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톡] 소금, 일주일간 끊었더니… "금연처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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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김경은 기자, 강영신 기자, 심혁주 기자, 류은혁 기자]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가 삶을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 알고 싶어서 사소하고도 중요한 도전을 시작합니다. 첫번째 도전은 이른바 '없이 살기'. 밀가루, 차량, 쓰레기, 염분 등 우리네 삶에서 한가지씩 떼어내 일주일을 살아봅니다. <편집자주>


[OO 없이 살기] ④ 소금 먹지 않고 일주일 살아보기

/사진=이미지 투데이
/사진=이미지 투데이

"소금, 그까짓 것 한번 안먹어보죠."

'없이 살기'를 체험해보자는 기획기사 회의에서 무심코 던진 이 한마디가 기자를 얼마나 힘들게 할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문득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나트륨 권장량보다 많다는 생각에서 내뱉은 말이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해 기준 3669㎎으로 WHO 권고량(2000㎎ 미만)의 약 2배에 달한다. 연구결과 과다한 나트륨 섭취는 골다공증·고혈압·위암·만성신부전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과 소금만 있어도 사람이 30일 이상 생존할 수 있고 병원에서 환자들이 맞는 수액주사에도 나트륨이 포함될 정도로 나트륨은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도 하다.

평소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고 있는 기자로서는 소금을 한번 끊어보고 싶었다. 나아가 섭취하지 않을 때 생기는 신체적인 변화도 관찰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체험 도중 잠시나마 체중이 줄고 몸도 가벼워졌다.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짧지만 길었던(?) '무염(無鹽·소금기 없음)'의 삶을 살아봤다.

◆우유에도 소금이?… "먹을게 없네"

'소금 없이 살아보기' 1일차에 챙겨온 닭가슴살과 버섯. /사진=류은혁 기자
'소금 없이 살아보기' 1일차에 챙겨온 닭가슴살과 버섯. /사진=류은혁 기자

일주일 동안 기자가 챙겨먹은 음식은 닭가슴살, 소고기, 돼지고기, 흰밥, 숭늉, 달걀, 버섯, 파프리카, 샐러드, 브로콜리, 고추, 마늘, 견과류, 두부, 고구마, 바나나, 귤, 사과, 밤이 전부였다. 당연히 그 어떤 간도 하지 않고 삶거나 구운 상태로 조리해 섭취했다.

일주일 동안 아침은 바나나와 삶은달걀로 통일했다. 점심과 저녁은 같은 메뉴로 무염식단을 계획해서 식단을 짰다. 무염의 삶 동안 술자리는 1번 밖에 가지지 않았다. 하루는 준비된 음식이 아닌 편의점에서 무염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무염식단 도전 첫날은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집에서 싸온 닭가슴살과 버섯이 먹을 만했다. 추운 날씨에 밖으로 점심밥을 먹으러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또 간 없이 물에 삶은 닭가슴살과 버섯으로 끼니를 때워서인지 평소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보다 속도 편안했다.

흰우유 310ml 기준 나트륨 8%(155mg)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흰우유 310ml 기준 나트륨 8%(155mg)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도전 첫날에는 별다른 변화나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두유를 비롯해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에는 나트륨이 함류돼 있다는 점이다. 고소한 음료를 먹고 싶어 유제품을 찾았지만 먹을 수 없었다.

2일차부터는 고난이 시작됐다. 과거 몇년간 피던 담배를 끊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 동료기자들이 무슨 음식을 먹으러 가는지 관심이 가고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다. 이날 점심으로는 미국산 소고기와 파프리카를 구워서 가져왔다.

전날 미리 구워놓고 냉장 보관하다가 가져온 소고기는 정말로 맛이 없었다. 심지어 차가운 상태로 보관해서인지 식감마저 질겼다. 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기 시작했다. 이날은 먹는 내내 김치찌개부터 소시지까지 자극적인 음식이 생각났다.

◆위기가 찾아오다… "김치 한 조각만이라도"

2일차 챙겨온 소고기와 파프리카, 브로콜리. /사진=류은혁 기자
2일차 챙겨온 소고기와 파프리카, 브로콜리. /사진=류은혁 기자

옛 속담 중 틀린 것이 없다. 작심 3일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짜고 매운 맛이 나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여러 음식 중 김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심지어 그 짭조름한 맛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일조차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날은 계란과 바나나, 견과류를 챙겨왔다. 전날 먹었던 소고기 맛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 고기는 더 이상 먹기 싫어졌다. 배를 채웠지만 음식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말 김치 한조각만 먹으면 뭘 시켜도 할거야'라는 생각이 짙어지는 하루였다.

'소금 없이 살기' 3일차 퇴근 후 음식점을 보면서 먹을까 말까 내적 갈등에 휩쌓였지만 마음을 다잡고 참아냈다. /사진=류은혁 기자
'소금 없이 살기' 3일차 퇴근 후 음식점을 보면서 먹을까 말까 내적 갈등에 휩쌓였지만 마음을 다잡고 참아냈다. /사진=류은혁 기자

퇴근 후 길거리의 철판볶음밥 음식점 앞에서 한동안 서있었다. 금연 3일차에 편의점 앞에 서있던 당시가 생각났다. 그러나 못해도 3일은 넘기자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집으로 귀가했다.

도전 4일차 아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가벼웠던 몸은 점차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몸에 맥아리가 하나도 없었다. 전날 무염식을 준비 못해서 이날 점심은 편의점에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나트륨 제로 음식이다. 다만 삶은달걀의 경우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구매하고 먹지는 않았다. /사진=류은혁 기자
편의점에서 구매한 나트륨 제로 음식이다. 다만 삶은달걀의 경우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구매하고 먹지는 않았다. /사진=류은혁 기자

그나마 맛있는 무염 음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찾은 편의점에는 기자가 먹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편의점에서 파는 삶은달걀에도 나트륨이 함유돼 있었다. 결국 사과와 떠먹는 두부로 끼니를 때웠다. 목이 말랐지만 물과 커피 외에는 마실 것도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도전 4일차 저녁에는 모임이 있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와사비와 삼겹살을 같이 먹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고 갔지만 와사비에도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념장 없이 삼겹살만 먹었다. 아무 양념이 없지만 갓 구운 삼겹살은 고소하고 맛있었다. 무염식단으로 무뎌진 미각을 살아나게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삼겹살 집에서 양념장 없이 삼겹살과 마늘, 고추만 먹었다. /사진=류은혁 기자
삼겹살 집에서 양념장 없이 삼겹살과 마늘, 고추만 먹었다. /사진=류은혁 기자

◆결국 깍두기 앞에 무너져… "여기 순대국밥 하나요"

도전 6일차 결국 모든 것이 무너졌다. 순대국밥집을 따라 들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이날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순대국밥까지 시켜서 맛있게 먹고 깍두기 세 그릇을 비웠다.

6일 동안 잘 참아왔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식사 뒤에 자괴감이 몰려왔지만 기분만큼은 좋았다. 이날 순대국밥은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와 허겁지겁 먹었던 국밥이 떠올랐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염분을 섭취해서 그런지 물 한통을 다 비웠다. 순대국밥 외에도 흰밥에 김치, 우유, 과자 등 정신 놓고 먹었다. 만 6일동안 2kg가량 빠졌지만 하루 만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 핼쑥하게 빠졌던 붓기도 다음날 원상복귀 됐다.

도전 3일차부터 생겼던 무기력과 어지러움증 역시 사라졌다. 다음날 바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도전 6일차 결국에는 순대국밥과 깍두기 앞에서 무너졌다. /사진=류은혁 기자
도전 6일차 결국에는 순대국밥과 깍두기 앞에서 무너졌다. /사진=류은혁 기자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따르면 '순대국밥' 1인분에는 나트륨이 3088㎎이 들어있는데 이를 국물까지 모두 마시면 1일 영양소 기준치보다 나트륨은 154%, 포화지방은 96%, 콜레스테롤은 107%나 더 섭취하는 것이다.

비록 7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실패했지만 사람이 나트륨을 섭취하지 않고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없으면 안될 나트륨… 섭취는 적당히

사람 신체는 필수영양소로 나트륨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얼마나 섭취해야 하느냐다. 우리나라 음식의 경우 김치, 젓갈, 된장, 고추장 등 기본적으로 소금이 많이 들어간 짠 음식이기 때문에 소금을 먹는 것에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나트륨 과다섭취로 체액이 과도하게 분비돼 팽창하면 혈관을 압박하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나트륨이 우리 몸의 말초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압 역시 상승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머리 혈관, 심장 혈관 등이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혈관이 터지면서 뇌졸중, 심장질환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유발한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사진=이미지 투데이

반면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에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에 따르면 심장병이 있는 2만8880명의 7년간(2001~ 2008년)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루 동안 소변으로 배출하는 나트륨량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대상자를 나눴다. 연구 결과, 나트륨 배출량이 과다할 때뿐 아니라 너무 적을 때도 사망률,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병 환자가 나트륨을 너무 적게 먹을 때 위험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트륨이 체액(혈액을 포함한 림프액·조직액 등 몸속의 액체)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사진=류은혁 기자
/사진=류은혁 기자

이번 '소금 먹지 않고 살기'를 통해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쉽게 중간에 실패했지만 소금을 먹지 않을 때 생기는 몸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한가지 당부할 점은 기자처럼 무식한 '무염식'이 아닌 '저염식'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보기를 추천한다.

 

류은혁
류은혁 ehryu@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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