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달콤한 ‘사진맛집’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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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와생, 춘천 카페여행 새 지평 열다
캐주얼한 문화소비 공간, 또 가족의 감성공간


지난 29일 예와생을 찾은 어린이들이 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지난 29일 예와생을 찾은 어린이들이 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디테일이 강조되는 여행시대다. 인스타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인생샷’으로 도배된다. 맛, 분위기, 스타일 등 작은 것들의 매무새를 꼼꼼히 만져야 관심을 끈다. 이러한 강점을 고루 갖춘 여행지가 있다. 굳이 해외랍시고 ‘가깝고도 먼’ 곳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데이트코스의 명불허전 격인 춘천에 답이 있어서다.

춘천여행은 소확행의 ‘끝판왕’ 격이다. 준고속철인 ITX청춘과 경춘선 전철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서울서 자동차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접근성이 춘천여행의 장점이다. 뿐이랴. 소소하지만 눈 먼저 배부를 가성비 좋은 막국수와 닭갈비가 있다. 춘천에서 보다 확실한 행복은 은은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로 채워진다.

예와생의 2층 카페 내부 전경. /사진=박정웅 기자
예와생의 2층 카페 내부 전경. /사진=박정웅 기자
춘천시 동면 구봉산 순환대로에는 카페거리가 조성돼 있다. 카페 본연의 달달한 맛은 기본. 여기다 춘천을 한눈에 조망하는 멋이 있으니 국내는 물론 해외 ‘인싸’들이 줄을 이을 수밖에.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하는 카페 마다 셔터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시끌벅적한 것이 싫다면 순환대로를 내려가면 된다. 순환대로 아래쪽에 이름 기막힌 ‘예와생’이 있다. 이곳은 ‘사진맛집’을 지향한다. 사진에 맛집이랴, 소확행의 기운이 물씬하다. 야외 공연장에는 오드리 헵번이 수줍게 웃고 있다.

1층 프로젝터룸에서 촬영 중인 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1층 프로젝터룸에서 촬영 중인 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1층 스튜디오 세트 공간. /사진=박정웅 기자
1층 스튜디오 세트 공간. /사진=박정웅 기자
예와생은 이름 그대로 예술과 삶을 옮겨놓은 스튜디오 카페다. 예술, 특히 사진과 영상에 조예가 깊은 한 가족의 생애를 담은 공간이다. 아버지 이성재씨는 유명한 광고사진 작가로 활동했다. 시조시인인 어머니 정윤채씨는 바리스타를 맡고 있다. 아들 이종권(27)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7년 동안 사진과 영상 작업을 했다. 불문학 전공인 딸 이지혜씨는 디자인에 재능 있는 카페 매니저다. 온가족 넷이 똘똘 뭉쳐 지난해 11월 예와생을 차린 것.

전문 사진작가 앞이라고 쫄지 마시라. 예와생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스마트폰과 카메라 브랜드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 카페 안팎 어느 곳에서나 찍기만 하면 ‘인생샷’ 몇 장은 그냥 건진다. 야외 셀카코너 중 풍금이 있는 무대가 인상적이다. 옆에는 헵번이 웃고 있는 공연장 세트다. 너른 주차장 맞은 편에는 해바라기 오솔길이 이어진다.

코스모스가 핀 예와생의 야외 공간. 고양이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코스모스가 핀 예와생의 야외 공간. 고양이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카페 뒤로도 아기자기한 셀카 코너가 있다. 건물 1층에도 화이트룸과 프로젝터룸 등 셀카코너가 이어진다. 작가들만의 공간으로 치부된 사진작업실도 문을 활짝 열어놨다. 뿐이랴. 카페와 디저트 향이 은은한 2층은 카페 공간이면서 셀카코너다. 3층 역시 셀카코너다.

이종권씨에게 예와생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7년 동안 파리에서 스냅사진을 찍었다는 그는 돌아와선 길 위보다는 자신 만의 공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또한 제2의 사진 인생을 계획했다는 것. 이씨는 “사진작가 앞에서는 경직된다. 이를 풀어주려고 하는 것도 작가의 일”이라면서 “자연스럽게 포즈와 표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다시 말하면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캐주얼한 스튜디오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세트의 셀카공간을 확보한 이유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자투리 공간에도 셀카코너가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자투리 공간에도 셀카코너가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예와생은 여행객을 위한 삼각대와 블루투스 리모콘 대여 등 셀카 편의를 도모했다. 이씨는 또 “예술 범주의 사진을 액티비티 개념으로 접근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결과물 위주의 예술이면서도 놀면서 즐기는 체험 요소를 강조한 콘셉트”라고 덧붙였다. 전문가의 손길로 빈티지와 흑백 사진촬영, 프린팅을 즉석에서 해준다. 필요하다면 엽서 형태의 화보도 건질 수 있다.

그런 예와생을 이씨는 이렇게 정의했다. “예술과 인생이라는 이름의 사진카페입니다.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사진과 예술을 커피를 마시며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객들의 문화소비 공간이면서 가족의 감성공간이기도 합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벽면에는 사진과 책으로 엮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벽면에는 사진과 책으로 엮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너른 주차장을 품은 예와생. 오른쪽은 오드리 헵번의 공연장 세트다. /사진=박정웅 기자
너른 주차장을 품은 예와생. 오른쪽은 오드리 헵번의 공연장 세트다. /사진=박정웅 기자
2층으로 올라갈 차례다. 바리스타인 어머니가 내리는 커피 맛은 일품이다. 또 예와생블루라떼는 인상적이다. 예와생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와 화이트 초콜릿이 만나 색감과 맛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놓치는 게 있었다. 계단 중간 벽면에 설치작품 형태로 펼쳐진 여행 관련 책도 꼼꼼히 살펴보자. 방문 시 페이지는 바뀌겠지만 꽤 마음에 와 닿는 글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 또 있다. 너른 주차장에서 눈치 챘을 것이다. 이곳은 원래 춘천서 유명한 중식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헵번의 얼굴과 크림트의 작품을 건, 커피와 디저트를 내놓는 스튜디오 카페다. 예와생은 ‘사진맛집’의 기운을 타고 난 모양이다.
 

춘천(강원)=박정웅
춘천(강원)=박정웅 parkjo@mt.co.kr  | twitter facebook

자전거와 걷기여행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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