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새해 첫날 '로또명당' 갔더니… 인생역전 꿈꾸는 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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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로또 판매액은 약 3조7948억원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104억원어치가 팔려나간 셈이다. 로또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인터넷으로도 로또 구매가 가능해져 시장 전망이 더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니S는 로또 열풍을 들여다보고 로또 명당과 당첨번호 분석 앱을 통해 ‘인생역전’에 도전해봤다. <편집자주>

[로또의 세계-르포]② 로또명당에서 2019년 첫 로또를 사봤다

지난 1일 충남 아산시의 한 로또명당에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지난 1일 충남 아산시의 한 로또명당에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로또 당첨되게 해주세요."

기해년 새해를 맞아 수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실제로 새해 첫날 로또 복권판매점은 '인생역전'의 꿈에 들썩였다. 특히 명당이라고 불리는 판매점은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로또 문외한인 기자도 로또 명당에 찾아가봤다.

지난 1일 오후 4시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로또 명당으로 향했다. 이 지점은 1등 당첨자를 10명, 2등 당첨자를 52명 배출한 곳이다. 1등과 2등 당첨건수를 기준으로 전국에서 각각 7위와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명당의 기운은 멀리서부터 느껴졌다. 판매점 도착 200m 전부터 차들이 줄을 이었다. 차를 끌고 온 기자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판매점이 도시 외곽에 위치한 탓에 차량 없이는 방문이 어려웠다. 

이 도로부터 판매점 주차장 진입까지 약 5분이 소요됐다. 주차공간은 채 10곳이 안되지만 차량은 20대가량 들어선 탓에 혼잡이 빚어졌다. 일부는 대로변에 불법 주차하기도 하고 판매점 옆 주유소를 이용하기도 했다. 판매점 소속 주차요원이 2명이나 있었지만 밀려드는 차들을 감당하기엔 버거워보였다. 

로또 명당 인근 도로에 차량들이 몰린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로또 명당 인근 도로에 차량들이 몰린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판매점 안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로또를 사려는 행렬은 가게 벽면 한바퀴를 돌고도 문 밖까지 이어졌다. 언뜻 봐도 대기자만 50명이 넘었다.

가게 주인은 "새해라 사람이 몰렸다"면서도 "평소에도 목요일부터 토요일 마감 직전까지는 줄을 서서 구매한다. 로또 판매가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데 30분 전에 와서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판매점에는 20대 청년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만큼 각자의 삶의 무게와 로또에 거는 기대도 다양했다. '빚을 갚겠다' '결혼 자금에 쓰겠다' '내집 마련을 희망한다' 등 저마다 2019년 첫 로또에 기대감을 표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신경숙씨(52)는 "매주 동네에서 로또를 구매하는데 2019년에는 대박 한번 터트려 보려고 찾아왔다"며 "명당의 기운을 받아 1등에 당첨되고 싶다. 당첨되면 빚도 갚고 딸 집도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 온 김철환씨(57)는 "자영업자인데 불경기에 장사는 안되고 세금 부담은 크다"며 "로또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로또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로또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가게 한쪽에는 수동으로 로또 번호를 기입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직접 번호를 정하는 사람은 한두명에 불과했다. 대부분 자신의 판단이나 느낌보다는 '명당 효과'에 기대는 것으로 보였다. 

기자도 명당 효과를 받고자 자동 구매 줄에 들어섰다.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로또 기계 앞에 다가섰다. 계산대에는 직원 3명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마치 로또 장인처럼 순식간에 계산을 끝냈다. 하지만 한번에 10여장씩 구매하는 이들도 있어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는 않았다. 

기자는 자동으로 5회분(5000원) 4장을 구입하고 가게를 나섰다. 외부 간판에 써있는 '오시는 손님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명당의 기운이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지난 1일 충남 아산시의 로또 판매점에서 한 시민이 로또 번호를 기입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지난 1일 충남 아산시의 로또 판매점에서 한 시민이 로또 번호를 기입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기자의 로또 구매는 이번이 두번째다. 스무살 때 성인이 된 기념으로 5회분 한장을 사본 게 전부다. 당시 5000원을 날리곤 깔끔하게 로또에서 손을 뗐다. 814만분의1 확률인 로또 1등에 기대를 걸 바에야 차라리 그 돈을 저금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명당을 둘러보니 '로또 대박'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금전적인 목적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로또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종이 한장의 희망을 사는 셈이다. 

직장인 이윤지씨(27)는 "로또 구매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며 "당첨을 꿈꾸면서 일주일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로또 명당을 찾은 사람들이 판매점에 들어가고 나가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지난 1일 로또 명당을 찾은 사람들이 판매점에 들어가고 나가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로또로 현실의 위안을 찾는 서민들의 발걸음은 이날 계속해서 이어졌다. 실제 로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이다. 2013년까지 2조원대에 머물렀던 로또 판매액은 불경기가 깊어진 2014년 3조원대로 늘어난 이후 줄곧 증가세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3조7948억원어치가 팔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자도 지난 일주일 간 1등 당첨의 꿈에 부풀었다. 당첨만 된다면 지금 쓰는 이 기사는 세상에 나가지 못하겠다는, 다소 아쉬운 마음도 가져봤다. 하지만 찰나의 행복이었다. 구입한 4장 중 단 1장만이 고작 5000원에 당첨됐다. 

지난 7일 퇴근길,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로또 판매점을 찾았다. 5000원 당첨권을 다시 새 로또로 바꾸고 실낱같은 희망을 되찾았다.

 구입한 4장 중 단 1장만이 고작 5000원에 당첨됐다. /사진=김경은 기자
구입한 4장 중 단 1장만이 고작 5000원에 당첨됐다. /사진=김경은 기자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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