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블록체인 서울 2018']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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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서울 2018 행사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DB
블록체인산업의 영토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시작한 1세대 암호화폐를 넘어 디앱 등 기술진화를 이룬 2세대 블록체인이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생활에 접목한 3세대 블록체인기술도 곧 상용화될 전망이다.

3세대 블록체인시대의 핵심키워드는 공존과 협력이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블록체인 플랫폼과 서비스가 만들어지면서 대규모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간 서비스교류도 활발해졌다. 유럽연합(EU) 소속 22개국이 블록체인기술 개발과 정책개선을 위한 연합체를 꾸린 데 이어 한국·에스토니아·스위스·싱가포르·홍콩·리투아니아·몰타·바하마 등 8개 국가가 산업발전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생활로 스며든 블록체인… 산업군 확장

지금까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실체가 없는 미지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게임, 금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된다.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이 지난 17~19일 개최한 <블록체인 서울 2018>은 생활로 스며든 블록체인의 변화된 트렌드를 확인시켜줬다. 이더리움 지갑을 만드는 체험존을 필두로 게임, 차량공유, 금융, 미디어, 마케팅, 암호화폐, 1인방송까지 다양한 분야를 간접 경험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이벤트를 통해 토큰으로 된 보상을 지급했다. 게임을 하거나 뉴스를 읽고 일정시간을 채우면 업체가 배포한 디지털토큰을 받아 지갑에 저장하는 구조다. 싸이월드는 포스팅, 좋아요, 댓글 등 사용자의 활동이 쌓이면 암호화폐 ‘클링’을 제공하고 거래소를 통한 환전 및 채굴기능을 지원한다.

라임코인이 블록체인 서울 2018 현장에서 룰렛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블록체인업계가 보상정책을 도입한 이유는 뭘까. 하루에 1000명 이상의 활성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이 없는 만큼 일반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게 시장확대의 기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업육성 초기인 현재는 디지털토큰을 배포하는 보상정책과 산업영역을 묶어 하나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움직인다.

블록체인산업이 실생활에 스며들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된다. 이미 관련 기술과 산업이 자리잡은 주요국에서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 취업 기회가 확대됐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블록체인, 비트코인, 암호화폐를 언급한 구인 게시글이 2015년 대비 621% 증가했다.

최근 몇년 새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블록체인 개발자, 채굴기술자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올랐고 관련 업종 내 영업직, 기자, 트레이더, 컨설턴트 등 전문직군이 생겼다. 보험, 금융, 재무·회계, 게임개발 및 유통, 은행, 가전, 차량공유, e커머스까지 다양하다.

국내 공공서비스 적용사례도 급격히 늘었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 기반의 지역화폐가 경기도 성남시와 서울 노원구에서 발행됐고 원격진료 등 의료서비스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개발, 테크니션, 컨설팅, 마케팅,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군의 일자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정경제부 장관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접목할 수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접점을 만들다 보면 관련 기술이 산업영역 전반으로 확대되고 정치, 외교, 사회, 문화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주요국, 성장비결은?

블록체인 서울 2018에 모인 블록체인 주요국 주무부처 및 단체장들은 하나같이 ‘자율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을 형성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과 끊임없이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발전한다는 의견이다.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장은 정부와 협의를 통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가 나서서 시장을 형성하고 정부와의 협상테이블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 및 민간·정부와의 소통창구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정경제부 장관이 블록체인 서울 2018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블록체인 서울 조직위원회
리투아니아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블록체인산업을 주도하는 빌리우스 사포카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리투아니아는 블록체인을 혁신분야에 포함시켜 관련 산업과의 연계점을 찾고 있다. 단순히 블록체인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엔지니어링, 바이오 등 관련 산업의 혁신밸리를 만들어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블록체인과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과 별도교재를 마련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를 통해 리투아니아는 세계 크립토 자본금 규모 3위와 암호화폐 핀테크분야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세실리아 뮐러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협회 위원은 블록체인산업에 대한 정부와 민간업체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민간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산업에 참여하고 규제당국이 합리적인 대응을 통해 산업을 권장하고 있다.

현재 크랩토밸리협회는 스위스 금융감독청과 함께 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ICO)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블록체인산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찾기 위해 은행과 보험상품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다. 고령화사회가 빠르게 진행 중인 사회적 현상에서 착안했다.

세실리아 뮐러 첸 위원은 “업계 차원에서 자율규제안을 먼저 제시해야 정부에 다양한 전략을 요구할 수 있다”며 “ICO에 대한 부작용 및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업계가 나서서 시장원칙을 세워야 블록체인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평가받는 블록체인산업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시장조사업체들은 일제히 블록체인 시장규모가 연평균 최대 120%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김철환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교수는 딜로이트 통계자료를 인용한 결과에서 “올해만 블록체인산업에 4조원의 자금이 유통됐을 만큼 블록체인산업은 나날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며 “세계 모든 국가의 국내총생산량(GDP)을 합친 규모 중 10%가 블록체인에서 발생한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성장요인으로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시스템을 꼽는다. 지불, 송금, 투자, 기부, 환전, 세제혜택, 보안에 이르기까지 중앙집권적 구조를 거치지 않고 실행하는 단계다.

완전한 탈중앙화 거래가 이뤄지려면 1초 미만의 거래시간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블록체인기술로 불가능하지만 기존 방식에 탈중앙화 구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서서히 발전시킬 수 있다. 상용화가 진행되면 중앙집권적 거래소도 필요하지 않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블록체인 서울 2018 현장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록체인 서울 조직위원회
물론 이를 이루기까지는 과제가 산적하다. 시장형성을 통한 시스템 안정화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보안이슈 및 자금세탁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블록체인산업을 정착시킨 주요 국가들도 관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에스토니아는 ICO 기준 정립과 더불어 부정부패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이해당사자 권리구제 방안도 마련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주요 블록체인 육성국가들은 규제당국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규제 혁신모델을 찾아가는 방식을 취한다.

국내 블록체인업계는 주요국에 비해 많은 규제와 차별적인 산업육성정책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구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합동 태스크포스가 ICO를 전면금지한 반면 올 들어서는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도입하는 등 아이러니한 정책 행보를 보였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정부의 정책기조를 비판하며 원칙적 허용 속에 예외적 규정을 두는 샌드박스형 네거티브 규제를 주장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기술은 미래를 이끌어갈 전도유망한 산업이지만 주요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며 “블록체인 서울 2018은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트렌드를 제시하고 규제와 부작용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논의를 마련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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