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금리인하, ‘부익부 빈익빈’ 골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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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년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그동안 외국인 자금이탈 등의 우려로 금리동결을 유지해왔지만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번 경기부양책 효과로 기업의 비용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가계의 이자소득 감소도 불가피해 노후연금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은 오히려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시장은 호가가 오르는 등 벌써부터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혼돈이 예상된다. 한은이 올해 안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머니S>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 변화를 조명해봤다. <편집자주>

[3년 만의 금리인하, 후폭풍 온다-상] 또 내린다는데… 전망은?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한 박자가 빠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은 금리보다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가 더 중요하다. 일본 수출규제 등 직면한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금리인하 시기에 개인 고액자산가는 효율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새로운 재테크 전략을 다시 짜서 대응해야 한다. 반면 금융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일반인은 금융소득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 특히 노후연금에 의존하는 고령층은 주 수익원이 줄어들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진=뉴시스 김병문 기자
/사진=뉴시스 김병문 기자

◆금리보다 불확실성 해소 우선

7월18일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미국보다 한발 빨랐다. 이번 조치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지난해 5월 역전된 후 약 14개월 만에 100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인내할 수 있는 금리격차를 최대 100bp로 보고 있어 한은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공격적인지를 알 수 있다. 경기흐름이 좋지 않다는 의미를 반증한 것이다.

경기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부담이 낮아진다는 것과 상환부담이 덜해진다는 것이 금리정책의 배경이다. 결국 차환발행 시점이 도래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내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비용완화보다 국내외 불확실성 해소로 경기 반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인하로 수지가 개선돼 투자여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대기업의 경우 금리인하와 투자여력 간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경제 불확실성이 투자 증대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3년 만의 금리인하, ‘부익부 빈익빈’ 골 깊어지나

◆서민 삶의 무게 더할까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은 선작용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가계의 금융소득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온도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로 기업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최근 카카오뱅크 등 일부 은행이 고금리상품을 내놨지만 특판이라는 점에서 궁극적인 대안상품은 아니다.

반대로 대출금리는 매달 15일 공시되는 코픽스에 따라 움직여 시간차가 존재한다. 코픽스는 8개 은행의 정기예·적금, 상호·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수신금리를 잔액 비중에 따라 가중 평균한 후 산출해 상대적으로 인하 속도가 느리다. 가계소득이 빠르게 위축하는데 이자부담 완화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고액자산가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하는 게 좋다. 금리하락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금이나 달러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 미국 증시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해외주식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한 은행PB는 “여유자산이 있다면 중위험 상품에 30%, 부동산 등 사모펀드에 20%를 투자해 자산 절반은 대체투자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며 “채권·현금 등 안전자산에 40%를 투자하고 주식에는 10%를 투자하는 자산배분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투자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일반 서민들은 마땅한 재테크전략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적금이자보다 대출이자 감소폭이 더 작아 이자부담이 더 커진다. 특히 이자소득 중심으로 노후대비를 한 고령층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연금 등 이자소득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과 노후대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중장년층의 소비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며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수익률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기대감↑… 반등 이끌까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10월 중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런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져 경우에 따라 기준금리가 1%까지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지금까지 기준금리가 가장 낮았던 것은 1.25%로 2016년 6월이다.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10bp 초반까지 좁혀진 상태다. 장단기 스프레드의 축소는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데 이번 금리인하 이후 채권금리가 더 떨어지는 추세여서 당장의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성재 신한금융투자 신용분석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부진한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빠르게 반등 기미를 보이면 금리인하 효과 덕을 기대할 수 있지만 침체기간이 길어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다만 핵심인 반도체는 일본 수출규제 영향이 부담이지만 국내외 증권가에서 하반기 전망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밝혀 기대감은 다소 높아진 상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회복 전망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현물 시장에서도 상반기와는 다른 변화가 나타나 반도체 섹터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장우진 jwj17@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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