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잔혹사, '표절 악순환' 왜 반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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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웹툰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는 2004년 유료 출판만화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서히 웹툰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6년 서비스개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웹툰을 공급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함께 국내 온라인시장에 ‘웹툰’ 개념을 확산시킨 네이버는 2012년 ‘야후’와 ‘파란’의 서비스종료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다.

국내 웹툰시장 성장의 한축을 담당한 네이버웹툰은 2017년 5월부터 네이버의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분사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같은 해 웹툰시장 점유율 54%와 월간 활성사용자 3500만명 규모로 성장한 네이버웹툰은 다음달 1일자로 인터넷서비스 계열사 엔스토어를 흡수합병해 한단계 높은 도약을 노릴 계획이다. 그러나 표절 논란과 연재중단 등 각종 리스크가 네이버웹툰의 발목을 잡았다.

◆연재중단, 피해는 독자의 몫

네이버웹툰의 연재중단이 회자된 이유는 최근 발생한 표절사건의 영향이 컸다. 지난 9일 만화 <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웹툰 <대가리>의 트레이싱 의혹을 제기했다. 트레이싱이란 투명한 종이를 밑에 두고 똑같이 베끼는 것. 웹툰업계에서는 ‘표절’의 의미로 사용된다.

웹툰 대가리(왼쪽)와 만화 짱의 싸움 장면. /사진=짱 온라인커뮤니티
웹툰 대가리(왼쪽)와 만화 짱의 싸움 장면. /사진=짱 온라인커뮤니티
지난 13일 <머니S>가 해당 의혹을 최초로 제기하자 네이버웹툰은 조사에 착수했고 이틀 만에 연재중단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2016년 연재됐던 <대가리>는 정종택 작가가 올린 두번의 사과문이 게재된 후 지난 15일 연재가 중단됐다.

네이버웹툰은 “원작을 그대로 따라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트레이싱은 아니지만 구도와 연출을 유사하게 표현했다”고 입장을 전하며 문제가 된 장면을 수정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머니S>에 “연재 중단에 대해 신중히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검토 끝에 해당 주차의 연재분을 마지막으로 연재 중단키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김성모 작가의 웹툰 <고교생활기록부>가 트레이싱 논란에 휘말렸다. 만화 <슬램덩크>를 트레이싱한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고교생활기록부>는 4화를 끝으로 연재중단됐다.

결국 네이버웹툰은 지난 15일 <대가리>의 연재중단을 결정하며 “해당 작품은 수년간 연재를 통해 적지 않은 국내외 독자층을 확보했지만 그와 별개로 원작자 동의없이 타 창작물 저작권을 침해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특정작품을 참고해 유사하게 그린 컷이 다수 있었다는 사실자체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형평성을 지켰지만 독자와의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고교생활기록부> 연재중단 당시 “모니터링과 검수를 강화하고 작가들과 사전조율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불과 7개월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슬램덩크를 트레이싱해 연재가 중단된 고교생활기록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슬램덩크를 트레이싱해 연재가 중단된 고교생활기록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국내 최대 웹툰플랫폼인 네이버웹툰에서 벌어진 트레이싱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9년 베스트도전을 거쳐 정식 연재를 시작한 유리아 작가의 <환>은 <강철삼국지>, <피아노의 숲>, <신 암행어사> 등을 트레이싱해 무기한 휴재에 돌입했다.

김선권 작가는 웹툰 <수사9단> 등에서 트레이싱 의혹을 받은 후 공식사과했고 노란구미 작가의 경우 <세 개의 시간> 완결 직후 동화, 사진 등을 대거 베낀 부분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네이버웹툰은 트레이싱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연재중단이나 잠정 휴재 결정을 내리고 재발방지 및 대안 마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뿐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특히 유료재화 ‘쿠키’를 통해 미리보기서비스를 이용했던 독자들은 웹툰 <대가리> 연재중단으로 심리적 피해를 맛봤다.

이에 대해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고교생활기록부의 경우 당시 미리보기 회차가 없어 별도의 보상이 없었다”며 “세부적 방식을 언급하기 어려우나 대가리 미리보기를 이용한 독자들에 대해 보상안을 준비중이다. 작가들에게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 중요성을 주지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약방문식 대처, 화 키웠다

웹툰 등 콘텐츠 표절에 대한 1차적 원인은 해당 작가에게 있다. 저작권의 개념이 모호하다보니 법령 사각지대를 노려 트레이싱 등 비도덕적 행위를 자행하는 것. 그러나 작가의 작품을 유통·공급하는 플랫폼에게도 책임이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작가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문제가 될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에 관대한 저작권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법상 저작권 침해는 영리 목적을 위한 상습침해를 제외하면 친고죄로 규정됐다. 고소를 해야만 사건이 성립되기 때문에 원작자에 대한 사과와 해명 등으로 유야무야 넘기기 마련이다.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초기 인터넷디지털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OSP에 다소 관대한 저작권 법이 시행됐다”며 “저작권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인터넷기업들이 사후약방문식의 대응방식에서 벗어나 작가 진입장벽을 높여 철저히 검증하는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네이버웹툰 표절 이슈를 논의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지혜 문체부 사무관은 “분기별로 플랫폼과 작가단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웹툰 공정상생협의체를 통해 관련 안건을 토의하겠다”고 말했다.

 

채성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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