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하나로 잇기, ‘제재의 벽’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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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남북 철도 공동점검을 위해 방북한 우리 측 대표단이 철로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통일부
지난 7월 남북 철도 공동점검을 위해 방북한 우리 측 대표단이 철로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통일부
[남북경협 기대감 '솔솔'-중] 건설업계 ‘기대반 우려반’

남북 화해분위기가 농익어가면서 경제협력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치솟는다. 정부는 끊어진 경의·경원선 철도 연결을 위해 이달 중 북한 현지조사에 착수하기로 하는 등 사업추진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예정대로 조사를 시작한다면 연내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개최키로 한 평양공동선언 이행의 첫발을 떼는 셈이다.

국내 주요건설사는 정부 움직임을 주시한다. 끊어진 남북철도연결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 수주가 가능해서다. 자체 테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동향파악과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인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있다. UN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 70년 넘게 갈라선 남과 북이 1년여 만에 급속도로 가까워진 만큼 예기치 못한 악재가 터질 경우 언제든 다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상존한다. 남북경협, 건설사에게 호재일까 악재일까.

◆연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첫 삽

“평양공동선언대로 연내 남북이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착공식을 개최하려면 다음달 중 현지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유엔사와 협의하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평양공동선언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이자 사업을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풀이된다.

국제적인 관심도 상당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남북한을 연결하는 철도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그는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연결 구상은 남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철도정비와 확충이 무역 측면에서도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남북한 철도 연결로 아시아와 유럽의 무역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내외의 기대감에 부응하듯 남북 정상은 비공식 한차례를 포함해 올해만 세차례나 정상회담을 갖고 강력한 대화의지를 나타냈다. 지속적인 남북화해 분위기를 도모하고 끊어진 철도와 도로연결로 남북 동반성장의 물꼬를 트겠다는 복안이다.

사업추진은 순조롭다.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식 개최와 현지조사 진행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조짐이다.

주목할 부분은 착공 시기를 정확히 올해 안이라고 못박은 점이다. 그동안 철도·도로 연결에 대한 얘기는 오갔지만 구체적인 시기까지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물자운송·인력이동이 원활하고 지속적인 경협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데 남북이 의견을 모은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단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이 동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 위치한 경의선철도남북출입사무소. /사진=뉴시스 박진희 기자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 위치한 경의선철도남북출입사무소. /사진=뉴시스 박진희 기자
◆TFT 꾸린 건설사, ‘기대 반 우려 반’

연내 남북 간 철도·도로연결 착공식 개최가 가시화되면서 주요 건설사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현대건설은 가장 여유가 넘친다. 따로 TFT를 꾸리진 않았지만 남북사업 경험이 많은 데다 각 사업부별로 실무자들이 남아있어 정부 계획이 구체화되면 언제든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삼성물산은 팀장(상무) 1명과 직원 4명으로 TFT를 꾸리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스터디에 몰두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정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수집 등 기초적인 업무에 치중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따로 TFT를 꾸리지 않았다. 다만 토목사업본부에서 정부의 남북경협계획과 진행상황 등을 주시하며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TFT가 아니라 팀장(상무)과 팀원 등 7명으로 구성된 ‘북방사업지원팀’이라는 정식 조직을 신설했다. 현재는 철도·도로와 관련된 토목사업본부, 발전과 관련된 플랜트사업본부 등 유관 부서와 소통하며 정보수집에 집중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남북경협사업을 맡게 되면 북방사업지원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인프라, 전력 등 주요 사업부 10곳에서 인력을 차출해 TFT를 만들었다. 다만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잡히기 전까지는 동향 파악과 사업계획을 짜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주요 건설사가 발 빠르게 남북경협 관련 팀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끊어진 남북 철도·도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UN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벽이 여전히 높은 것은 걸림돌이다. 최근 북한철도 현대화를 위해 공동조사에 나서려던 남한열차가 UN의 제동에 군사분계선(MDL)을 못 넘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관련 팀을 꾸려도 국제사회의 협조가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우선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이라는 특수성은 여전히 변수가 많아 사업 지연이나 무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북한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발주처지만 리스크도 상당하다”며 “현재 분위기가 좋지만 사업에 참여했다가 남한의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1호(2018년 10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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