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물결 몰고온 '금융 메기', 기사회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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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흔들린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워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막상 서비스를 시행하니 자본하락에 건전성까지 떨어져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케이뱅크의 건전성 하락이 지속되면 감독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에 새바람을 일으킨 '금융메기' 케이뱅크가 추락할 위기다.

◆잇따른 대출중단, 자산건전성 하락

케이뱅크는 지난 6월 이후 신용대출 상품 판매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직장인K 신용대출’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했다. 상품별로 취급 한도를 설정하고 월별 단위로 소진이 예상되면 판매를 중단하는 쿼터제를 도입해서다. 자본이 생기면 대출을 재개했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중단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사진=임한별 기자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사진=임한별 기자
문제는 대출을 판매할 실탄 부족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차로 1500억원을 유상증자한 데 이어 지난 8월 2차로 1500억원을 확충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주주가 불참해 300억원을 증자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 카카오뱅크가 올해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1조3000억원까지 늘린 것과 비교된다.

그 사이에 총자산 대비 대손상각비를 나타내는 대손비용율은 상승했다. 올 2분기 케이뱅크의 대손비용률은 0.6%로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손비용율 상승은 은행의 건전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대출 연체율 역시 올랐다. 지난 2분기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44%로 전분기보다 0.27%포인트 올랐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 연체율인 0.2~0.3%과 비교해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10.71%까지 떨어져 위험수준에 근접했다. BIS비율은 9개월 만에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은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8%로 떨어지면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내린다. 건전성 하락이 심화되면 적기시정조치 전에 경영개선을 위한 확약서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대출상품 판매 중단과 건전성 하락 수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자기자본비율이 8%로 떨어지기 전에 자체개선 확약서를 요구하는 등 필요 시 감독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20일 본 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통과시켰다.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최대 34%까지 늘리는 게 골자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 한도를 4%로 제한했다.

앞으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케이뱅크도 자본 여력이 생긴다. 우리은행, DGB캐피탈을 제외한 KT 등 산업자본이 케이뱅크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것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예정인 1200억원 유상증자에 산업자본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달 중 증자가 이뤄지면 정상적인 대출 판매를 지속하고 연체율도 잡을 수 있다”며 “은산분리 완화 후 자본을 확충해 건전성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경쟁력 떨어져… 차별화 의문


은산분리 완화로 한 숨 돌렸지만 지속경영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물음표다. 법안 통과로 실탄은 확보하겠으나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케이뱅크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앱투앱 결제, 신용카드 등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사업 구상은 지난해 4월 출범 당시부터 시작했으나 자본확층 능력이 부족한 탓에 전부 시행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통합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신한은행은 6개 앱으로 분산됐던 금융거래를 '쏠(SOL)'로 통합했고 KEB하나은행은 3개 앱을 '1Q 뱅크'로 묶었다. KB국민은행은 전면 개편한 '리브(Liiv)'를, 우리은행은 '위비톡'을 내놨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과 핀테크업체간 협업도 이뤄졌다. 최근 IBK기업은행은 티몬에 이어 카카오페이에도 모바일 지점을 개설했다. SC제일은행은 페이코 비대면제휴계좌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터넷은행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던 중금리대출시장도 시중은행이 영업을 확대했다. 시중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활용해 대출을 판매한다. 자체상품의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1개에서 많게는 2개까지 사잇돌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이 꺼렸던 공인인증서 폐지도 은행연합회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뱅크사인’을 내놓으면서 대책이 마련됐다. 인터넷은행이 금융거래 편의성은 높였지만 생존을 위한 핵심 사업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은행권과 사업모델을 차별화하지 않고 신용등급 우수 고객층을 겨냥해 단순 가격경쟁에 집중하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금이 갈 수 있다.

해외 인터넷은행도 초기에 고금리를 내세워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가 고위험 자산 비중이 늘어 부실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케이뱅크 운영이 안정화되려면 자본력을 갖춘 산업주주와 금융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는 은행 주주의 공동 운영이 요구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출신인 윤호영 대표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인 이용우 대표 공동체제를 유지하는 반면 케이뱅크는 KT이엔지코어 출신인 심성훈 대표가 은행장을 맡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과 산업자본의 공동경영 체제를 택한 카카오뱅크는 정상궤도에 진입한 반면 케이뱅크는 산업자본 출신의 은행장이 단독 경영하다가 위기에 봉착했다”며 “케이뱅크의 경영난이 비단 은산분리 때문인지, 은행업을 모르는 산업자본이 사업모델을 못 찾은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0호(2018년 10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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