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눈물' 닦아주는 보험, 언제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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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소방관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이후 정부는 소방관 전용보험 개발에 나섰지만 금융당국과 업계 간 의견이 엇갈리며 2년째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소방공무원은 지정 병원이나 소속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한 단체보험으로 질병 및 부상 등을 보장받고 있다. 지역별 재정지원, 복지정책 등에 따라 보장범위, 보험료 지원 등에 격차가 존재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소방공무원을 일반 공무원이 가입하는 단체보험에 같이 가입하도록 하고 있어 소방공무원에게 특화된 단체보험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법안 통과도 안됐는데"… 미루는 정부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소방관이 근무 중 상해를 입은 건수가 ▲291 ▲325 ▲376 ▲448 ▲60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단체보험만으로 보장이 부족해 중병이나 큰 사고가 나면 보험금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또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방공무원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가입 자체가 거절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소방공무원보건안전및복지기본법일부개정법류안’을 대표 발의했다.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국가는 소방공무원 단체 보험료를 지원하는게 핵심이다. 법안은 현재 소관위심사 단계에 머물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상임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아직 상정도 안 된 상태다. 전체회의가 열리게 되면 그때부터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문대통령 소방관이 눈물흘리지않는나라만들겠습니다. /사진=뉴스1 DB
문대통령 소방관이 눈물흘리지않는나라만들겠습니다. /사진=뉴스1 DB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재작년 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소방관 전용보험에 관한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금융당국은 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방관 전용보험은 현재 국가가 보험료를 보전해주는 형태로 추진이 되고 있다”며 “민병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 “위험군, 정부 지원 필요”

보험업계에서도 소방관 전용보험은 보험사에 떠넘길게 아니라 정부 정책성 보험 형태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 특성상 위험성이 높은 고객은 보험료가 높다. 특정 위험직군에게 혜택을 줘 보험료를 인하하면 보험사 손해로 이어지고 부담은 다른 일반 고객이 떠맡게 된다. A보험사에서 35세 일반 공무원 남성 기준 실손보험료가 월 1만2938원으로 산정된 반면 같은 조건에서 소방관(구조)이면 1만4259원으로 측정됐다. 연기준 약 1만5852원 차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소방관 전용보험료 50% 지원시 소방공무원 4만4000명 기준 연간 7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민간이 모두 떠맡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과거에도 정책성 보험을 밀어 붙인 경우가 있는데 소방관 보험같은 위험직군 보험의 경우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든지 하는 노력이 있어야한다”며 “특정 집단에게 혜택을 주면 그로 인한 손해는 일반 고객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관의 눈물' 닦아주는 보험, 언제나 나올까


단체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오는 위험에 대해 소방공무원이 별도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방관은 위험직군으로 분류돼 가입이 거절되거나 가입하더라도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된다. 보험료는 기본적으로 손해율로 산정된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불한 보험금이 받은 보험료보다 많으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주요 10개 손보사의 실손의료보험(실비보험) 위험직군 가입비율 평균은 8.96%였다. 위험직군 가입비율은 최근 1년간 전체 신계약건수 중 상해위험등급 3등급(높을수록 위험한 직업) 가입자가 포함된 계약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화재진압·산림 소방관, 해양경찰(선박탑승), 스턴트맨 등이 위험직군에 속한다.

10개사 중 위험직군 가입률이 가장 적은 보험사는 농협손해보험으로 가입률이 3.7%에 불과했다. 농협손보는 15개 위험직군에 대해 가입을 거절하고 있는데 소방관, 해경 등 현장 공무원도 포함된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소방관이나 해경 같은 위험직군의 경우 심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지원 범위 넓혔지만”… 실효성 물음표

소방공무원을 포함한 공무원은 근무 중 상해를 입으면 재해보상 심사위원회를 통해 보상받는다. 다만 현장 근무 소방관이 공무상 화상을 입은 경우 다수가 중증임에도 화상치료에 필요한 의료행위, 약제 등이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 부담이 상당했다.

최근 인사혁신처는 ‘특수요양급여비용’ 개정안을 마련해 이 같은 비용을 덜게 했다. 이번 개정으로 화상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그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소방공무원을 포함한 현장공무원에게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다만 상해를 입은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재해 기준에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인사처는 지난해 소방 활동 중 주취자의 폭행으로 인해 숨진 익산소방서 구급대원의 사망을 업무상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들은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공무원 업무의 위험성과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한 결정이라고 반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 현장공무원은 “더 보장 범위가 넓은 개인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며 ”업무특성상 위험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3호(2019년 3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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