원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거래 및 채권을 비롯한 상품운용 등의 성과가 부진을 일부 상쇄하고 상반기 미리 반영한 비용 등이 환입될 여지가 있다”며 “브로커리지 및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에 따른 수익 의존도가 낮고 다각화가 진전된 대형사의 실적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우진
장우진 jwj17@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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