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육의 '대동법'과 이재명의 '기본소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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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육 초상화.
▲ 김육 초상화.
한 사람의 집념은 나라의 미래를 변화시킨다. 그 사람이 한 나라를 책임지는 정치인이거나 재상이라면 그의 집념은 수백만 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집념을 불태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계 역사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나라의 미래를 바꿀 만한 과제를 위해 집념을 불태운 사람은 흔하지 않다. 김육은 이런 ‘집념의 재상’으로 불린다.

경기도 가평군 잠곡에서 태어난 김육은 조선시대 최대의 개혁인 대동법을 추진한 학자다. 대동법은 조선후기 사회변화의 기폭제였다. 그 배경에는 공납의 폐해였다. 

조선의 세금제도 가운데 특산물을 바치는 공납(貢納) 제도는 그 폐해가 특히 심했다. 지방에서 나는 특산물이면서 의식주에 소요되는 광범위한 물건들을 나라에 바쳐야 하는데, 문제는 이 특산물이 지천으로 나는 게 아니었고 전문적으로 구하고 다녀야 얻을 수 있는 황망함이 있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방납(防納)이다. 방납인들이 공납을 납부해야 하는 백성들 대신 공물을 마련해 나라에 내고 농민들한테 그 대가를 받는 방식이다. 농민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납을 하고 방납인은 그를 통해 합당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였지만 방납인은 농간을 부렸고 부패한 관리와 긴밀한 사이가 되면서 결국 백성들은 ‘꿩 한 마리를 바치는 데 쌀 8말, 생선 한 마리를 바치는 데 쌀 10말의 방납가를 물어야 했다.

이에 도임된 ‘대동법’의 핵심은 개별 가구에 부과되던 특산물, 즉 공물 납부의 의무를 토지에 부과하는 회기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땅을 가진 기득권자들이 세금을 더 내게 했으니 호족이나 지주 입장에서는 난데없는 ‘세금 폭탄’이 된 셈. 

그러나 백성에게 “밥은 하늘”. 제도의 모순 아래 신음하던 조선의 백성은 대동법 아래, 기득권보다 백성의 삶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었던 민생 정책의 힘을 보게 된 것이다. 기본소득에 기반한 이 제도는 지도자의 애민사상이 엿볼 수 있다.

오늘날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알파고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이후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미래 일자리를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될 것이다. 이에 근로 기반 소득활동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대안이 기본소득이다. 이미 제조업에 투자해도 일자리가 예전같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과 청년실업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분배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추진하는 ‘국토보유세’는 개인 10%가 66%의 국토를 소유하고, 법인 1%가 75%의 국토를 보유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과다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세를 인상시켜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조선시대 ‘대동법’과 오버랩된다.

그동안 우리는 간접세, 즉 인세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직접세인 토지 및 재산에 대한 세금의 비율을 높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모습은 흡사 대동법 시기와 비슷하다.

급속도로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국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곤궁해 질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경기도의 기본소득제 도입과 국토보유세 관련한 정책은 시의적절하게 느껴진다.

경기도의 기본소득제와 국토보유세 정책은 전 국민에게 세금을 증세하거나 마구 걷어서 재원을 만들어 퍼주자는 복지가 아닌 소수의 고소득자에 편재된 부의 지극한 쏠림현상을 개선하고 대다수 국민이 '등 따시고 맘 편한 삶'으로 살고자 하는 기본권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이재명 지사가 주장해 온 ‘억강부약(抑强扶弱)’이다.

평생 대동법 실시에 대한 집념을 보인 김육을 통해 조선 백성은 타는 목을 적시는 한줄기 소나기를 만났다. 그때 대동법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조선은 18세기에 이미 19세기 상황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을 해본다.

지금도 여전히 “어떻게 상위 10%가 하위 75%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할 수가 있지?”라는 질문과 “왜 김육 같은 사람은 어디 있느냐?”라는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제와 국토보유세 정책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경기=김동우
경기=김동우 bosun1997@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경기인천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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