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루비니 vs ‘이더리움 아버지 ’ 부테린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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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왼쪽)과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오른쪽). /사진=임한별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산업 전망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디코노미 2019’에서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과 가상화폐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가상화폐 본질적인 가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비탈릭 부테린은 19세 때 이더리움 생태계를 구상한 천재 개발자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지닌 인물로 2008년 미국의 경제 위기를 예측한 인물로 유명하다. 루비니 교수는 그간 가상화폐의 개념과 기술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쏟아낸 인물이다.

두사람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통해 한차례 설전을 벌였다. 루비니는 부테린을 향해 ‘스캠 범죄 집단의 괴수’라고 지칭했고 부테린은 “루비니가 경제 위기를 맞힌 것은 확률 게임에 불과했다”고 조롱했다.

당시 이들은 공정한 토론 환경이 마련되면 언제든 토론의 결판을 내기로 했고 이날 성사됐다.

/사진=임한별 기자

루비니 교수는 가상화폐의 근본적인 본질에 대해 “금융서비스도 아니고 비효율적이며 안정적이지도 않다. 마약 이외에는 어떤 것도 살 수 없는 사기적인 시스템이다”라며 “분산화가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분산화돼 있지도 않다. 조만간 거품이 꺼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부테린은 “불법적인 것은 물론 다른 것도 살 수 있다. 이를테면 해외 송금의 경우 기존의 문제를 가상화폐는 대체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경제활동을 할 때는 가상화폐가 유리하다. 또 가상화폐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고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고 맞섰다.

◆“법정화폐 될 수 없어” vs “그래도 가치 있어”

가상화폐의 익명성에 대한 논의도 오고 갔다. 루비니 교수는 “익명성은 범죄자들이나 필요한 것이다. 거래에 있어 범죄자들만 익명성을 선호한다. 이름을 밝힌다고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테린은 “가상화폐의 모든 것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라이버시는 굉장히 중요하다. 다만 가상화폐의 익명성은 사회의 자율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다”며 “익명성을 통해 정부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율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테린의 주장에 루비니 교수는 “정부가 규제하고 압력을 넣는 것엔 이유가 있다. 바로 가상화폐가 횡령·탈세·테러·인신매매 등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아마 비트코인이 완전히 익명이었다면 어떤 나라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며 “비트코인이 스위스 은행처럼 범죄의 도구가 돼선 안된다. 당신들이 이것을 좋아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질서를 위해 정부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둘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의 집중에 대해서도 격론을 벌였다. 루비니 교수는 부테린을 독재자, 가상화폐 시스템을 북한에 비유하며 “부의 불평등이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테린은 “북한의 지니계수는 0.95다. 미국은 0.8이고 비트코인은 0.88이다.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해서 루비니 교수는 “지난해 가상화폐가 98%의 가치를 잃어버렸고 많은 사람이 돈을 잃었다. 1년 만에 그렇게 된 것이다. 가상화폐는 절대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부테린은 “가상화폐의 가치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단기적으로는 가상화폐가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도 동의한다”며 “하지만 법정화폐를 대체하지 못한다고 해서 가상화폐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도 말했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 등락이 큰 것은 초기 자산의 현상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론 말미 사회자가 루비니 교수를 향해 “2030년에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보유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단호하게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보유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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