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담배 없는 입국장 면세점 '그래도 유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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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사진=뉴스1 DB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스1 DB


우려와 달리 입찰률이 치열했다. 인천공항에 최초로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은 매장면적과 판매품목 제한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1차 사업자 입찰에 9개 업체가 뛰어들며 예상외의 흥행을 기록했다. 명품과 담배 판매가 제한돼 ‘기념품가게’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입국장 면세점의 메리트는 무엇일까. 입국장 면세점을 둘러싼 여러 전망을 짚어봤다.

◆임대료 부담↓… ‘장기적 실익’ 봤다

입국장 면세점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이 추진됐고 지난달 초 입찰이 진행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1일 입국장 면세점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게시 결과 총 9개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참여업체는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이다. 이번 입찰은 관세청이 중소·중견면세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해 롯데·신라 등 대기업 면세점은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9대2의 경쟁률을 보인 끝에 입국장 면세사업권의 복수사업자로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가 선정됐다. 이후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최종사업자 선정 논의를 진행한 끝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은 에스엠면세점이, 제2여객터미널(T2)은 엔타스듀티프리가 맞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입국장 면세점은 그 규모와 한계 탓에 흥행 전망이 어두웠다. 특히 공항면세점 인기품목인 명품 유치가 어렵다. 입국장 면세점은 100평 남짓의 협소한 면적에서 판매를 진행한다. 5000평 이상의 출국장 면세점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보통 명품브랜드들은 100평 이상의 매장면적을 사용하고 있어 입국장 면세점 입점에 전혀 관심을 보일 리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이번 입국장 면세점 판매품목에 담배가 제외돼 수익성 면에서도 기대치가 낮았다.

면세한도도 기존 600달러가 유지됐다. 이미 국내외 시내면세점과 출국장 면세점에서 면세한도를 채웠다면 굳이 세금을 감수하면서까지 한정된 면세품을 더 구입할 동기도 사라진다.

그럼에도 중소업체들의 뜨거운 입찰경쟁이 이어져 업계에서는 놀란 눈치다. 특히 듀프리코리아의 입찰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듀프리코리아는 세계 면세업계 1위 업체인 듀프리의 합자회사로 이번 사업권 입찰에 참여했고 선정이 유력했다. 대기업 입찰 제한이 있었지만 듀프리코리아는 국내에서 법적으로 중소·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자격에 문제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법의 허점을 노린 듀프리의 꼼수’라면서도 그만큼 입국장 면세점 입점의 가치가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후보지. /사진=뉴스1 DB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후보지. /사진=뉴스1 DB


여러 우려에도 입국장 면세점 입찰 흥행은 ‘그럼에도 메리트가 있다’는 업체들의 자체 분석이 밑바탕이 됐다. 일단 이번 입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참여업체의 임대료 부담을 크게 낮춘 점이다.

인천공항 측은 입국장 면세점에 최소보장금과 영업료 중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징수하는 기존 출국장 면세점의 비교징수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임대료를 매출액과 연동시키는 품목별 영업요율 징수방식으로 변경했다. 매출이 적으면 그만큼 임대료 부담도 낮아지는 셈이다. 또한 입찰 시 기준이 되는 최소 영업요율도 최대한 낮춰서 제시했다. 여러모로 입찰기업들의 경영규모를 감안해 부담을 낮춰주려 노력한 것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했던 한 중소면세업체 관계자는 “공항면세점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이 임대료”라면서 “임대료 부담만 적다면 사업운영 메리트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입국장 면세점의 경우 단기 고실적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확보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입지상 대기업인 롯데나 신라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들도 장기적으로 입국장 면세점 존재를 인식하면 여행 시 짐이 됐던 주류 등 몸집이 비교적 큰 품목들을 이곳에서 구입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도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몇년 후를 내다보고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여행사업과 입국장 면세점의 시너지도 계산했다.

에스엠면세점 측은 “품목 제한 탓에 단기성과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봤다”며 “해외관광객도 증가추세라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모기업 하나투어를 통해 다양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판매 제한, 풀릴까

장기적으로 담배 판매 제한이 풀릴 지도 관심사다. 입국장 면세점은 담배 등 제한품목이 설정돼 있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일부 중소업체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담배 판매 제한이 장기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봤다. 담배 판매 제한만 풀리면 초기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입국장 면세점이 현 정권에서 진행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정부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에서 담배를 찾는 고객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입국장 면세점 오픈 이후에도 담배 판매 제한은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 기존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여러가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9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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