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티맵 택시, 한밤중 동시에 호출해봤더니…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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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머니S
사진= 머니S

2015년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앱) 2개가 나란히 출시됐다. 3년 뒤 하나는 사실상 독점에 성공했고 다른 하나는 경쟁에서 밀려났다. 카카오택시(카카오T)와 T맵택시(T맵) 이야기다. T맵은 지난 6월까지 택시 10개 중 1개꼴로, 이용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에 반해 카카오T는 전국 택시기사 83%가 가입하며 승승장구했다.

최근 택시업계에 혼란이 터지면서 견고하던 틈이 생기고 있다. 카카오 카풀서비스 도입에 불만을 가진 택시업계가 카카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때마침 재개편에 나선 T맵택시가 이용자와 택시기사를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6월말 3만명에 불과하던 가입 택시기사가 지난달 24일 기준 10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4개월 사이에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용자는 가격으로 유인했다. 택시요금 10% 할인(올 연말까지 SK텔레콤 이용자에 한해)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개편 전에 비해 호출 건수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물론 여전히 카카오 이용자 수가 50배 이상 많다. 지난 10월 카카오T의 월간 순이용자(MAU)는 530만명, T맵은 10만명을 기록했다.

두 업체가 경쟁하자 이용객들은 환영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27·남)는 “업무 때문에 평소 택시를 자주 타는데 경쟁자가 많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있다./사진=심혁주 기자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있다./사진=심혁주 기자

◆카카오택시 vs T맵택시… 시스템은 '거의' 비슷

기자는 지난 18일 밤 광화문 인근에서 택시를 타기로 마음먹었다. 목적지인 용산구 청파동까지 약 15분이 소요된다. 택시비는 5000~6000원 사이. ‘가까운 거리는 택시잡기 힘들다’는 학습효과로 평소 택시를 타지 않지만 두 서비스를 비교해보고자 T맵앱을 설치했다.

시스템은 거의 흡사하다. 이날 밤 10시27분 카카오T와 T맵 앱에 동일한 도착지를 입력했다. 호출과정은 약간 차이가 있다. T맵은 ‘택시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호출된다. 반면 카카오T는 일반호출과 스마트호출로 나뉜다. 스마트호출은 1000원을 추가로 내면 다른 고객보다 택시를 우선 배차해주는 기능이다.
  
두 앱 모두 배차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사진=심혁주 기자
두 앱 모두 배차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사진=심혁주 기자

호출이용료는 51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동등한 비교를 위해 모두 일반호출로 선택했다. 1~2분가량 ‘택시를 찾는 중’이라던 두 앱은 모두 ‘호출 가능한 택시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기자를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게 했다. 앞서 비를 맞으며 30분가량 택시를 잡다 결국 올빼미버스를 타고 간 경험에 도로에서 택시를 잡는 방법은 포기했다.

이날 기자와 함께 있던 동료들은 대중교통이 모두 끊긴 뒤 택시를 이용했다. 그중 앱(카카오택시)을 이용해 택시 호출에 성공한 사람은 모두 장거리 거주자(인천 청라, 경기도 구리)였다.  

택시기사 윤모씨는 승차거부에 대해 "돈벌이가 안돼서(어쩔 수 없다). 우리도 생계가 유지되면 손님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가장이라면 매달 30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우리는 150만원 벌면 많이 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T맵택시 홍보물을 붙이고 있는 택시./사진=심혁주 기자
T맵택시 홍보물을 붙이고 있는 택시./사진=심혁주 기자

◆택시 기사들 “T맵 타세요” vs “아무거나”

택시업계 입장은 완강하다. 20일 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불사하며 카카오T에 대한 반발심이 극에 달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시기사가 T맵을 권유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을 거부할 지는 미지수다. T맵택시 앱 다운 수가 최근 100만까지 늘었지만 카카오T의 1000만 다운로드에는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A씨는 “승객에게 T맵택시에 대해 홍보하고 있지만 카카오택시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손님을 잡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앱에 상관없이 손님을 받는다는 기사도 있다. 택시기사 B씨는 "카카오T나 T맵이나 목적지를 보고 받는 거지. 카카오카풀 때문에 카카오T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요즘 T맵에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어서 여기서 콜 부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결국 목적지를 보고 방향이 맞으면 그걸 잡는다"고 밝혔다.

다만 호출자 패널티에 대해 "카카오T가 가장 안 좋은 것이 호출자에 대한 패널티가 약하다. 내가 간다고 콜을 했는데 중간에 이 사람이 취소해버리면 기름비, 시간 등을 낭비하게 된다. 그런데 10분만 지나면 다시 호출할 수 있더라“라고 지적했다.

택시 승차거부 집중 단속하는 모습./사진=뉴스1
택시 승차거부 집중 단속하는 모습./사진=뉴스1

◆시민들 “서비스 개선이 먼저… 승차거부 그만”

이날 오후 2시부터 ‘카카오 카풀서비스‘에 반발한 택시기사들이 세번째 단체행동을 벌였다. 지난 10월18일 광화문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가지며 24시간 총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2차 집회를 진행했다. 여기에 지난 1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한 택시기사가 분신자살까지 감행했다.

이 같은 택시기사들의 완강한 반발에도 이용자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택시 파업 관련 기사에는 응원보다는 비판 댓글이 주를 이룬다. 누리꾼들은 “생계도 이해하지만 친절이 먼저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또 이날 택시 파업 소식에 “출근길이 아주 쾌적했다”며 오히려 파업을 환영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승차거부·불친절 택시에 대한 경험이 이 같은 여론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탈 커리어가 직장인 4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이 "승차거부, 불친절한 택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런 행동이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90.6%가 "그렇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씨(31·남)는 “호출앱으로 택시를 불렀는데 오는 택시가 없더라. 그래서 지나가는 택시를 겨우 잡아서 타고 갔다”고 말했다. 강씨가 원하는 목적지는 자동차로 15분가량 걸리는 가까운 곳이었다.

 

심혁주
심혁주 simhj0930@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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