웁쓰양은 왜 '멍때리기'에 심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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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명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현대인들은 ‘손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시공간의 구애 없이 대화한다. 디지털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했지만 프로메테우스의 불과 같다. 인간은 많은 시간을 디지털 기기에 할애했고 점차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디지털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뇌는 본연의 기능을 잃고 있고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급기야 디지털 문명을 독소(毒素)로 규정했다. 디지털은 선일까 악일까. <머니S>는 디지털 문명의 현황과 부작용을 살피고 극복 방안을 찾아봤다.<편집자주>

[신인류 불치병 ‘디지털 치매’] ⑤·끝 웁쓰양의 ‘디톡스 세계관’


“카톡, 인터넷, 유튜브 등 한꺼번에 많은 디지털 플랫폼에 집중하다보니 디지털치매가 생기는 것 같아요. 디지털에 중독되면서 고통스러웠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멍때리기대회’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편안하고 단순한 ‘조용함’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기 시작했어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멍때리기대회가 아시아를 넘어 국제대회까지 커지며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할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 디지털 중독'이 세계적인 문제란 얘기다. 오버워크(Over Work·과로), 오버커넥트(Over Connect·과한 연결)의 늪에서 ‘단순한 한가지 일에 집중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대회는 현대인의 니즈를 관통하면서 ‘디지털 디톡스’의 대표주자가 됐다. 멍때리기대회를 처음 만든 웁쓰양컴퍼니의 대표 겸 예술가인 ‘웁쓰양’의 디톡스 세계관을 들여다봤다.

“회화 작업을 하던 2013년쯤 심한 슬럼프가 왔어요. 작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아무것도 못하게 됐고 자괴감마저 들었어요. 이왕 아무것도 안 할 바엔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결심했고 설렁설렁 지냈지만 불안했어요. 나만 멈춰 있고 다른 이들은 열심히 사니까요. 바쁘고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을 ‘멈춰 보자’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집단의 퍼포먼스를 구상하게 된 거죠.”

2014년 서울시청광장에서 제1회 멍때리기대회가 열렸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로 홍보했지만 50명이나 대회에 참가했고 여론의 관심은 뜻밖이었다. 멍때리기대회를 열어 현대인들이 정신적·육체적 휴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디지털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다보면 뇌가 휴식을 못해 제 기능이 저하되고 창조적인 활동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멍~때리기’를 디지털 중독의 치료법으로 제시했다.


웁쓰양컴퍼니의 대표 겸 예술가인 ‘웁쓰양’. /사진= 한아름 기자
/사진=이미지투데이

“처음부터 디지털 디톡스의 방법으로 멍때리기를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맥락은 같은 것 같아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단순한 일에 집중하고 즐거움을 찾자는 거니까요. 그동안 우리는 디지털 기기의 무분별한 자극에 노출되면서 인식하지 못한 피로감에 젖어 있었지만 멍때리기를 통해 무엇 때문에 사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비생산적인 일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녀는 디지털 디톡스의 대안으로 ‘쓸 데 없는 짓’을 제안했다. 발톱 멀리 깎기, 뽁뽁이(충격방지용 에어캡) 터트리기 등이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행동도 ‘집중’만 할 수 있다면 다른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의미 없다’하더라도 몰입하는 행동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요. 단순하고 비생산적인 것에 대해 기쁨을 느낄 때가 됐다는 거죠.”

그녀는 디지털 중독을 치료하고 무가치로 보였던 행동에서 오는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오는 21일 서울시와 함께 잠원한강공원에서 ‘2019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해 멍때리기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약 3000명이었습니다. 직장인, 취업준비생 및 어르신, 손자 등 가족 단위 출전도 많아졌죠. 멍때리기대회에 남녀노소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기적’을 경험하시길 바라요.”

☞ 본 기사는 <머니S> 제588호(2019년 4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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