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SNS로… IT와 손잡고 ‘기부장벽’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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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앱. /사진=비즈메이커
입소문 앱. /사진=비즈메이커

지난해 일명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과 기부를 악용하는 사례로 인한 ‘기부포비아’가 확산되면서 과거에 비해 기부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하지만 온정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주변에 여전히 많다. 최근 자선단체나 기업들은 예전보다 식어버린 따뜻한 관심을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기부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부자가 기부를 통해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늘어나며 기부는 이제 과거의 일방적인 기부(Give)가 아닌 나눔(Share)의 문화로 거듭나고 있다. <편집자주>


[기부의 경제학-상] ‘기부 새바람’ 분다


과거 자선사업은 불특정다수로부터 받은 돈이나 물건같은 재화를 자선단체가 모아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는 단조로운 방법으로 이뤄졌다. 또 주된 모금활동 방식은 길거리 모금이나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단순한 물질기부를 벗어나 재능기부 등 새로운 기부방식이 생겨나고 모금활동도 최첨단 IT기술과 결합한 방식으로 점차 발전해나가고 있다.

대외 악재로 기부참여율 감소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간한 ‘2018년 기부 및 사회이슈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기부금 규모는 2013년부터 4년째 12조원대에 머물렀다. 매년 소폭 늘어난 개인 기부와 달리 기업의 기부는 4조원대에서 답보상태다. 기업의 기부금 규모는 2011년 4조680억원에서 2016년 4조6471억원으로 5791억원(14.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인의 경우 2011년 7조866억원에서 2016년 8조2213억원으로 1조1327억원(16.01%) 가량 늘어났다. 기부액이 줄어들었던 2013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평균 4.19%씩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기부악용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그마저도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부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지난해 26.7%로 감소했다.

모금기관은 2016년 총 모금액 약 1조4000억원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57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월드비전이 2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유니세프, 굿네이버스, 어린이재단 등이 각각 1300억원 가량 모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선단체들은 이처럼 개인과 기업의 기부 참여율이 감소하는 것은 대외적인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2011년 유명 자선단체 직원들이 성금을 유흥비로 탕진하다가 적발되거나 종교단체 등에서 가짜 현금영수증 발행을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는 기업들도 기부금이 뇌물로 비춰질까봐 기부에 대해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플랫폼 ‘빅워크’(BIGWALK) /사진=빅워크 홈페이지 캡쳐
사회공헌 플랫폼 ‘빅워크’(BIGWALK) /사진=빅워크 홈페이지 캡쳐

새로운 기부트렌드 속속 등장

이처럼 갈수록 줄어드는 기부 참여율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부방법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접근성이 높은 스마트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기부하는 생활밀착형 기부방법도 생겼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기부방식은 비교적 손쉽게 기부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사회공헌 플랫폼 ‘빅워크’(BIGWALK) 앱은 걷기만 하면 기부할 수 있다. 앱 사용자의 걸음수만큼 기부포인트 ‘눈’(noon)이 적립되는데 10m당 1눈으로 측정되며 15㎞/h 제한이 있어 기타 이동수단으로 이동한 거리는 포인트로 측정되지 않는다. 적립된 포인트는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현금이나 물품으로 환산되고 절단장애아동을 위한 의족을 마련하거나 소방관들을 위한 소방장갑 마련, 아프리카를 위한 식수 지원 등 기부가 필요한 곳에 사용된다.

빅워크를 이용하는 30대 직장인은 “기부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여유가 없었는데 평소 걷기만 하면 기부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 3개월째 이용 중”이라며 “퇴근할 때도 4~5정거장 전에 내려 2~3㎞ 걸어간다”고 말했다.

비슷한 종류의 걷기 기부앱을 사용하는 50대 자영업자는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어 가볍게 운동할 만한 앱을 찾아보다가 설치하게 됐다”며 “걷는 만큼 기부할 수 있고 포인트 혜택도 있다는데 아직 포인트는 사용할 줄 몰라 나중에 자녀에게 알려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비즈메이커가 출시한 ‘입소문’이라는 앱은 재능기부를 통한 ‘기부재테크’로 주목할 만하다. 입소문은 SNS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와 SNS 활용에 재능있는 회원을 연결시켜주는 SNS 공유·후기·관리대행 전문 앱이다. 우선 사업자가 입소문 앱에 업체 카테고리, 사진, 해시태그 등을 올리고 포인트와 인원수를 정해 모집한다. 이후 SNS재능기부자가 자신과 적합한 카테고리를 선택해 참여를 신청하면 성사되는 방식이다.

SNS재능기부자는 활동성과에 따라 보통 2000~1만5000포인트를 지급받는데 관리한 SNS에서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을 경우 이벤트를 통해 최대 30만포인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입소문의 가장 큰 매력은 적립한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즈메이커는 기간달성과 미션달성제 등으로 SNS재능기부자에게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기간달성 조건은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50개 이상, 게시글 1개월 유지이며 미션달성은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가 200개 이상이어야 한다.

비즈메이커 관계자는 “기간달성과 미션달성제와 함께 등급제를 통해 참여했다가 갑자기 취소하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 등급지수를 하락시켜 참여를 제한시킨다”고 설명했다.

기부단체 투명성 제고해야

새롭게 시도되는 기부트렌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자선단체의 신뢰도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NPO공동회의는 지난 6~7일 개최한 ‘조직역량 강화 국제워크숍’에서 기부문화 선진화에 대해 논의했다. 김희정 한국NPO공동회의 사무국장은 워크숍에서 “미국의 경우 공익법인을 감사한 회계법인이 스스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며 “우리나라도 비영리단체 투명성 확보를 위한 회계법인과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 위세이버(WE SAVER), 영세이버(YOUNG SAVER) 등 기부문화 인식개선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후원금이 어느 곳에 사용됐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외결연아동이 후원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위세이버는 이러한 편지를 번역해주는 봉사단이다.

위세이버로 활동한 대학생 강수연씨는 “재정보고 부분을 중시하는데 (세이브칠드런의) 설명을 들은 후 신뢰가 생겼고 평소 번역봉사도 하고 싶었다”며 “나중에 NGO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NGO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NGO간 경쟁도 심해졌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은 모두 같다”며 “다만 이를 악용하는 일부 단체들도 있으니 기부할 때는 후원금 사용내역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1호(2018년 12월19~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홍승우 hongkey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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