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선봉 현대그룹, ‘금강산 길’ 활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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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현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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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남북경제협력의 선봉으로 나섰다. 올 들어 잇따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지난 10년간 빗장이 걸렸던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에 파란불이 켜지면서다. 현정은 회장은 올 들어 세번이나 북한을 방문하며 남북경협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현대그룹은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대북사업을 곧바로 재개, 남북경협을 통한 한반도 공동번영을 반드시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대북사업 재개 숙원 ‘성큼’

“열려라! 열어라! 열린다! 금강산!”

지난 11월18~19일 금강산관광 20주년을 기념해 남북이 금강산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외친 건배사다. 현 회장은 “단 한분의 관광객이 계시더라도 금강산관광은 계속돼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난 10년을 견뎠다”며 벅찬 소회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그룹은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공동으로 현대금강호 출항 20년을 맞는 18일과 금강산 고성항에 도착한 19일에 맞춰 1박2일간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현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현대그룹은 하늘이 맺어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그룹이 남북경협에 사활을 건 이유는 그룹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1989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기업인 최초로 북측을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의정서’ 체결했고 1998년 6월 통일소 500마리와 함께 민간기업인 최초로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 땅을 밟았다.

이후 정 명예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과 1998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같은해 11월18일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남북경협사업의 물꼬를 텄다.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은 현 회장은 2005년 7월, 2007년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통해 개성·백두산관광 합의서를 체결하며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경비병에게 피격, 사망하면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관광은 중단됐고 이어진 보수정권의 집권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도 10년간 문을 닫았다.

대북사업이 중단되며 현대그룹은 큰 위기를 맞았다. 사업 중단 이후 매출손실만 1조5000억원에 달했고 남북경협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의 영업손실도 10년간 2247억원으로 불어났다. 1084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170명으로 줄어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대그룹은 유동성위기까지 겪으며 핵심계열사를 줄줄이 매각, 자산규모 12조원의 대기업에서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내려앉았다.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18일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그룹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18일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그룹
◆남북경협 독점적 지위 확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2013년부터 TFT를 구성해 남북 간 금강산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 5월에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발족해 대북사업 재개에 대비해 왔다. 현대아산도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별도로 구성해 내부 관련 조직정비 등 전사적인 세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사업이 재개되면 현대그룹은 남북경협 선도업체로 부상한다. 현대그룹은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7대 SOC는 현대아산이 2000년 8월 북한과 합의해 확보한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의 사업권을 말한다. 사실상 남북경협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당장 남북경협 재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 회장은 지난 11월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관광 재개는 머지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정몽헌 회장 15주기에 “올해 안으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여전히 유효한 데 따른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현 회장은 대북 경제재재가 풀릴 경우 3개월 내에 관광 재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남북경협 전망에 대해선 “국제관계나 정부당국 등에서 풀어야할 문제도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으로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미국에서 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굳은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현대그룹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8호(2018년 11월28월~12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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