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만큼 높아지는 한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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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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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공공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집값 급등으로 분양전환가를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집단반발이 확산된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광화문 집회에 이어 시공사를 상대로 법적소송까지 나서자 정부도 사태수습에 힘쓰는 상황이다.

계약 당사자인 입주민과 시공사 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갈리지만 복잡한 갈등을 들여다보면 10년 공공임대가 제도도입의 당초 목적인 '서민 주거안정'과는 괴리가 크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소득 추월한 집값 상승속도

경기도 성남 판교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 김모씨는 2009년부터 이 아파트 전용면적 80㎡에 보증금 2억원과 월세를 내고 살았다. 지금까지 낸 보증금과 월세를 합하면 약 3억원가량 된다. 2003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내년 만기 때 분양가를 내면 내집이 된다. 

그런데 김씨는 집값을 낼 돈이 없다. 10년 전 계약 당시 '분양가를 감정평가액으로 정한다'는 계약서에 사인했지만 담당직원은 집값상승률을 감안해도 6억~7억원 수준이 될 거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지금 이 동네 시세는 9억~10억원이다.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를 놓고 입주민과 건설사간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법원은 판교 10년 공공임대 입주민들이 제기한 분양전환 중지 가처분소송을 기각했다.

10년 공공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민간건설사가 정부기금을 지원받아 공공택지 안에 아파트를 짓고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빌려주는 제도다. 10년 만기 후에는 거주민에게 우선분양권을 준다. 무주택 서민에게 내집 마련 자금을 모을 시간과 기회를 준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는 서민이 주택자금을 준비할 시간을 추월한지 오래다. 판교가 특히 문제가 된 이유도 다른 신도시 대비 많이 오른 집값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올 4월 발표한 보고서 '뉴노멀시대 부동산산업의 새로운 역할과 과제'를 보면 주택가격 상승속도는 소득 상승속도보다 빠르다. 1986년을 기준 100으로 할 때 2016년 아파트가격지수는 477, 소득지수는 293으로 격차가 크다. 서민 소득을 모아서는 아파트를 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의미다.

건설사들이 해마다 임대료를 법정 최고한도인 5% 인상하고 국민세금으로 지은 아파트의 시세차익까지 얻는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입주민 A씨는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주민 대부분은 10년 후 판교 집값이 이렇게 오를 줄 몰랐고 설령 집값이 올라 팔고 이사해도 개인 재산권이지 사회적 지탄을 받을 문제는 아니다"면서 "학교나 직장을 포기하며 이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고 로또분양 아파트도 마찬가지 논리"라고 맞섰다.

◆'분양전환가 내리면 차익 노린 매도 성행'

이런 주장에 대해 LH 관계자는 "만약 계약조건을 바꿔 시세보다 낮은 분양전환가로 분양할 경우 반대로 입주민들이 아파트를 되팔아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갈등이 심각해지자 다음달 '10년 공공임대 지원방안'을 발표, 최장 8~9년 임대기간을 연장하고 분양전환 시 저금리대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LH는 우선분양을 포기한 아파트를 매입해 기존 세입자가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안보인다. 2008년 이전에 입주한 10년 공공임대는 이미 일부가 규정에 따라 분양전환을 완료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반대로 분양전환을 앞둔 일부 주민들은 임대기간 연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10년 후 내집 마련의 꿈을 갖고 꼬박꼬박 올라가는 임대료를 냈는데 또다시 세입자로 살 수 없다는 이유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의 개정이 추진 중이다. 분양전환가를 분양가상한제처럼 제한하는 방식 등이다. 지난 26일 판교에서는 입주민이 직접 선임한 감정평가사의 가격협의 절차가 진행됐지만 큰 실효성은 없을 전망이다. LH 관계자는 "감정평가기법은 일정한 기준이 있어 크게 차이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10년 공공임대는 LH 6만6000가구, 민간건설사 5만4000가구 등이 건설됐다. 판교 10년 공공임대는 1만1000가구에 달한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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