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 1년간 압박… 실손보험료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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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용 글러브 체험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시스DB
재활치료용 글러브 체험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시스DB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료가 올해 이례적으로 동결됐다. 2016년부터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실손보험료는 보험사들의 결정에 의해 인상되지 않았다. 일부 보험사는 실손보험료를 오히려 인하했다. 높은 손해율로 적자를 내는 보험사 애물단지 '실손보험료'는 올해 왜 인상되지 않았을까.

◆실손보험료, 왜 못올리나

실손보험료는 보험사들이 '올리지 않았다'가 아니라 '못 올렸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보험사들은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 확대 정책인 일명 '문재인케어'로 1년 내내 보험료 인하 압박에 시달렸다.

문재인케어는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쉽게 말해 현재 실손보험이 적용되던 비급여치료를 국가가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보험사는 실손보험금 지출이 줄어든다. 당국이 실손보험료를 내리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올해 보험사들은 결국 실손보험료를 올리지 못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2011년 138.5%, 2016년 131%, 지난해 122%로 꾸준히 100%를 넘겼다. 손해율이 100%가 넘으면 보험사는 적자를 본다. 이처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실손보험은 매년 꾸준히 보험료가 올랐다. 올해도 높은 손해율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 인상카드를 꺼내려했지만 당국의 인하 압박에 인상을 포기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당국과 줄다리기를 하던 보험사들은 동결 대신 인하를 선택해야 할 처지다. 곳곳에서 나오는 목소리도 보험사를 옥죄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까지 시행한 문재인케어 정책을 반영하면 민간 보험사의 실손보험금이 6.15%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케어를 예정대로 시행해 치료 목적의 비급여 항목 3600여개를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로 바꾸면 실손보험금이 최소 13.1%에서 최대 25.1%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문재인케어 시행 후 정확한 통계치가 없는 상황에서 KDI의 조사 결과는 보험사를 더 궁지로 밀어넣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이 공사보험 연계체계와 관련 브리핑에서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커질수록 실손을 포함한 금융상품은 현재 어떤 식으로든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윤일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케어로 보험사에게 돌아갈 반사이익이 총 7731억원에 달하고 앞으로 2022년까지 최대 1조8954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문케어' 1년간 압박… 실손보험료 어쩌나

◆"건보료 올렸으니 인하효과 없다"

결국 보험사는 백기를 들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신(新) 실손보험료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KDI자료를 근거로 내년 신 실손보험료가 8.6% 인하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실손보험은 실손의료보험 기본형에 도수 치료·비급여 주사제·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 특약 3종을 결합한 것으로 지난해 4월부터 판매됐다.

기존 실손보험상품의 인상율도 억제될 전망이다. 2009년 9월을 기점으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과 이후 실손보험은 각각 8~12%, 6~12%로 인상률이 억제된다. 당초 보험업계는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의 경우 14~18%, 표준화 실손보험은 12~18%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가 반사이익 효과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기존 인상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이달 중 내년 보험료 조정폭을 결정해 보험개발원에 검증을 의뢰할 계획이다.

문제는 문재인케어 도입이 2022년까지 진행돼 내년을 넘어 앞으로 몇년간 실손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인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 전환 때마다 이를 실손보험료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케어 완전도입 전까지 실손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손질될 것이란 얘기다.

물론 비급여의 급여화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하락할 여지가 있지만 당국의 보험료 간섭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보험사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비급여 항목들이 상당부분 건강보험으로 대체되면 실손청구가 줄어드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문재인케어 완전 도입 전, 지급보험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보험료를 내리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케어 일부 도입 후 오히려 실손보험을 노린 각종 치료·시술 등이 활성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임원은 "의료현장에서 고액의 비급여 치료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실손청구하라고 권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비급여 부분이 급여로 전환됐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실제 반사이익이 발생한 후 보험료 인하를 논해야 맞는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문재인케어 도입으로 실손보험료 인하가 금융소비자에게 진정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동안 문재인케어 재원 마련을 위해 건강보험료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구준히 제기됐으며 결국 내년 1월1일부터 3.49% 인상이 결정됐다. 2011년 5.9% 올린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를 내려도 소비자들은 건보료를 더 내게 생겼다"며 "아랫돌을 빼 윗돌에 괴는 격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제 인하효과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0호(2018년 1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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