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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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3월26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3월26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A회사 영업부 김모씨(38·남)는 기상과 동시에 미세먼지를 확인하는 생활습관이 생겼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챙길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업무 특성상 야외에서 홍보해야 하는 김씨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불편하다. 그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중국이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날이 많아지면서 마스크 착용이 점차 일상화되는 추세다. 심지어 다음 세대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방독면'이 필수템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세먼지 발생지인 '중국에 항의해달라'는 글이 쏟아진다. 이는 공장이 밀집해 있는 중국 산동성의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국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국의 대기 개선 노력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미세먼지 사태의 원인에는 중국산 미세먼지뿐 아니라 엄연히 국내 안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합동으로 조사해 지난해 7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공원(2016년 5월2일부터 같은해 6월12일까지)에서 측정한 미세먼지의 경우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은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영향으로는 중국 내륙 34%(산동 22%·북경 7%·상해 5%), 북한 9%, 기타 6%로 분석됐다.

◆2차적 미세먼지?… "중국 탓만 할 수 없어"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흔히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서 반응해 형성된 황산염·질산염을 포함한 덩어리와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류, 검댕, 지표면 흙먼지 등으로 구성된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굴뚝 등 발생원에서 고체 상태로 나오는 1차 발생원과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2차 발생원 등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하면서 나온 황산화물이 수증기, 암모니아와 결합하거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화학반응을 일으킨 경우가 2차적 미세먼지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국내 화력발전소·디젤차량 등에서 생성된 2차적 미세먼지에 국외에서 발생된 미세먼지가 더해지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많은 국민들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책은 있을까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물론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책임에서 중국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의 오염물질이 한반도로 넘어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반도를 덮은 미세먼지만 살펴봐도 51~66%가 중국과 북한 등 국외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25~28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황사 영향을 받은 27~28일 전국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1㎥당 217~313㎍으로 황사 발생 전 대비 4~7.3배 높았다.

대기질 예보모델 예측결과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중국·몽골·북한·일본 등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50.6%에서 66.1%로 나타났다. 국외 영향은 27일(66.1%)이 가장 높았는데 수도권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에서 국외 요인이 차지한 비중은 73.9%까지 치솟았다.

다시 말해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 국외 오염물질이 북서기류를 통해 국내로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중국 내 대기오염도가 낮아져 국내에 악영향이 적어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아직까진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 양국간 실무협력의 밑바탕이 될 수 있는 '한·중·일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공동연구'의 결과보고서도 중국의 공개 반대로 내년으로 발간이 미뤄지는 등 현재 우리 정부로선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자체적으로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라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발생 미세먼지라도 줄이자

/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머니투데이 DB

앞서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기준인 10㎍/㎥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1.4년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인지한 듯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을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줄이는, 이른바 생활 속 미세먼지를 내가 스스로 줄이는 프로그램을 찾겠다"며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원인이 뭔지, 어디서 왔는지 탓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경유차 운행 제한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힘을 실어 조기에 가능하다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제로화하고 민간부문까지 확대하겠다"며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14~15%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데 92%는 경유차이기 때문에 경유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회까지 나서 미세먼지 해결책을 찾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일 미세먼지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대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 의결안에는 정부가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외출 시 항상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양모씨(29·여)는 "정부가 나서서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하지만 중국이 옆에 있는 이상 한반도에서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뾰족한 대책이라면서 가지고 나와도 실효성은 없어보인다"라고 밝혔다.

 

류은혁
류은혁 ehryu@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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