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걷는 '혁신금융 아이콘'

CEO In & Out /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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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임기를 마치는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의 연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출범 당시 ‘금융혁신 첨병’의 적임자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케이뱅크를 안정궤도에 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자본부족으로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연초 6000억원에 육박하는 증자 계획을 세우고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KT의 지분확대에 제동이 걸리며 유상증자는 답보상태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잇따른 유증 실패, 경영난 지속


최근 케이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412억원 규모의 전환주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했다. 유상증자 최종납입일은 12일이지만 ‘이달 말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몇차례 유증을 실패한 터라 더 많은 주주를 확보하기 위해 일정을 길게 잡은 것이다.

앞서 KT는 59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방안을 세웠다. 하지만 KT가 지하철광고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 받고 최근 검찰 고발까지 당하면서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된 케이뱅크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대출은 벌써 14번째 중단했고 자본금 부족으로 부실비율이 커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총자본비율은 12.48%로 3개월 만에 4.0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분기에는 24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188억원)보다 손실규모는 더 커졌다. 부실채권비율도 확대됐다. 6개 시중은행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0.49%인데 반해 케이뱅크는 0.80%로 두배나 높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0.18%)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자금 동아줄인 유상증자 전망이 어두운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주주는 우리은행(13.79%), KT(10.00%), NH투자증권(10.0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등이다. KT의 대주주 심사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존 투자자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자본을 더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은행법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의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늘리려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 자회사인 은행은 손자은행을 지배(공정거래법상 계열사 지분 30% 이상 보유)할 수 없어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을 사들이는 복잡한 절차가 추가된다. 전략적 투자자(SI)인 우리은행이 배당금을 받지 않으면서 이 같은 번거로움을 감내할 요인이 부족한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본확충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 주주사 영입을 주요 주주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추후 신규 주주사 영입 상황에 따라 새로 이사회를 열어 규모와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한만 가진 초대 은행장


케이뱅크의 악재에 심 행장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심 행장은 초대 인터넷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다. KT가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등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는 KT 출신들이 이사회 의장과 은행장 등 핵심자리를 꿰차고 있다.

KT 출신 심 행장은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케이뱅크는 이사회의 원활한 운영과 법령·내규에 요구하는 역할·책임을 적정하게 수행하기 위해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의장을 선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지만 심 행장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할 적임자’라는 이유로 겸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도 ICT기업이 인터넷은행의 최대주주에 올라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종 비리의혹에 휩싸인 KT가 케이뱅크에서 손을 떼고 주주 구성을 단순하게 구축하면 자본확충 등 경영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9월23일 임기를 마치는 심 행장의 후임 인선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르면 8월 초 임원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차기 행장 후보를 물색한다. 현재 은행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2년 연임이 가능하다.

심 행장도 자격이 되지만 케이뱅크의 경영쇄신을 위해 후임자를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그가 KT 임원시절 채용비리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면서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 검찰은 지난 4월 이석채 전 KT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심 행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과거 업무 경력 때문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이슈와 채용비리 문제로 심 행장의 임기 말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케이뱅크 출범 당시 “금융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그의 포부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쏠린다.

☞프로필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석사 ▲KT 대외전략실 대외전략담당 ▲KT 사업지원실 사업지원담당 ▲KT 시너지경영실장(상무)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전무) ▲케이뱅크 은행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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