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경비원 해고 결정한 고급아파트… 최저임금 탓?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경비원 인원 감원을 제안한 인천의 한 고급아파트가 결국 2명의 경비원을 감축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여파로 인근 아파트의 다른 경비원들도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5일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고급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지난달 말 8명의 경비원 중 2명을 감축하자는 내용을 담은 찬반 투표를 진행,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경비원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500세대의 72%인 360세대(140세대 반대)가 찬성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고급아파트에서 경비원 8명 가운데 2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류은혁 기자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고급아파트에서 경비원 8명 가운데 2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류은혁 기자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등 관리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전체 입주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과반수 이상이 (경비원 인원 감축에) 찬성했다"면서 "우리 아파트는 가구세대 대비 경비원 수가 8명으로 많은 편이다. 보통 500세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5명의 경비원으로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내년에는 신형 보안장비(카메라, 모니터 등)를 교체해 경비원의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비실 택배 수불 업무의 간소화를 비롯해 각 동 출입구 비밀번호 신설로 경비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경비원 업무가 자동문과 폐쇄회로(CC)TV 도입 등 무인 경비시스템으로 개선되는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올라 관리비 인상 없이 고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주민들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고급아파트에 올라온 경비원 인원감축 제안서. /사진=류은혁 기자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고급아파트에 올라온 경비원 인원감축 제안서. /사진=류은혁 기자

이에 이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현재 분위기에서 하기 힘들다"며 "다만 주민들이 보기엔 경비업무가 별거 없어보일지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게 챙기는 업무가 많다"고 전했다. 경비원 감원이 결정된 뒤 기자가 찾은 이 아파트의 종합경비실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경비원 인원감축에 찬성 입장인 입주민 A씨는 "최저임금 여파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보다는 무인화 등으로 업무효율성이 높아져 굳이 필요 없는 인원이라면 감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최저인금 인상 등을 핑계로 꼭 필요한 인원을 무리하게 감축하는 건 아닌지 아파트에서 잘 따져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도 "경비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입주민들은 필요 이상의 인력을 채용해 관리비가 늘어나는 것을 대부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비원 인원감축을 반대한 입주민 B씨는 "500세대가 경비원 2명의 비용을 내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면서 "(입주민과 경비원들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지 무조건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누군가의 생계수단을 없애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DB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DB

이 아파트의 이 같은 결정으로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단지에서도 경비원 인력감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업무를 보고 있는 C씨는 "최근 결정된 사항(경비원 감축)이 주변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면서 "이 나이에도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힘든 상황이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한데 혹시 해고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주변 고급아파트의 경비원 인원 감축 결정으로 인근 아파트에서도 인원감축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우리 아파트 경비원은 물론 주변 아파트의 경비원들도 입주민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비원 감원과 관련해 투표가 진행되지 않은 아파트라고 해도 경비원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초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원들의 해고사례가 늘어나자 최저임금 정착과 일자리 지키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지역주민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경비원 월급이 190만원을 넘지 않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위탁관리업체 등 경비원 고용 사업주가 지원 대상이며 노동자 1인당 최대 13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비과세 대상이 단순노무종사자까지 확대됨에 따라 식당 종원업, 편의점 판매원, 주유소 주유원, 경비·청소원, 농림어업 노무자 등이 월급 190만원이 넘더라도 연장근로수당 비과세가 적용되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의 뒷받침에도 변화하는 경비시스템에 최저임금 인상이 맞물려 경비원의 인원감축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비원 C씨는 "아무리 정부가 정책으로 (경비원 고용보장과 관련해) 도와준다고 해도 현장에서는 입주민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가뜩이나 자동화시스템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르니 해고사유가 되지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만약 해고통지서가 날아오면 우리들(경비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류은혁
류은혁 ehryu@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3140.63하락 20.2123:59 01/22
  • 코스닥 : 979.98하락 1.4223:59 01/22
  • 원달러 : 1103.20상승 523:59 01/22
  • 두바이유 : 55.41하락 0.6923:59 01/22
  • 금 : 55.20하락 0.2923:59 01/22
  • [머니S포토] 1인 어르신 가구 방문한 '오세훈'
  • [머니S포토] 우리동생동물병원 관계자들 만난 우상호 의원
  • [머니S포토] '금융비용 절감 상생협약식'
  • [머니S포토] K뉴딜 금융권 간담회 참석한 은행연·손보 회장
  • [머니S포토] 1인 어르신 가구 방문한 '오세훈'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