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게임 사행성 논란, 업계차원 자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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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엽 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 교수(왼쪽)와 홍성관 한국IT직업전문학교 게임스쿨 교수가 포럼에 참석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 교수(왼쪽)와 홍성관 한국IT직업전문학교 게임스쿨 교수가 포럼에 참석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 사행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한 만큼 업계에서도 ‘확률형아이템 사행성 논란’ 등을 적극 대응해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확률형아이템은 도박일까

지난달 31일 ‘정보통신기술(ICT)를 통해 만난 도박의 현주소’ 포럼에서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 교수는 “게임내 확률은 제작의 필수적인 요소로 난수 발생이 필요한 대부분의 진행과정에서 발생한다”면서도 “확률형아이템은 외부요소임에도 게임 내 놀이요소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고 운을 뗐다.

게임을 통해 판매중인 상자형(캡슐형) 비즈니스모델(BM)의 경우 최고등급 아이템이 뽑힐 확률은 카지노 슬롯머신 잭팟(0.0003%)이나 로또 2등(0.0001%) 수준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확률형아이템은 도박일까.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과 부가가치세법 게임이용 약관 등에서 게임아이템은 기업 소유물로 규정돼 있다. 이런 규정 아래 유저의 아이템은 소유권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확률형아이템을 도박으로 규정할 수 없다. 사행행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어떤 행위를 사행성으로 보기 위해서는 베팅과 이로 인해 얻은 결과물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교수는 “성인의 경우 기대수익이나 수익비율에 의해 내적요인으로 사행성게임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은 부모의 감독과 학교 적응 등 외적 요인에 의한 유의 관계가 크기 때문에 확률형아이템 규제가 예방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와 연구팀은 세가지의 확률형아이템 개선안을 제시했다.

1안은 강화형 아이템의 청소년이용불가 및 상자형 최고 아이템의 최저 확률을 1% 이상으로 입법 규제하는 방식이다. 현행 게임산업 매출의 상당부분이 확률·강화형 아이템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전체 매출의 4~8%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상자형아이템 최저 확률 확인은 게임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니터링 범주를 벗어난다. 입법 과정 후 게임사 BM 변경시 또다른 입법이 필요하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2안의 경우 입법에 준하는 효과를 갖는 게임물관리위원회 규약을 개정하는 것이다. 강화형아이템 청소년 이용불가 조항은 유지하면서도 상자형의 경우 제공 비율 상한과 하한만 표시해 게임위 모니터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2안도 게임사 매출 4~8%가 감소할 수 있고 국내법을 통해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해외게임에 강제적 조항을 적용하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비난 여지가 생긴다.

마지막 3안은 현행 자율규제안을 최대한 준수하되 강화형아이템의 확률을 전면 공개하고 상자형의 경우 제공 비율의 상한과 하한을 표시하는 자율규제다. 다만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해외 기업을 제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해 국내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게임시장을 최대한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산업진흥 측면에서는 유리하나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확률형아이템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보호정책으로는 활용이 어렵다.

이 교수는 “앞서 연구팀이 제안한 방안을 업계 관계자들과 공청회를 거쳐 논의했지만 결국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한 자율규제기구의 출범으로 귀결됐다”며 “청소년 보호 방안에 대해 이렇다할 개선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기존 BM에서 사행성을 덜어낸다면 게임은 좋은 놀이문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규제 속 허점 걷어내야

홍성관 한국IT직업전문학교 게임스쿨 교수도 이날 포럼에서 사행성게임은 본질적인 ‘게임’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행성게임은 베팅이나 배당을 하거나 사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온·오프라인 게임물이다. 게임은 규칙을 정해 놓고 승부를 겨루거나 유희를 목적으로 하는 놀이,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한 오락이다.

홍 교수는 “오프라인에서 주를 이루던 사행산업이 온라인게임의 모습으로 확장돼 일반게임내 확률형 캐시아이템과 뽑기시스템이 과금과 수익원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며 “게임의 모양을 띤 사행성콘텐츠가 앱 형태로 변칙 등록되는 등 일반게임과 사행성게임의 경계가 무너진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일반게임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행을 유도하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마케팅’과 ‘유료 획률형아이템 불법·편법(확률 조작, 도박수준의 확률 설정, 확률의 부정확한 공개) 운영’이다.

사행성을 증명하려면 실제 0.0001%로 아이템이 뽑혔다는 데이터값이 필요하다. 그러나 게임사 등에서는 기업비밀을 이유로 외부에 제공을 일체 금하고 있다. 실제로 최고등급 아이템이 희박한 확률로 뽑혔다는 과학적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인터뷰 등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홍 교수는 “앞에 거론한 이유 외에 게임에 넣어서는 안 되는 확률과 결과 값을 공개하지 않는 문제도 논란인데 합법이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며 “게임은 모든 연령대에서 즐기는 핵심놀이 콘텐츠이기 때문에 사행성 문제는 심각히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율규제기구가 인증마크를 발급하는 취지는 좋은데 확률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결과값만 공개되지 않는 것이 과연 사행성을 막는 방법인지 궁금하다”며 “게임업계가 건강한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행성 문제를 일시적 시행착오로 보지 말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성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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