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시와 음악'의 콜라보… 들어보실래요

People / 이광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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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작가. /사진=장우진 기자
이광호 작가. /사진=장우진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꿈꾸는 이들은 많다. 더 나아가 평소 즐기던 취미활동에 전문성을 접목해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이들도 꽤 있다. 문제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접하면 금세 싫증을 느끼고 고단함을 호소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광호 작가(29)도 시작은 비슷했다. 출판사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짜 맞춰진 조직 구조에 회의감을 느끼고 독립출판사를 설립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그는 작품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마음껏 표현했고 최근까지도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빠르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작가가 최근 선보인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라는 작품은 하나의 콘텐츠를 시집과 음원이라는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독자와의 교감을 더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노리플라이 등 유명 인디밴드와 함께 작업해 작품 완성도도 한층 높였다.

◆나만의 작품… 성취감으로 다가오다

이광호 작가는 2014년 처음 출판시장에 발을 들인 후 올해까지 5년간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6개의 작품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7번째 시집인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를 대중 앞에 내놨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은 시집, 상문집, 우화집 등이다. 대부분 작가 본인의 생각을 정리했거나 살면서 마주한 기쁨, 슬픔, 고독, 외로움 등을 이야기로 담아냈다. 이번 작품도 같은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명확하다.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위로가 되는, 아군과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는 자신의 시각보다 독자가 본인의 시각을 접하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작가는 “누군가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통분모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사람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저의 작품이 그들에게 하나의 잣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작가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 작가는 영상 프로덕션에서 작가로 일을 하다 2014년 출판사에 입사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의 방향에 맞는 글을 써야 했던 것에 한계를 느꼈다.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글이나 폰트, 이미지 모두 제한적이었던 탓에 회의감을 느꼈고 결국 독립 출판이라는 길을 찾았다.

지인으로부터 독립출판 제의도 받았다. 2015년부터 직접 기획하고 글을 쓰고 출판하고 유통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이 작가는 2017년 자신의 독립출판사인 <별빛들>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독자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이 작가만의 뚜렷한 색깔에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이 작가는 “첫 기획 단계부터 판매까지 직접 작업한 작품이 소비자가 구매하고 피드백까지 오니 신기하고 신선했다”며 “모든 과정을 원하는 대로 작업하면서 독자들의 반응도 좋아 이전에는 몰랐던 성취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시기 쿠폰 한장의 깨달음

그는 독자들에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내용을 전달하려 한다. 본인 스스로도 사랑의 넘치는 마인드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결정적 계기가 있다. 그는 독립출판사를 출범한 후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출판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초보 경영인에게 금전적 어려움은 이겨내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정수입이 없는 가운데 사업을 시작하면서 받은 대출금 상환, 관리비 등 고정비 지출에 더해 작품 제직비까지 감당해야만 했다. 체감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고난이자 역경이다.

그러다 전환의 시기가 찾아왔다. 하루는 국밥집에서 식사와 반주를 하며 여러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어떤 신사분이 이 작가의 국밥값을 계산해주고 쿠폰까지 남기고 갔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겪던 그에게 국밥 한그릇 값과 쿠폰 한장은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그날 받은 국밥집 쿠폰 한장을 보면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보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날 많은 것을 느끼고 뉘우친 것이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 시에 음악 입히다

독립출판사 설립 후 4번째 선보이는 작품인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 생활 5년 만에 처음으로 인디밴드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작업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여주기 차원이 아니라 작품의 내용을 독자들에게 여러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이자 혁신적 도전이라고 자평한다.

이번에 같이 작업한 아티스트는 인디밴드에서 인지도가 높은 노리플라이의 기타리스트 튠(정욱재)을 비롯해 유명 보컬리스트이자 이적 등 코러스로 잘 알려진 정현모, 인디계에서 유명한 옥상거지(이옥합, 최상언, 김거지), 피아니스트 김성윤 등이 참여했다.

이번 작품은 시집과 음원 출시로 나눠 선보였다. 먼저 지난달 25일 시집을 음악으로 재해석한 앨범을 먼저 출시했고 26일 시집을 발표했다. 앨범에는 3개의 트랙이 담겼으며 이 작가는 이 중 1곡에 보컬로 참여해 옥상거지와 함께 작업했다.

이 작가는 시와 음악적 표현의 차이를 은유적 표현과 직관적 표현의 차이로 해석했다. 하나의 작품을 시집과 음악이라는 두가지 장르로 선보인 취지에 제대로 부합한다.

이 작가는 “시를 음악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작사에 같이 참여하고 상의했는데 시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시가 정적이고 은유적 표현이 많다면 음악은 입에 붙는 가사로 대중이 들었을 때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큰돈을 벌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날을 위해 더 매진한다는 목표다.

이 작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너무 즐겁고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성취감이 커 존재하는 효용가치를 느낀다”며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다 보니 완벽히 자존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수익구조가 불안정해 누군가를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도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좋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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