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는 불청객, ‘탈모환자 1000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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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장년층 이상의 걱정거리였던 탈모가 대기환경 오염,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2030세대에게까지 침투했다. 탈모는 스스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이는 스트레스로 이어져 탈모 진행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머니S>가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가발 체험과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00만 탈모인을 위한 효과적인 예방법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대전롯데백화점 헤솔두피클리닉스에서 시술을 받는 모습. /사진=뉴스1 DB
대전롯데백화점 헤솔두피클리닉스에서 시술을 받는 모습. /사진=뉴스1 DB

[쑥쑥 크는 탈모시장-상] 젊어지는 탈모

#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권모씨(32·남)는 20대 초반부터 뒷통수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탈모증상이 시작됐다. 이른 나이에 찾아온 탈모증상으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으러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탈모증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스트레스는 점차 심해지고 있다.

# 서울 성동구에 사는 강모씨(29·남)는 6년 전 군대를 전역한 후 이마가 많이 넓어진 것을 느꼈다. 가족의 머리숱이 많아 걱정이 없었는데 날이 갈수록 탈모증상이 심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탈모에 좋다는 샴푸와 헤어토닉을 사용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어 두피케어숍을 다니고 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상태다.

세월의 흔적, 중장년층의 걱정거리로 여겨졌던 탈모가 2030세대의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환경변화와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탈모는 이제 전세대를 아우르는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다.


예고 없는 불청객, ‘탈모환자 1000만’ 시대

◆탈모가 젊어지고 있다


탈모는 더이상 4050세대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탈모는 이제 젊은층에서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사람은 2013년 20만5000명에서 2017년 21만50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점은 2030세대의 점유율이 늘고 있는 점이다. 심평원의 조사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을 찾는 2030세대의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위치한 탈모관리숍에서 근무 중인 한모씨(27·여)는 “10대부터 20대 초반 연령층이 숍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며 “사실 관리를 받는 것도 방법이지만 모발이식이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보는 방법이라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탈모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대기질 변화가 가장 첫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황사 등이 섞인 미세먼지가 모공에 침투해 두피 내 호흡, 모낭세포의 활동을 저해한다. 이로 인해 두피의 수분이 빠지고 피부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모발이 이탈하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30대 이하의 성인남녀에게 발생하는 탈모의 원인 중 90% 이상이 이 같은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홍성재 웅선의원 원장은 젊은층의 탈모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홍 원장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스트레스 조절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된다”며 “코티솔은 혈관을 수축시켜 모근으로의 영양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탈모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는 활성산소를 지나치게 생성해 모근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파괴하기도 한다”며 “탈모 유전자를 발현시켜 젊은 나이에 탈모가 진행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탈모 치료 차원에서 병원을 찾는 2030세대가 전체 환자의 약 50%라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젊은층의 탈모는 자존감을 낮추고 취업, 연애 활동 등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20대들이 탈모공포증에 시달리는 분위기다. 20대 이상 남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0.6%를 제외한 응답자가 탈모를 걱정한다고 답한 설문도 있다.

2030세대에 공포의 대상이 된 탈모, 젊어지는 탈모의 이유는 뭘까. 윤태영 충북대학교 교수는 탈모에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안드로겐탈모증(남성형탈모증, 여성형탈모증) 등을 예로 들어 그 원인을 분석했다. 윤 교수는 “안드로겐탈모증의 발생에 있어 유전적 배경은 필수”라며 “여기에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과 음주, 혈당을 많이 높이는 단 음식의 섭취는 탈모를 더욱 심하게 그리고 더욱 일찍 발현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젊은 세대들은 높아진 취업 문턱, 사회 양극화 현상의 심화 그리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경쟁의 현실에 가로막혀 꿈과 낭만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각박한 현실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점차 심해지고 이런 스트레스 자체로 탈모의 유전적 발현이 조금 더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잘못된 식습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단 음식이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의 섭취, 과식과 폭식 그리고 흡연과 음주 역시 탈모의 유전적 발현이 보다 이른 나이에 발생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각 사
/사진제공= 각 사

빠지는 머리, 쑥쑥 크는 산업
탈모 인구 늘어 관련 상품 불티


탈모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20만명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의료보험 미적용, 잠재적 대상자 등을 더하면 1000만명에 이른다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탈모 치료제시장 규모는 연간 14%의 성장세를 보인다. 관련 시장은 이미 4조원대 규모로 커졌다.

탈모환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하는 탈모방지기능 샴푸도 국내 헤어제품시장에서 2015년 13%, 2016년 15%, 2017년 20%로 판매비중을 늘리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티몬의 경우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판매된 헤어제품을 분석한 결과 탈모샴푸 매출이 1000% 이상 늘었다. 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남성 전용 탈모샴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300% 증가했다.

제약업계도 탈모치료제 출시에 한창이다. 글로벌 탈모시장은 국내의 2배 수준인 8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렇다보니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현대약품은 마이녹실 시리즈를 선보였고 JW신약은 로게인폼, 태극제약은 모바린겔 5%, 동국제약 판시딜 등을 판매해왔다. JW중외제약, 동아ST 등은 새로운 탈모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등 각종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스트레스 고도화로 탈모 관련 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탈모는 이식수술 외에는 사실상 치료방법이 없어 예방 차원 또는 이렇게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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