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반도체주, 실적은 ‘홈런’ 주가는 ‘땅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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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DB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이 올 3분기 호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데다 4분기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물 만난 반도체 ‘실적 견인차’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75% 늘어난 65조원,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20.44% 증가한 17조500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17조1669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D램과 낸드플래시(NAND)는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75%인 1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스마트폰(IM)을 제외한 전 사업부 실적이 개선됐다”며 “D램, 낸드 출하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D램 ASP(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 출하 증가 효과가 실적성장을 견인했다”며 “낸드 재고가 연초 수준 대비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오는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원대, 6조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은 성수기 진입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더불어 타이트한 수급 지속으로 소폭의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며 “공급과잉이 진행 중인 낸드는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72단 생산증가에 따른 큰 폭의 출하량과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실적발표 징크스에 주가 ‘시들’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잠정실적 발표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562만1236주를 팔아치운 삼성전자의 주가는 3.77% 하락했다.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일마다 주가가 약세를 보였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실적 발표일의 저주’, ‘실적 발표일 징크스’라고 칭한다.

2016년 1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총 11개 분기 동안 잠정실적 발표일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경우는 7번이었다. 2016년부터 잠정실적 발표일에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64%에 달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기준 7만120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달 평균종가(7만7341원) 대비 7.94% 떨어졌다. 또한 최근 한달간(9월7일~10월8일) 투자자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가 1124만7763주, 기관 투자자가 175만2871주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720만4620주를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실적 발표일을 전후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고 영업실적에 대한 해석도 달라 투자자별 매매전략에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투자할 때 외국인과 기관은 실적 발표를 훨씬 앞둔 시점에 선제적인 투자(Forward-Looking)를 하는 반면 개인은 실적 발표일이 얼마 남지 않거나 발표한 후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돼 오른 주가로 인해 정작 실적 발표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먹구름 낀 반도체주, 실적은 ‘홈런’ 주가는 ‘땅볼’

◆모멘텀 잃은 반도체주, 업황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우려가 확산되며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D램과 낸드의 가격하락폭이 확대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주가상승 모멘텀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의 완만한 가격하락이 예상돼 1분기 메모리 ASP를 확인하기 전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며 “시장전망치대로 D램, 낸드 ASP가 하락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이익은 2016년 2분기 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버D램을 제외한 D램 수요를 회복하기에는 아직 가격하락폭이 적고 서버D램 수요증가도 둔화되면서 수급약세가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의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의 가격하락은 이미 3분기에도 영향을 끼쳤던 요소지만 달러가 강세였던 환율 덕분에 영업실적에서 선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4분기부터는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도 달러 강세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수혜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있었던 환율이라는 뒷바람도 4분기에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가격하락에 따른 충격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PC와 서버 업계에서 발생한 악재로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인텔 CPU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해 PC 출하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중국이 애플, 아마존 등에 공급되는 서버를 해킹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4분기 이후 D램 가격의 하락은 예상됐던 것이지만 PC쪽에서 인텔 CPU파동과 서버 쪽에서 슈퍼마이크로의 마더보드 해킹칩 논란이 등장했다”며 “블룸버그에서 거론한 아마존, 애플, 슈퍼마이크로 등은 전면부정하고 있지만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종에 투자할 때는 실적 자체보다 대외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한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만약 실적에 기반한 투자를 하려면 부문별로 고른 실적을 기록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2호(2018년 10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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